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첫 3연전에서 거둔 수확 네가지. 첫째 거포 김재환의 발견, 둘째 니퍼트의 에이스 등극, 세째 이종욱의 컨디션 회복, 네째 김지토의 부활 등입니다. 의심할 수 없이 두산은 강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팩트들인데요. 개인적으로 김재환이 드디어 껍질을 깨고 나왔다는게 참 고맙습니다. 이제 상대투수들은 두산전에서 김현수만큼 조심해야 할 왼손거포가 하나 더 늘었구요. 잠실구장은 재환돌을 보러오는 여성팬들로 물결을 칠겁니다. 이참에 재환이 유니폼 하나 구입해야 되나요? 재환이가 지갑을 열게 만드는군요.

1차전 : 4-4 무 롯데-두산 4시간 16분 혈투, 결국 4대4 무승부
2차전 : 10-2 승 '니퍼트 3승투+18안타' 두산, 10-2로 롯데 대파
3차전 : 7-6 승 두산, 롯데에 재역전…원정 2연승

사실 김재환은 초기에 주어진 기회를 못살렸더랬죠. 계속 땅볼만 날렸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안했습니다. 스윙매커니즘이 참 이뻤거든요. 김재현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빠르고 간결한 스윙은 시원시원했구요. KBO에서 찾기 힘든 파워풀한 어퍼스윙은 분명 거포의 탄생을 알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안타 하나만 나오면 봇물터지듯 뽑아내리라 믿었죠. 그런 기대에 부응해준 김재환, 대견합니다. 사직구장에서 첫 홈런도 쳤고 알토란같은 타점도 기록했구요. 이제 경험만 차곡차곡 쌓아나가면 기계, 두목곰과 함께 KBO 최고의 클린업트리오를 이룰 수 있을겁니다.

니퍼트는 우승청부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벌써 3연승째구요. 홍성흔이 키큰 오승환이라 표현했듯이, 볼끝이 워낙 살아있어 맞추기 쉽지 않은 스타일이죠. 하지만 구위보다 더 맘에 드는건 야구를 대하는 그의 자세입니다. 겸손하게 한국야구를 배워나가는 모습이 듬직하구요. 위기에 닥쳐도 흥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참~ 착한 투수입니다. 한마디로 리오스의 재림이죠. 그런 마인드를 만약 시장에서 판다면 달세는 집을 팔아서라도 가져와야 할겁니다.

마지막으로 이종욱과 지토가 돌아왔다는게 두산에 큰 힘이 되어줬네요. 그간 이종욱은 컨디션이 안좋았는데, 사직경기를 계기로 허슬심장의 모습을 찾았구요. 지토도 오랜 부상공백에서 복귀해 승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폭포수 커브는 리그 정상급인데다 경험도 풍부해 위기시에 두산을 구해줄 적임자죠. 덕분에 KILL라인의 불펜진은 좀 여유를 찾을 수 있을겁니다.

경기는 모두 재밌었습니다. 홍성흔의 다이빙 캐치도 멋있었고, 전준우의 홈송구도 환상적이었죠. 다만 김현수에게 던졌다는 돌멩이는 옥의 티였습니다. 이 돌때문에 경기가 지연되었다고 하던데... 만약 사실이라면 이건 살인미수에 해당되는 중범죄죠. KBO의 강력한 제재조치가 있어야 할텐데 그냥 유야무야되는 분위기입니다. 누구 하나 다쳐야 정신차리려나... 에휴...

덧글 1...
대구 원정 첫 선발은 랜디민익입니다. 달세 차례였는데 달감독님이 무언가 메시지를 주는 것 같네요. 제대로 랜디민익이 될 찬스입니다.

댓글 2...
해설위원 김용희는 어떻게 짜를 수 없나요? 편파해설도 문제지만, 어눌한 말투에 해설이라곤 없이 그냥 보는대로 감탄만하는 멘트는 너무나 저렴합니다.


(중간에 야구 보면서 포스팅을 쓰고 있었는데, 완전히 지우고 다시 쓰기 시작합니다.)
 
이건 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극한의 감동의 쓰나미가 심장을 사정없이 휘몰아치는군요. 11회말 타신의 동점 2루타와 반장곰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는 순간, 심장 박동수는 저멀리 안드로메다를 향해 치닫고, 억누른 목소리는 터져나오고, 이제 정말 한이 서린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현장에 계신 분들 너무 부럽습니다. 이런 대첩을 직접 관람하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 그것도 포스트시즌에서의 대첩이라 격을 달리 하거든요. 어떻게든 표를 구해보는거였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오늘 0-4에서 6-4로 역전 그리고 6-6으로 동점, 연장전 돌입한 후 6-8로 재역전 당했을 때도, 왠지 질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죠. 설사 지더라도 다시 4, 5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한국시리즈 티켓은 우리가 따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구요. 그리고 이어진 11회말에서 믿음이 현실로 둔갑하는 장면을 우리는 목격했습니다. 그것도 가장 극적인 시나리오로 말이죠.

