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팬에게 스토브리그는 아픔이었죠. 심정수, 홍성흔 등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었고, 우즈, 리오스, 레스 등 외국인 선수들이 현해탄을 건너는걸 지켜만 봐야했습니다. 어느 팀은 스토브리그에서만 강세를 보인다는 우스개도 있지만, 두산팬은 겨울만 되면 가슴앓이를 해야했죠. 그런데 올해 조금은 웃게되네요. 비록 히메네스는 떠났지만 니퍼트라는 메이저리거를 영입했거든요. 니퍼트? 이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잘 모릅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만큼 퐁풍투를 날려줄지도 잘 모르구요. 선수들과 잘 융화할지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두산구단이 때로는 돈질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사실에 쾌감마저 느끼게 되네요. 
 
니퍼트의 투구 동영상을 보니 2미터가 넘는 장신임에도 유연성 좋은게 눈에 쏙 들어오더군요. 인종적 특성 때문이겠지만 국내 장신선수들의 폼과 비교됩니다. 장민익도 나름 유연하지만 니퍼트에 비하면 뻣뻣하죠. 선동렬의 신체적 강점이 유연성이란걸 감안하면, 니퍼트에게도 분명 좋은 공과 수비를 기대할만 합니다. 부상도 적을테구요. 그리고 공이 묵직하더군요. 잘 던질 때의 동영상이라 단정내리기는 어렵지만 제구도 좋아보입니다. BB/K의 비율을 보면 증명되구요. 게다가 변화구 특히 커브도 각이 나이아가라처럼 떨어지니 설렙니다. 다만 공을 끝까지 기다리고 커트로 투수를 괴롭히는 스타일인 우리나라 타자들에게 말리면 의외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근우와의 대결을 기대하는데요. 키 차이만으로도 볼거리겠지만, 정근우처럼 빠른 스윙궤적으로 똑딱 치는 스타일은 니퍼트가 고전할 수 있거든요. 게다가 정근우는 발이 빠릅니다. 킥이 상대적으로 큰 니퍼트의 견제능력도 시험해볼 수 있을것 같네요.
 
니퍼트의 입장에서 보면 두산같이 내외야 수비가 탄탄한 팀에 온게 축복이겠죠?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다는게 평균스탯을 더욱 이쁘게 꾸며줄거구요. 또 잘만 하면 일본으로 더 큰 돈받고 팔려갈 수 있으니 뭐 열심히 할겁니다. ㅡㅡ;; 모쪼록 김경문감독 계약 마지막 해인만큼 꼭 우승청부업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주기 바랍니다. 몇년 전 리오스 정도면 절이라도 하겠습니다.
 
덧글 1...
두산의 농구선수 장민익과 조승수, 이원재는 니퍼트에게서 장신투수로서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는지 잘 배우기 바랍니다.

덧글 2...
앞으로도 두산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천만 서울의 최고 인기팀이자 원년 우승의 명문팀답게 투자해주기 바랍니다. 올해 FA로 풀리는 김동주와 정재훈도 꼭 잡아주시구요.

두산이 드디어 거포영입을 했습니다. 아니 사실 거포인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거구요. 타자인데 사진을 보니 포스가 거포필이 나네요. 부디 제2의 우즈 신화를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그에 대한 요모조모를 마이너리그 기록에서 찾아 봤는데요. 대강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름 : Matthew Kyle Watson
출생 : 1978년생
신체 : 180cm 93kg
투타 : 우투 좌타

신체조건으로 봤을 때 그렇게 거구는 아니구요. 우투 좌타에 외야수라는게 특이하네요. 외야수를 본다면 김현수 좌익수에 이종욱 중견수는 붙박이니까 우익수를 볼 확률이 높겠습니다. 임재철, 이성렬, 민병헌 모두 발등에 불이 떨어졌네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지명 혹은 1루수로 뛸 수도 있겠지만요.

