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라는 캐릭터가 워낙 독특해서인지, 이외수의 글을 읽으면 마치 그 분이 옆에서 읽어주는 듯합니다. 그 특유의 목소리로 말이죠. 특히 이 책은 좌절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충고의 글인지라, 더더욱 그런 느낌이 묻어나네요. 

'청춘불패 : 이외수의 소생법'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장 백조면 어떠하고 오리면 어떠한가, 제2장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아픔을 느낀다, 제3장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라, 그리고 제4장 그대가 그대 인생의 주인이다... 요즘 같은 백수가 넘쳐나고 취업도 어려운 청춘 좌절기에 적절한 위로주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누구나 젊은 사람 혹은 후배에게 '인생은 말야... 이렇게 살아야돼...' 라고 어줍쟎은 한마디 할 수 있죠. 자기가 살아오면서 성공했기에 혹은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실패한 경험도 유용한 교훈꺼리가 되니까요. 하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받아들이냐의 문제는 좀 별개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조언자의 살아온 배경도 있어야 하구요. 충고의 진정성도 담겨 있어야 되죠. 전혀 고민 안해본 사람이 들려주는 충고는 그냥 다른쪽 귀로 흘러나가기 마련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기획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죠. 이외수야 말로 아웃사이더에서 홀연히 성공스토리를 써낸 기인이니까요.

산은 정지해 있으되 능선은 흐르고 있고, 강은 흐르되 바닥은 정지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메모해 놓은 괜챦은 구절입니다. 산은 산이 아니고, 강은 강이 아니라는... 알 듯 모를 듯 심오한 글을 곱씹으면서 최근의 주변상황도 돌아봤네요. 그리고 이외수의 기가 몸속에 파고든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꼭 청춘이 봐야한다기 보다 가슴속에서 청춘을 꺼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봐야하는 책이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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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TV를 없앴더니 자연스럽게 음악과 책을 가까이 하게 되더군요. 구조가 본질을 결정한다더니 정말인가 봅니다. 그래서 우리집의 주 이용 컨텐츠도 바뀌었습니다.

원래 TV를 잘 보지도 않았지만...
TV에서 CD 플레이어로, 동영상에서 텍스트로...

조용한 지난 주말 밤 집어든 책은 이외수의 '하악하악'이었습니다. 출근을 앞둔 우울한(?) 휴일이었기에 가급적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걸 골랐는데요. 괜챻은 선택이었습니다.

이외수 특유의 문법이 담겨있는 필체도 여전했구요. 톡톡튀는 생각도 살아 있구요. 가볍지만 생각을 하게 하는 이외수식 철학도 새록새록하네요.

책을 읽으면서 디지털 시대 생존법을 터득한 이외수가 새로운 컨텐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미 CF에서 독특한 개성을 보여준 바도 있지만, 이외수라는 캐릭터가 네티즌들을(일명 찌질이들) 훈계할 수 있는 독특한 캐릭터로 자리잡았죠. 그의 실명 댓글이 성지순례지가 되기도 했는데요.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작가도 없지 싶습니다.


그리고 짧지만 해학이 있는 그의 글이 광고 소재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 또한 재미있는 발견이었습니다. KTF의 CF에 나오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는 '하악하악'에 나오는 내용 그대로더군요. 저작권료는 받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저작권에도 관심이 많으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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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의 감성사전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도 가볍고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아보여 부담없이 꺼내 들었는데요. 쉽게 볼 책은 하나도 없는 것 같네요. 특히 이외수의 독창적이면서 독특한 관점은 한번쯤 세상을 보는 눈을 정화시켜 주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국어사전의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다만 단어를 사전적 정의가 아닌 이외수 문법으로 풀어헤친 것이 특징이죠.

예를 들면 삼라만상(森羅萬象)의 의미는 '라면 세그릇으로 가득 채운 상'이라는 뜻이라네요. 그리고 고스톱은 또 이렇게 정의해놨군요. '금세기에 이르러 방방곡곡 가가호호마다 유행하기 시작한 개인 금융사업의 일종'이라고... ㅎㅎ...

어찌 보면 개콘에서 등장하는 일종의 언어유희처럼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요. 비범한 관점에서 관찰하는 이외수의 세상은 이렇게 때로는 유머와 해학으로 가득 차 있지 않나 싶네요. 그리고 보통 사람의 평범한 시각에서도 쉽게 이해되도록 미려한 글솜씨로 채우네요.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이런 유머로 채워지는건 아닙니다. 세상이 항상 유쾌하진 않으니까요. 때로는 주변에 굴러다니는 미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도 이외수에게 걸러지면서 의미있는 구성원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그에게 소망이란 이렇네요.

소망 :
자신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욕망이라고 하고 타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소망이라고 한다. 욕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타인의 희생이 필요하고 소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희생이 필요하다. 욕망은 영웅을 따라다니지만 소망은 신을 따라 다닌다. 그러나 소망과 욕망은 같은 가지에 열려 있는 마음의 열매로서 환경의 지배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그 형태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구구절절히 마음을 울리지 않나요? 옳은 소리가 감동을 줄 수는 없지만, 진솔한 소리는 마음을 움직이는 법입니다. 다른 소설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외수의 글을 읽으면 어딘가 골방에서 며칠이고 고뇌하며 쥐어 짜낸 듯한 느낌을 주네요. 그러기에 아무나 글을 쓰는건 아닌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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