관련기사 보기
'손시헌 끝내기' 두산, 대역전드라마...KS진출 눈앞
대역전극 두산, 끝나지 않은 '미러클'
김경문 감독 "내일도 이 분위기 이어가겠다"
'3안타' 두산 오재원, 공수 원맨쇼 작렬
'흐름 차단' 임태훈, 구원이란 이런 것
'극적 동점타' 임재철 "비슷한 공이면 치겠다고 생각"
'끝내기 안타' 손시헌 "기회 한번 더 올 거라 생각"
'4번 본색' 김동주의 미친 존재감 시즌2
'신형 엔진' 정수빈, 초반 주도 위력 발휘

야구의 매력은 가장 숫자에 근접한 스포츠이면서도 숫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늘 묵직하게 존재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곧잘 인생과도 비교합니다만, 사실 11회초에 2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을 때, 이걸 역전시킬 수 있는 3점을 낼 수 있는 확률은 제로에 수렴하죠. 단 세명의 타자만 잡으면 되는데, 투수의 방어율을 보나, 연속안타가 나올 수 있는 확률을 보나 그렇죠. 하지만 야구공은 둥글고 배트도 둥글기 때문에 그 순간에 공이 어디로 굴러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구라선생이 '야구 몰라요~', 요기 베라는 '경기가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라는 명언을 남기신거겠지요.

선두타자 이종욱이 안타로 출루하는 순간 역전할 수 있다는 느낌... 저만 가졌을까요? 아마 두산팬 뿐만 아니라 삼성팬, 선감독, 마운드에 정인욱투수까지 느꼈을겁니다. 공 하나로 1년 농사의 결과가 왔다갔다 하는 그 무게를 정인욱이라는 신인급 투수가 견디기는 힘들었을테죠. 백전노장인 박진만도 수비의 달인 손시헌도 에러를 하는 자리인걸요. 결국 정인욱은 두목곰과 고젯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타신에게 동점 2루타를 맞았습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두목곰은 그렇다해도 고젯을 볼넷으로 내준게 참 뼈아팠네요. 포스트시즌에서 이름값 못하는 그를 감안한다면 맞더라도 무조건 승부했어야 하는데... 만루가 되는 순간 이미 경기는 끝내기 수순으로 접어든 셈이었습니다. 사색이 된 정인욱의 낯빛만 봐도 알 수 있었네요. 그 끝내기의 주인공이 반장곰인건, 참 하늘이 드라마를 써도 이렇게 잘 써주셨나 싶습니다. 반장곰이 앞서 9회 끝내기 찬스를 날려버린 죄를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거니까요. 그리고 그 기회를 반장곰은 놓치지 않고, 팬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했습니다.   
오늘 결승타를 날린 손시헌, 누가 뭐래도 두산의 자존심인 김동주, 투혼의 야구를 보여준 임태훈, 동점타를 날린 임재철, 6타수 3안타의 미친 존재감을 보여준 오재원, 든든한 허리를 지켜준 왈론드, 허슬플레이의 원조 이종욱, 두산의 신형 엔진 정수빈, 좋은 구질을 보여준 이현승, 홈런 맞아도 늘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정재훈,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 탄탄한 수비를 보여준 이원석... 정말 잘해줬구요. 그리고 개점휴업 중인 김현수, 서서히 컨디션 찾고 있는 고영민, 미래의 희망 성영훈, 한국시리즈에선 선발로 내보냈음 하는 김성배, 좌완 김창훈, 대주자로 잠깐 나온 용덕한, 아직 타격감 조율 중인 이성열, 오늘 모처럼 타석에 섰지만 불발에 그쳤던 김재호, 대주자로 나왔던 민병헌... 모두 자랑스럽습니다.(혹시 빼놓은 선수 없나요?)

성급하긴 하지만 누가 이번 가을야구를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미러클 두산의 어게인 베이징 버젼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가을야구가 무르익을수록 말할 수 없는 야망이 점점 탐스럽게 영글어만 갑니다. 너무 두레발치면 안되겠죠...? 제발... 이번 가을만은...