2008 시즌(AAA, Cyracuse Chiefs) 
0.290, 252타수 73안타, 2루타 18, 3루타 0, 홈런 5, 30타점, 볼넷 46, 삼진 47, 장타율 0.421, OPS 0.815

일단 왓슨의 AAA 성적을 분석하기 전에 한국야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느냐를 결정해야 합니다. 라소다는 AA급으로 평가한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지만, 파워면에서는 그럴지 몰라도 세기면에서는 AAA에게 뒤지지 않기에 일단 AAA와 AA의 중간 수준으로 보구요. 입단 첫 해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약간 부진하다라는 가정을 하면 대충 AAA 성적이 국내리그 성적과 유사하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AAA 성적을 국내리그 성적으로 환산하려면 타자의 한시즌 타석수를 400타석 정도로 계산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물론 다른 변수는 없고 단지 타석수만 늘어난다는 전제의 계산이므로 정확하지는 않다는거 감안하시면 되겠네요.

한국 프로야구 환산성적
0.290, 400타수 116안타, 2루타 28, 3루타 0, 홈런 8, 48타점, 볼넷 73, 삼진 75, 장타율 0.421, OPS 0.815

만약 한국 프로야구에서 이 정도 성적을 거뒀다면 외국인 거포치고는 그닥 좋은 성적은 아니네요. 참고로 가르시아는 0.283에 홈런 30개였구요. 브룸바는 0.293에 홈런 13개였습니다. 작년 성적이 좋지 않았던 클락도 0.246에 홈런 22개였다는걸 감안하면, 환산성적에 나오는 왓슨이라면 뭐 대어급은 아닙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환산한 수치니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구요. 멘털적인 요소, 본인의 적응속도, 두산 특유의 팀 캐미스트리 등이 더해지면 폭발적인 크레이지모드의 선수로 등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plz~)

하나 기록에서 맘에 안드는건 왼손투수에 약하다는 건데요. 오른손 투수에는 타율이 0.292인데 반해, 왼손에는 0.229에 불과하네요. 거의 7푼의 차이라면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팀이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를 줄창 올린다는 얘기거든요. 특히 SK, LG라면 출첵야구 분명 시작할겁니다. 그리고 왼손투수 약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코어링 포지션에서의 타율이 0.250으로 나왔네요. 중심타자가 클러치 능력이 떨어진다는건 우울한 일입니다. 영양가 논쟁만큼 기분나쁜게 없거든요. 어쨌든 이번 동계훈련에서 왼손에 대한 집중적인 대비를 해야겠죠? 당연히 김광림코치가 잘 알아서 하시겠지만...

이쯤에서 선수단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왓슨효과'를 고려해 봐야 하는데요. 우선 왓슨이 어느 정도 타격성적을 내준다는 가정 하에 김동주를 4번에 놓고 김현수 3번, 왓슨 5번으로 지그재그 타선을 구성할 수도 있구요. 우동수급으로만 가준다면 뭐 더 이상 바랄 나위 없겠습니다. 수비로 본다면 왓슨 합류로 인해 외야와 1루에 무한경쟁이 불가피하겠네요. 외야는 이미 꽉찼으니 죽음의 경쟁이구요. 1루도 결코 안심할 순 없을겁니다. 왓슨이 외야수비가 빼어나다면 이성렬이 1루로 전환하는 카드가 나올 수도 있을테고, 왓슨이 외야수비가 엉성하다면 1루 혹은 지명으로 돌려 최준석이 애매해질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올 스토브리그는 주전경쟁에서 비교적 안심할 수 있는 자리는 중견수, 좌익수, 2루수 세자리 밖에 없습니다.

또 넘치는 자원을 활용해서 트레이드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왓슨이 우익수에 안착한다면 민병헌, 이성렬, 임재철, 전상렬 등 넘치는 자원 중에 한명 정도는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유격수 잉여자원과 둘을 묶어 선발투수 한명을 데려올 수도 있구요. 하여간 스토브리그에서 이렇게 오리무중이었던 때도 별로 없었지 싶습니다. 그나저나 김동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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