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작가들도 비슷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매 작품마다 비슷한 주제의식을 드러냅니다. 인간에 대한 고민이 그것인데, 마치 해부학자로서 인간의 습성을 파헤치죠. 그리고 인간을 만물의 영장의 반열에 놓는 지금까지의 타성을 비판합니다.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이며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걸 강조하죠. 심지어 그의 소설에선 종교조차 해부의 대상이 되구요.

그런 베르베르의 필력이 '인간'이라는 작품에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지구가 멸망한 이후 남은 두 남녀를 외계인이 애완동물 관찰하듯 지켜본다는 설정인데요. 인류 역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졌던 동물실험을 은연중에 풍자하죠. 여주인공의 직업이 사자조련사라는 점도 그렇구요. 사실 인간이 만물의 지배자로 올라온 것도 유구한 지구의 역사에 비하면 잠깐에 불과합니다.

이 작품이 연극으로 상연된게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한번 올려진다면 꼭 보고싶네요. 한국적인 감각으로 채색이 된다면 더욱 좋겠구요. 2인극으로 구성되기에 딱 좋은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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