덧글 1...
제가 원하는 야구는 이렇게 용찬이가 빠지면 태훈이가 막아주고, 현수가 낙담해 주저앉으면 종욱이가 일으켜 세워주는 야구입니다. 특히 팀에 악재가 닥쳤을 때, 오히려 더 똘똘 뭉쳐서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야구, 이제야 비로소 두산다운 야구를 하는 것 같아 흐믓하네요. 이제 두산은 힘도 없지만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

덧글 2...
뭘 중계해도 sbs는 찌질합니다만, sbs 라디오 중계한 정동진 해설은 참... 명경기에 티만 남겼네요. 해설이란게 말 그대로 해설이어야 되는데, 게다가 지금 야구팬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데, 마냥 되도 않는 소리만 해대고 있으니... 잠깐 외출하면서 들었는데 임팩트 강한 헛웃음 여러번 했습니다. 해설할 사람이 그렇게 없나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의 우세를 예상했던 우모를 무색케하는 반전 드라마가 쓰여지고 있습니다. 잠실에서 2연패 후 사직에서 다시 2연승을 거둬 시리즈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네요. 이제 잠실벌에서의 마지막 혈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만약 이길 경우 2패후 3연승이라는 미러클 두산의 기적을 또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오늘 경기는 저녁약속으로 하이라이트만 보고 짧게 남깁니다. 우선 오재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네요. 4회말에 보여준 오똘의 수비는 정말 소름을 돋게 하더군요. 감히 올 시즌 최고의 수비였다고 말할 수 있을겁니다. 아름답고 다이내믹한 수비동작도 그렇지만, 그 수비 덕분에 경기의 흐름을 지켜나갈 수 있었거든요. 1, 2차전의 허술한 수비로 화난 우모를 달래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정수빈의 홈런도 눈물나게 대견스러웠습니다. 폼이 예쁘고 스윙인 빠르고 간결해 분명 포스트 이종욱으로 손색이 없구요. 부담이 많았을 임태훈과 정재훈의 호투도 너무 고마웠습니다. 또 용덕한의 멋진 수비와 멀티 안타 최고였구요. 이종욱의 허슬플레이... 늘 감사합니다.

관련기사 보기
두산-롯데 승부원점으로
두산 아기곰 정수빈, 대포로 공격 물꼬 
두산 오재원 팀 구한 결정적인 호수비
 
롯데는 황재균의 유격수 수비가 의외로 불안하더군요. 3루에선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데, 유격수에서는 스텝이 딱딱해 보였습니다. 특히 3유간의 깊숙한 땅볼은 잡더라도 1루로 던지는 송구동작이 느리고 부정확해서 내야안타 만들기 어렵지 않아 보이네요. 손캡틴의 간결한 송구동작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두산은 이 점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을 듯 하네요.

걱정스러운건 투수진과 야수진의 소모가 심해 플레이오프에 오른다해도 삼성의 무지막지한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겁니다. 특히 선발투수는 김선우와 홍상삼을 제외하곤 선발 중간으로 모두 활용해 이제 어떻게 짜야할지도 모르게 되었네요. 그래도 우리 선수들 투혼을 발휘해서 미러클 두산의 면모를 과시해주기 바라구요. 화요일 경기에서도 꼭 승리해 우모의 예상을 깨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야구는 참 모르는겁니다. 고전하리라 봤던 삼성-SK와의 8주차 경기는 의외로 잘해줬는데요. 4승이나 거뒀으니... 대신 하위팀 한화-LG를 만난 9주차엔 맘엔 안드는 경기를 했습니다. 단지 2승만을 추가했네요. 강팀엔 강하고 약팀엔 약한 과거 두산의 전철을 밟나요? 하지만 외형적으로 당한 3패보다 히메네스, 김동주의 부상과 김현수의 부진이 더 우울하게 하네요. 그래도 막판 2경기를 이겨서 그런지 왠지 잘했다는 느낌도 드는건... 뭐지...? 음... 이런게 조삼모사..?

