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재미삼아 써보는 글 - 책으로 보는 야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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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LG와의 2007시즌 마지막 경기가 있었습니다. 두산으로서는 2위 수성을 위해 승리가 절실한 게임이었죠. 3위 삼성과는 1.5경기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구요. 삼성이 어제 이겼으니 만약 LG에게 졌다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던,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퇴근하면서 DMB를 통해 봤는데 나름 박진감 넘치는 경기더군요. 선발은 김명제와 옥스프링이었구요. LG 홈경기였습니다.

8회까지는 긴박한 상황이 별로 없는 투수전이었는데 상황은 9회에 터집니다. 두산이 9회초에서 연속 3안타로 1시 만루 기회를 잡습니다. 타석은 민병헌, 투수는 우규민. 민병헌이 빨랫줄같은 타격을 날렸는데 최동수가 원바운드로 잡고 1루에 찍고 2루에 던지려다 늦었다 싶어 홈으로 송구했죠. 물론 3루주자인 정원석은 먼저 홈을 밟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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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상한 일은 최동수가 원바운드가 아닌 노바운드로 공을 잡았다고 우기는거였죠. 만약 노바운드였다면 1루만 찍어도 더블플레이가 되는 상황인데 2루도 보고 홈도 보더니 홈으로 던지기 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홈에서 세입되자 노바운드로 잡았다는 시늉과 함께 덕아웃으로 들어가 버리더군요. 심판도 아웃을 선언했구요.(1루심판 계속 두산에 불리하게 판정하더니.... 결국 ㅡㅡ+)

당연히 김경문감독의 항의가 계속되었습니다. 느린 화면으로 다시 봤을때.... 분명 원바운드입니다. 글러브에 들어가기전 방향이 살짝 달라지더이다. 그럼 그렇지, 그러니까 2루로 송구하려고 했던거지. 근데 최동수의 어설픈 연기에 심판은 눈감아주고 두산은 소중한 승리의 기회를 눈뜬 채로 날려버리게 되죠. 어찌나 열받던지...

최동수는 결국 논란만 남긴채 진실은 스스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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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는 찬스 뒤에 위기라고 곧바로 두산은 위기를 맞게 됩니다. 최동수가 공교롭게도 선두타자로 나왔는데 이승학에게 도발을 걸죠. 몸쪽에 살짝 빠진, 그것도 다리쪽으로, 공을 빈볼로 보고 이승학을 무지 째려보더군요. 정말 이해 안가는 행동이었습니다. 9회말 중차대한 시점에 무슨 빈볼인가요? 아마 자신의 거짓말 혹은 본헤드 플레이를 덮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X싼 놈이 승질부리는 꼴이었습니다. 결국 이승학은 볼넷을 허용하게 되죠.

하지만 드라마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이승학은 손인호를 당연히 거를꺼라 누구나 예상했지만 정면승부를 선택하죠. 마치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무모한 대결이었죠. 1-3에서 바깥쪽 빠른볼로 풀카운트를 만들고 파울 한번 맞고 나서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해냅니다. 그리고 이어진 조인성도 거르지 않고 정면승부! 4구만에 삼진으로 돌려보냈죠. 여기서 경기는 이미 끝이 났습니다. LG는 정직하지 못한 수비와 이해할 수 없는 투수 흔들기로 마지막 찬스를 만들었지만 이승학의 배짱앞에 무릎을 꿇은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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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0회에서는 이종욱의 2루타와 고영민의 적시타로 1점을 뽑고 10회말을 임태훈과 정재훈이 잘 막아 승리했습니다. 5회부터 9회까지 던진 이승학이 승리투수였습니다.

두산은 또 하나의 보물을 얻었습니다. 당연히 이승학입니다. 마이너리그 청산하고 국내에 복귀했는데 롯데의 송승준이나 LG의 봉중근보다 훨씬 멘털이 탄탄하고 팀에 적응도 잘하고 있어 얼마나 듬직한지 모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감정도 있어 인간적인 면모로도 끌리네요.

올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고 내년에도 두산의 선발을 책임지는 든든한 기둥이 되길 바래 봅니다.
이승학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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