성적은 레젼드급이면서도 나이가 40을 바라보거나 훌쩍 넘었고, 그러면서도 현역에서 꾸준히 활약을 해주는 스타를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한다면... 현재 프로야구에 살아있는 전설은 이종범, 양준혁, 전준호, 구대성, 그리고 송진우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는 벅찬 감동을 안겨주죠. 특히 송진우는 늘 푸른 소나무처럼 꾸준한 몸관리로 한화팬을 넘어 전 야구팬들의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 송진우가 오늘 은퇴를 선언했다고 하네요. 아쉬움과 함께 그간의 활동에 박수를 보냅니다.

프로야구 코치들은 롱런할 수 있는 투수로 폼이 예쁘면서도 부드러운 선수를 꼽습니다. 그중에서도 늘 첫째 혹은 둘째 손가락에 언급되는 선수가 송진우죠. 송진우의 폼은 참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폼도 예쁘구요. 그래서 큰 부상없이 지금까지 버텨온겁니다. 폼이 딱딱한 선수, 이제는 남의 팀 선수라 뭐라 하기 그렇지만, 박명환같은 경우는 잔부상이 많을 수 밖에 없는 투구폼이구요. 왼손으로 따진다면, 류현진이 유연한 폼이긴 하지만 송진우만큼 이쁘진 않죠. 김광현은 다이내믹하긴 하지만 역시 송진우처럼 부드럽다고 볼 순 없구요. 결국 지금 내로라하는 왼손투수 중에서 송진우를 능가하는 폼은 찾기 힘듭니다. 중고등학교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교과서라 할 만 하죠.

이런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의 기록은 화려합니다. 1989년 데뷔 이후 통산 210승 153패 103세이브, 방어율 3.51, 3003이닝, 64완투, 2048 탈삼진을 기록했는데요.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깨지겠지만, 210승은 10승씩 21년을 꾸준히 올려야 가능한 언터쳐블급입니다. 그리고 3000이닝도 1년에 200이닝만 던져도 혹사라고 하는데, 노예급 피칭 200이닝을 15년을 해야 근접할 수 있는 수준이죠. 그야말로 전설 그 자체입니다.

아쉬운건 이런 레젼드가 우승의 기억이 그리 많지 않다는겁니다. 99년인가요? 한화가 우승했을 때 마지막 투구를 송진우가 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요. 한화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송진우와 구대성을 보유하고도 우승숫자가 많지 않은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한화팬들은 아마 송진우의 은퇴선언이 참 허탈할텐데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우모도 세번의 두산 우승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게 95년인데요. 그 이유가 레젼드 박철순의 눈물겨운 투혼이 함께 했기에 그렇습니다. 올해 한화가 꼴찌를 달리고 있어서 은퇴선언이 또 남다르겠죠. 다행히 한화는 오늘 SK에게 12회말 연장전에서 승리했네요. 송진우의 은퇴를 계기로 독수리들이 대오각성하는 모습 보여줬으면 합니다. 

송진우는 앞으로 은퇴 기자회견과 은퇴식 이후 해외연수를 간다고 하니, 이젠 지도자로 그라운드에 컴백하겠네요. 모쪼록 코치로도 훌륭한 모습 보여주길 기원합니다.

덧글...
송진우 은퇴식도 중요하지만 우리 장쌤 장원진의 은퇴식은 정녕 안하는건가요...? 이러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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