우선 지난 SK와의 세번째 경기에서 히메네스를 중간계투를 기용했던 것.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네요. 결과론으로 팬들이 많이 비판하는거 같긴 한데요. 우모가 볼땐 악수이긴 했지만 무리수는 아니었던 것 같네요. 그간 고창성, 정재훈 등의 승리계투진이 많이 소모되었던 상황, 올해 무조건 우승에 올인한다는 점, SK와의 원정 3연전 스윕의 의미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이 경기 이후 4연패를 당했다는게 아쉽긴 하지만요. 달감독이 선수단미팅에서 자신의 책임이라고 얘기했다고 하는데... 달감독이 매번 무리수를 두는 감독도 아니고, 장기레이스를 펼치다보면 한두번은 변칙적인 운용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한화는 분명 달라지고 있더군요. 별명이와 꽃을 열도에 내주고도 최진행, 김태완으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다시 구축한거 보면 한대화감독의 리더십은 분명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리더십이 능력으로 평가받으려면 성적이 4강권에는 들어야겠지만, 1년차에 너무 많은걸 바라는건 그닥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구요. 일단 선수단 장악하고 새롭게 다진 모습은 해결사답네요. LG도 작년보다 좀더 짜임새있어졌구요. 박종훈감독을 영입한 이유가 두산의 화수분야구를 LG에 심고자하는 것이었다면 일단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오지환, 이형종, 박병호, 작은 이병규, 김태군 등의 젊은 피가 기존 멤버에 긴장감을 불러일으켰거든요. 특히 오지환은 정말 탐나는 물건이네요. 수비에서 돌글러브질을 가끔 합니다만, 타격의 파워는 잘만 키우면 대형유격수 하나 나올 것 같습니다.오히려 두산의 진야곱, 이원재, 서동환, 박민석 등이 생각보다 성장속도가 더 느린데요. 화수분야구의 명성에 걸맞게 성장촉진제라도 놔야될거 같습니다.

그래도 두산의 허슬야구를 희망적으로 볼 수 있는건 우선 종박이 살아났다는 점입니다. 요새 심심챦게 멀티안타와 도루를 추가하기 시작했죠. 두산의 전형적인 득점공식이 종박 안타-오똘 안타/종박 3루까지/이틈에 오똘도 2루까지-클린업의 싹쓸이 인데요. 그간 종박이 부상으로 조금 컨디션이 난조였는데 이제 대한민국 리드오프의 명성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리고 고젯이 다음주에 복귀한다는군요. 변태적인 능력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 다시 보여주기 바랍니다. 그나저나 고젯이 돌아오면 ㅋㅋ는 또 자리를 뺏기는군요. 안타까워라...

투수진은 왈선생이 생명연장의 꿈을 꾸역꾸역 이어가고 있습니다. 2경기 잘했다고 뭐라고 하긴 그렇지만, 일단은 옆쥐와의 대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퇴출이야기를 쑥집어넣게한건 사실이네요. 달감독이 일단 한경기는 지켜보겠다... 한경기는 더 지켜보겠다.... 하면서 압박한게 효험을 발휘한게 아닌가 싶구요. 반면 용찬이의 구위가 좀 걱정스럽습니다. 안타도 맞고 홈런도 맞더니 결국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죠. 남자답게 우직한 직구만 승부하다보니 읽힌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일시적인 현상이라 보고 싶습니다.

9주차 Weekly report... 
. 성적 : 한화 홈(- X X), LG홈(X ○ ○)
. 투수 : 정재훈, 고창성 각 1승
. 타자 : 김현수, 손시헌 각 1홈런
. 관중 : 평균관중 17,737 총관중 425,686(한화 - 10,154/13,229, LG - 27,000/27,000/17,449)
. 순위 : 2위(26승 1무 17패)

다 이긴 경기를 놓쳤습니다. 막판에 두개의 수비가 두산을 천당과 지옥으로 돌게 했습니다. 우선 첫번째 나온 이종욱의 다이빙캐치는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죠. 빠르게 날아간 타구는 누가 봐도 중전안타였는데요. 그걸 기적적으로 잡고 2루에 던져 더블플레이를 잡아낸 장면은 3차전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 제패까지 넘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10회초 나온 정수빈의 수비는 플레이오프의 향방을 오리무중으로 끌고 가버렸네요. 정수빈을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정수빈은 정말 잘 싸워줬구요. 다만 그 상황에서 공이 라이트에 들어가 순간 놓쳤을 뿐입니다. 비록 시리즈의 분위기가 안좋은 쪽으로 흘러갈지언정 우리 정수빈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3차전을 만약 이겼다면 목요일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기아와 붙었을텐데, 일단 4차전에서 끝내기를 바래야겠네요. 개인적으로도 타격이 크네요. 토요일은 야구에 전념하고 일요일은 아기곰과 놀려고 했는데... 흠... 일단 뭐... 빡빡한 일요일을 보낼 것 같습니다.

닥치고 V4!


댐에 물이 넘치기 직전의 상황.
댐이 버티느냐 물이 넘치느냐의 팽팽한 긴장이 넘치는 순간,
댐에 자그마한 균열이 생깁니다. 
결국 물이 댐을 넘기 전에, 댐은 스스로 터지고 맙니다.
그리고는 와르르 무너집니다.

SK와 두산의 2차전은 7회까지 한치의 양보도 없는 투수전이었습니다. 세데뇨는 5이닝 무실점, 카도쿠라는 6.1이닝 1실점으로 선발 역할을 100% 해냈구요. 임태훈도 박정권에게 또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완벽하게 틀어막았죠. 윤길현 역시 삼진 2개 포함 범타로 1이닝을 무실점 호투했습니다.

이렇게 7회까지 1:1로 맞선 순간 8회초에서 두산이 2사 후 정수빈이 출루하면서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끌어가죠. 정수빈은 이종욱 타석 초구에 도루를 성공시키고, 정우람의 폭투때 3루까지 내달립니다. 이때 김성근 감독의 표정을 보니 고개를 저으며 이맛살을 찌푸리더군요. 그리고는 중견수와 우익수를 김강민과 조동화로 교체합니다. 김성근 감독의 특징이기도 한데 불리한 상황이거나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때 야수를 바꾸죠. 하지만 이종욱은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가르는 2루타를 뽑아 냅니다. 그 수비 좋은 조동화도 어쩔 수 없더군요. 정말 통쾌한 순간이었네요. 김성근 감독의 승부수 쪽으로 보란 듯이 카운터 펀치를 날렸으니까요. 그리고는 게임이 끝난겁니다. 이후 고영민의 투런홈런은 확인사살에 불과했구요.

인천상륙작전은 1차전 진지 구축에 성공한데 이어 2차전 승리로 상륙 개시를 감행한 셈입니다. 이제 남은건 잠실에서 인천상륙작전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만 남았네요. 플레이오프 전에 3승 1패로 올라갈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이제는 3연승으로 호랑이 잡으러 가야겠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방심하면 안되죠. 상대는 우리가 2연승하고도 4연패로 뒤집혔던 SK입니다.

1. 세데뇨
어제 포스팅에서 산업연수생 데뇨가 왠지 일을 낼 것 같다고 했었죠. 과거 리오스 출전 경기의 김을 빼기 위해 김광현을 출전시켰던 야신... 데뇨는 중간계투로 쓰기에 부족해 차라리 선발로 올린다는 달감독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모르긴해도 자존심 무지 상했을겁니다. 그런 경기에 졌으니... 게다가 달감독의 말도 거슬리지만, 본인이 직접 2, 3, 5차전을 잡겠다고 했었거든요. 어쨌든 두산 산업연수생 데뇨는 기술을 잘 배워 성과도 올리고 칭찬도 받았네요. 사장님의 평가는 어떨까요? 내년에도 남으라고 할까요..? ㅋㅋ

2. 이종욱
오늘 경기에서 가장 기쁜건 허슬심장 종박이 살아났다는 겁니다. 종박은 자타가 공인하는 허슬야구의 상징인데요. 그간 1번타자의 몫을 제대로 못해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런 종박이 결승 2루타를 날려주니 기쁨 두배네요. 게다가 1회에 보여준 화려한 주루플레이는 한국시리즈에 큰 기대를 갖게 합니다. 당연히 2차전의 Daily MVP는 종박이었구요. 종박과 고젯이 앞뒤에서 발야구를 보여주면 양키스도 막지 못합니다.

3. 고영민
고젯! 감기에 걸렸다고 하더니 정말 걸리기는 한겁니까? 그 컨디션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을 날리다니요. 이럴꺼면 시즌 초반에도 감기에 한번 걸리게 해줄걸 그랬나요? 하하 역시 대단한 변태 고슨생이십니다. 달감독이 역할을 해줄 선수로 지목할 때만 해도 의례적인 코멘트겠거니 했는데, 나름 역할을 해주니 고맙네요. 수비도 탄탄하고, 야구 센스도 있고, 발도 빠르고, 펀치력까지 갖고 있으니 부러울게 없습니다. 고젯천하

4. 임태훈
애교의 볼은 참 좋습니다. 직구도 묵직하고 낮게 깔리죠. 배짱도 두둑하고 경험도 쌓여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볼을 던질 수 있는 몇 안되는 선수 중에 한명입니다. 하지만 박정권에게 이틀 연속 맞은거 보면 야구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는 스포츠인가 봅니다. 물론 박정권이 거포란걸 부정하는건 아니구요. 잘 던지고 잘쳤습니다. 애교가 대견한건 홈런 맞고도 후속타자를 잘 잡았다는 점이네요.

5. 이용찬
2차전에서는 마무리에 실패했습니다. 한점차였던 1차전에서는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는데요. 정작 세점차였던 2차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잡더니, 볼넷, 안타 연속 내주고 내려갔네요. 좀더 기다려줄 알았던 달감독도 매정할 때가 있군요. 하지만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순간에 선수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 것이고,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마운드에는 이용찬이 서 있으리라 믿습니다.

6. 고창성
대신 곱창이 게임을 매조지했네요. 1, 2루 상황에서 땅볼 2개로 가볍게 잡아냈습니다. 곱창이 플레이오프에서부터 공이 살아나기 시작했기에 올라오는 순간 승리를 확신했네요. 표정도 흔들리지 않는 포커페이스여서 긴장하는 기색이 없었구요. 곱창의 시크한 무표정... 은근 매력입니다.


3년 연속 50 도루 성공한 이대형에게 전준호가 축하인사로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이종욱은 이대형을 넘을 수 없다...' 이유는 4S 능력 외 컴백 능력에 대해 이대형이 국내 최고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기사를 보는 순간 이종욱이 이대형을 넘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엄연히 가는 길이 다른 선수라서요. 정확하게 표현하면 도루에 대해서는 이대형을 넘기 힘들지 모르지만, 굳이 이종욱 정도라면 도루에만 연연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종욱은 더 큰 야구를 해야 할 선수라고 봅니다.

현재 기준으로 이종욱은 이용규와 함께 대한민국 1번타자 후보입니다. 1번타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면... 우선 선구안이 좋아야 하구요. 더불어 컨택 능력, 빠른 발, 센스 등을 갖춰야 하는데요. 이종욱은 골고루 다 갖췄습니다. 컨택능력이 이용규에게 조금 뒤질지는 모르지만, 나머지는 이용규에 뒤질 항목은 없다고 보구요. 올해 성적은 턱부상의 후유증으로 평가하기엔 좀 거시기 하죠. 하여간 수비까지 합하면 이종욱은 국내 최고선수임에 분명합니다. (이런 선수 비교에 관한 글들은 대개 팬심이 잔뜩 묻어서리 그닥 객관성이 담보되진 않지만...)

어쨌든 이종욱은 정교한 타격에 장타율, 한방 능력까지 갖춘 1번타자구요. 이대형은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만드는데 소질이 있는 선수입니다. 두 선수 모두 현재의 스탯에서 장단점을 잘 보완해서 좋은 선수로 성장했음 하네요. 다만, 이대형을 이종욱에 비교하는건 이종욱의 팬으로서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올시즌 유난히 LG에게 약합니다. 기억이 맞다면 거의 10년만에 처음으로 LG에게 전적이 밀린 해가 올해입니다. 그간 두산에게 LG는 한의원, 보약 등으로 통했는데요. 올해는 두산이 LG의 보약 신세가 되었습니다. 올시즌 전 구단 상대로 앞서는데, 유독 히어로즈와 LG에게만 상대전적이 밀리네요. 이유는 뭐... 알 수 없죠. 그런거 알면 스포츠가 재미가 없을겁니다. 아무도 예측을 못하기에 짜릿한 스릴이 있는거 아닐까요? 하여간 LG에 밀리는 기분은 그닥 유쾌하지 않습니다. 마치 예전 방콕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에서 태국에게 불의의 일격으로 1:0으로 졌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네요. 기분이 나쁘다기보다는 황당한... 그 무엇...

이번 주중 3연전에서도 2연패를 이미 당한 후 3번째 게임이었는데요. 스윕의 불길한 예감은 이미 짙게 깔렸었지만, 이럴 때일수록 가까이에서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에 잠실로 갔습니다. 마침 여의도에서 세미나가 있어 롯데팬 선배와 같이 야구장에 갔네요. 롯데 경기도 아닌데 같이 가줘서 참 고마웠습니다. 나중에 롯데가 히어로즈랑 할 때 같이 응원갈까 하네요.

경기는 시원하게 이겼습니다. 하지만 그건 겉으로 드러난 스코어일 뿐... 참으로 어려운 경기했습니다. 확실히 올해 LG만 만나면 말리네요. 빚맞은건 안타로 이어지고, 신인 투수에게 초반 끌려다니기까지 하고, 뭔가 밸런싱이 무너져 보이더군요. 고영민이 에러했을 때는 지는 줄 알았습니다. 어딘가 쫓기는 듯한 선수들의 동작 좋지 않네요. 지고 있던 경기 겨우 역전시켜 놨는데, 쉽게 동점을 내주는 시소게임이었구요. 고창성도 연타 맞고, 임태훈도 동점타를 맞는 등 KILL라인이 힘겨웠던 하루였네요. 그래도 후반 막판 잡은 찬스에서 대량득점에 성공해 이기긴 했구요. 공격에서는 이종욱이 3안타를 때렸고, 김현수는 2루타 2개, 3루타 1개로 기계의 위용을 떨쳤습니다.

이번 LG전은 김대중 대통령 서거로 자숙하는 차원에서 단체응원도 치어리더도 없애, 마치 메이저리그 보는 듯 했죠. 덕분에 선배와 맥주마시며 이런저런 얘기하고 간만에 호젖하게 관전했습니다. 이번엔 우익수 외야쪽에서 앉았는데, 그럭저럭 볼 만 하네요. 임재철, 안치용 등 양팀 우익수들이 던져주는 공 잡을 수 있는 기회도 많고, 한발짝 떨어져서 지켜보는 여유로움도 만끽할 수 있었구요.

다른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고, 두산 Vs LG, 롯데 Vs SK 두경기만 열렸는데요. 두산과 롯데가 이기길 기원했건만 두산만 이기고 롯데는 연장에서 어이없이 졌네요. SK를 멀찌감치 떨어뜨리고 싶었는데... 참 거머리같습니다. 하여간 기아가 3경기 차이로 2위는 유지됐구요. 주말 3연전은 싸대기 동맹 삼성과 잠실에서 격돌합니다. 주말의 하이라이트는 기아와 SK가 맞붙는 문학경기가 되겠네요. 욕심 같아서는 3무 해줬으면 좋겠건만... 일단 기아의 질주를 SK가 막아줬으면 싶네요.

덧글...
39번이 정면에 마킹된 두산베어스 모자를 구입했습니다. 이종욱의 배번이 달린 검은색 모자가 너무 마음에 들어 골랐는데, 제일 작은 사이즈인 XS만 남았다고 하더라구요. XS...? 한번 써보니 들어가긴 하길래, 또 더 이상 품절이라고 하길래 소장가치를 보고 샀습니다. 써지긴 하는데, 음... 오래 쓰고 있으니 머리가 띵하네요. 피가 안올라오는 듯... 아무래도 아기곰에게 줘야할 것 같습니다. 흠... 혹시 39번 이종욱 모자 M이나 L 사이즈 파실 분 없나요...?


두산의 전반기 성적은 47승 2무 37패에 승률 0.547로 SK에 못미친 2위입니다. 관중동원도 평균 15,782명으로 롯데에 이어 2위구요. 결과만 놓고보면 못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간 주전들의 부상공백을 고려한다면 잘했다고도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아래위를 살펴보면 그닥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5위까지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정도의 차이구요. 여러 조건을 감안하면... 솔직히 올해도 우승하기는 쫌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두산이 우승하려면 우선 정기리그 1위를 하고 한국시리즈에 투수력이 많이 훼손된 팀이 올라와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보는 이유는 단기전에서는 투수력과 수비력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데, 극강의 수비력에 비해  투수력에서 두산은 그닥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다는데 있습니다. 불펜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사실 마무리 경험이 많지 않아서 많이 불안하죠. 더구나 한국시리즈의 마무리는 정규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압박이 따릅니다. 그 터프한 상황을 1년차 마무리 이용찬이 견딜 수 있을까요? 의문입니다. 따라서 두산은 이용찬을 필두로 한 집단 마무리체제를 가동해야 하는데, 투수력의 소모가 크므로 2, 3, 4위로 겨우겨우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그만큼 확률은 줄어들죠. 결국 정규리그 1위는 한국시리즈 우승의 필수조건입니다. 지난 SK의 우승도 마찬가지였구요.

긍정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SK 또한 그닥 좋지는 않다는 겁니다. 불타는 그라운드에서 정근우 인터뷰를 보니 요새 왠지 이상하게 방망이 감을 못잡겠다고 하더라구요. 본인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는데... 그거 십중팔구 연속 우승에 따른 목표상실 피로증세입니다. 우승 한번 하기도 어려운데 2회 연속으로 했으니 더 이상 올라갈데가 없지 싶죠. 그건 무의식적으로 생기는 증상인지라 개개인의 정신상태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거 보면 해태의 9회 우승은 정말 말도 안되는 전설이었죠. 어쨌든 SK가 올해 예전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하기에 두산은 1위만 해준다면 우승 가능성은 쬐끔 더 올라갑니다.

그렇담 정규리그 1위를 하기 위한 조건은 뭘까요? 두산의 아킬레스건인 선발투수가 안정되어야 할텐데, 써니, 세데뇨, 니코스키가 발군의 기량을 뽐내주기 바라는건 사실상 무리구요. 홍상삼이 잘 버텨주고 있긴 하지만, 언제 바닥이 드러날지 모르죠. 혼자서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구요. 따라서 지금 필요한건 눈에 보이는 전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튀어나와야 합니다. 두산 특유의 휘몰아치는 분위기, 두려움없는 허슬플레이, 혹은 소위 미친 선수가 필요한 시점이죠. 여기에 대역전극 한두경기 만들어주면 금상첨화입니다. 바람만 타면 두산을 막기 어렵거든요. 그 키플레이어로는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오재원, 정수빈이었음 좋겠구요. 이들이 그라운드를 흔들어 놓는다면 가장 두산다운 야구를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중에서 고영민은 살아났으니, 한국시리즈의 경험이 있는 이종욱과 오재원만 살아나 준다면야 뭐 SK, 롯데, 기아가 무섭겠습니까? 흠... 특히 오재원... 많이 기대하고 싶네요. 아끼는 놈이기에...

아울러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인 롯데, 기아의 부진을 기원합니다. SK가 내려가고 삼성과 중간에서 물고 물려준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너무 큰 욕심인가요...? ㅎㅎ


오늘 히어로즈와의 잠실 경기에 모처럼 나들이했습니다. 직관멤버는 아기곰, 할머니, 고모부, 우모 모두 4명인데요. 3대에 걸친 남녀노소 멤버이긴 하지만, 모두 허슬두 가족인지라 한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 아기곰은 올시즌 첫 잠실행이었구요. 전보다는 함성소리에 놀라는 일이 적어지긴 했지만, 간혹 놀랄 때마다 아빠품으로 파고드네요. 그러다가 김동주 응원가에는 즉각 반응을 보이구요. 아기곰의 태교음악이 김동주 응원가여서인지 너무 좋아합니다.

오늘 경기는 12:8로 이겼습니다. 하지만 승리보다 더 기쁜 것이 바로 허슬심장 이종욱의 컴백이네요. 이종욱이 6회말 손시헌을 대신해서 대주자로 들어서는 순간 관중석은 우뢰와 같은 함성이 터져나왔습니다. 대주자 교체한다는 방송도 나오기전, 그를 알아본 팬들은 일제히 괴성으로 환영했구요. 순간 콘서트장인줄 알았습니다. 김현수, 임태훈이 등장할 때면 아이돌 그룹이 스테이지에 올라올 때처럼 '꺅~' 하는 여성팬들의 소리가 잠실벌을 울리곤 하는데요. 이종욱이 그럴 줄은 또 몰랐습니다.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통통 튀는 그의 모습이 어찌나 반갑고도 감격스러운지요. 특히 중견수 수비 들어가서 어려운 타구를 빠른 발로 잡아낼 때, 잠실벌은 또 한번 들썩거렸습니다. 너무나 큰 환호에 본인도 놀랐는지 두리번 거리면서 모자를 벗어 답례하더군요.


역시 두산은 이종욱, 고영민의 발야구가 살아야 빛을 발합니다. 이종욱은 대주자로, 고영민은 홈런과 3루타로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요. 이 두명은 실제 뛰지 않더라도 존재감만으로도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타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죠. 그리고 창의적인 플레이의 대명사구요. 어쨌든 두산의 발야구를 책임질 두명이 제 기량을 갖고 돌아와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기곰을 안고 관중석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히어로즈 관중석에 갔는데요. 비록 숫자는 적지만 팬들의 열정은 정말 대단하더군요. 유니폼을 맞춰입고 목놓아 응원하는 모습이 상대이긴 하지만 참 아름다웠습니다. 현대왕조의 후예답게 늠름했구요. 여자팬들도 은근히 많아서 구단이 스폰서만 제대로 잡으면 다시 예전의 명가부활은 시간문제인 듯 싶네요. 꼭 히어로즈 팬들이 서울 연고팀답게 구름처럼 몰려들기 바래봅니다.

덧글...
SK가 롯데에 덜미를 잡혀 오늘부로 두산이 1위입니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1위 탈환했다는게 기쁘긴 하지만, 폭풍질주 롯데의 기세가 솔직히 무섭네요. 마침 다음 잠실 주중 3연전 상대가 롯데인데요. 구름관중에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팬들 모두 잠실로 모여 롯데의 기고만장도 꺾고 1위 수성도 해봅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