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이후 어제 그제 롯데에 2연패를 당해서 자존심이 무지 상했었습니다. 직접 경기장에 갔던 1차전이야 8연승 이후 첫 패배니까 그러려니 했었는데, 2차전의 패배는 상당히 열받더군요. 5:3까지 잘 따라갔지만 송승준의 역투로 2% 부족했었죠.

그래서 3차전은 반드시 승리를 해야겠다 싶어 직접 잠실로 나갔습니다. 두산팬인 선배와 롯데팬인 선배와도 약속이 되어서 같이 만나기로 했죠. 경기장에 도착한게 3시 30분 정도였는데, 잠실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습니다. 줄서는데도 한참 걸렸지만 매표소까지 거의 다 왔을 때 2천장 밖에 안남았다는 방송이 나오기도 해서 살짝 긴장했었죠. 나중에 알고보니 4시 10분인가 완전 매진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경기시간은 물론 5시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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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표를 끊고 들어가니 경기장은 완전 만원이더군요. 내야석은 거의 꽉 찼고 외야석도 90% 정도는 관중들이 자리를 잡아 앉을 곳이 없었죠. 위의 사진은 4시 20분에 찍은 사진입니다. 저야 일찍 온 죄로 3명의 자리를 맡아야 하는데 참 난감하더군요. 겨우 여기저기 자리를 뒤진 끝에 포수 뒤쪽 윗부분에 빈자리 3개를 찾아냈습니다.

오늘까지 매진으로 1997년 해태전의 2연속 매진 이후 11년 만에 2연속 매진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정말 야구는 경기장이 꽉 들어차야 응원할 맛이 납니다. 경기 시작도 안했는데 두산과 롯데 응원단은 경쟁적으로 구호를 외쳐대네요. 마치 코리안시리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과열 양상이었습니다.

하지만 흥겨운 한마당 그 자체더군요. 오늘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긴장감도 즐거운 경험이죠. 그만큼 경기에 집중하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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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두산쪽이고, 오른쪽은 롯데 쪽인데요. 롯데 응원단들은 아마 햇빛 때문에 고생좀 했을겁니다. 그늘진 곳에 있는데도 입술주위가 탔는데 저 작렬하는 태양을 그대로 맞는 롯데팬들은 얼마나 더웠을까요. 하여간 롯데팬들 열정 하나는 알아줄만 합니다.

오늘의 승리시구는 한영씨라고 하더군요. 늘씬한 다리가 눈에 팍 꽂히는데 정말 롱다리더군요. 반바지를 입어서 더욱 돋보였구요. 6회인가 7회인가는 직접 응원단석에 올라서 응원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정말 두산팬인 것 같네요.

요새는 어설프게 시구만 하고 들어가는 무개념 연예인은 아예 부르지도 않죠. 어떤 팀에서 부른 연예인은 하이힐 신고 마운드에 올라왔다가 네티즌한테 욕만 바가지로 먹었던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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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산은 다릅니다. 김장훈은 지난 코리안시리즈 때 무대에 올라 열광적으로 응원하기도 했구요. 홍수아도 직접 응원단석 위 엘리베이터에 올라 열렬히 두산을 외치기도 했었죠. 한영도 곧 열렬 두산팬으로 올해 코리안시리즈 때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되네요.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이었습니다. 이혜천은 기복이 심한 단점이 있지만 만원관중 앞에서 잘 버텨줬구요. 롯데의 장원준도 괜챦은 투구내용이었습니다. 김동주의 통산 200호 홈런으로 두산이 선제포문을 열자, 강민호가 멍군하며 홈런을 날리더군요.

팽팽한 1:1의 균형이 깨진건 6회 박기혁의 2연속 에러 때문이었죠.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을 험블하면서 만루를 만들어주더니, 바로 안경현의 타구 때 공을 뒤로 빠뜨려 2점을 내주었죠. 완전 박기혁의 날이었구요. 이어 오재원의 도루 때 또 공이 빠지면서 3점 째 냈고, 이로써 경기는 완전히 두산으로 넘어왔습니다.

오늘의 수훈선수는 200호 홈런을 날린 잠실 홈런왕 김동주레스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는 왼손 에이스 이혜천이었구요. 두산은 19승 16패로 롯데와 승차없이 4위를 기록했습니다.

흠... 오늘 경기중 한가지 아쉬운건 두산의 파도타기 응원 때 롯데 팬들이 꿈쩍안하고 야유를 하던 장면이었습니다. 어제와 그제 롯데에서 시작한 파도타기를 두산팬들은 받아줘서 경기장을 완전히 한바퀴 돌았는데요. 저도 첫째날 기쁜 마음으로 같이 동참해줬는데 3차전의 롯데팬들의 행태는 적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또 하나 더 지적하면요. 홍성흔 응원가 부를 때 롯데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롯데 응원가로 물타기 하더군요. 두 응원가가 같다는 점을 이용한건데요. 원래 홍성흔 응원가를 롯데 응원가로 개사해서 부른 것도 마뜩챦은데, 이런 식으로 매너없게 해야 할까 싶네요. 쫌 쫌스러웠다고나 할까요? 두산팬들의 대인배다운 모습에 비하면...



반면 로이스터의 항의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9회 1루심의 아웃판정 때 격렬하게 항의를 했는데요. 정말 놀랐던건 항의를 하러 나올 때나 들어갈 때나 똑같이 전력질주를 했다는 점입니다. 국내 모 감독 같았으면 어슬렁 어슬렁 걸어나왔다가 그라운드에 드러눕기 쉽상이었는데요. 로이스터 감독은 정말 전광석화처럼 달려나와 사자처럼 항의하고 깨끗하게 승복하고 돌아갈 때도 비호처럼 들어가더군요. 보기에 시원시원 했습니다.

롯데팬인 선배는 서울로 올라오는 롯데 선수단의 비행기 표를 로이스터가 사비로 지불했다는 어이없는 말을 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항의를 보니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네요. 참고로 오늘 1루심의 판정은 오심이었습니다. 뭐 롯데팬들 억울하겠지만 1, 2차전 때도 두산이 오심을 당한 것도 많으니 너무 상심은 마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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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기쁨은 달콤합니다. 목이 쉬어도 행복하기만 하죠.특히 올드 유니폼 행사처럼 의미있는 날 승리한건 기분이 배가되구요. 전철역까지 두산과 롯데팬들은 서로의 구호를 외치면서 가더군요. 보기 좋았습니다. 특히 젊은 층이 올드 유니폼을 입으면서 좋아하는걸 보니 원년팬으로서 뿌듯하네요. 세대를 뛰어넘어 같이 추억을 공유한다는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니까요.

롯데팬인 선배는 회사에 일이 생겨 들어가고 두산팬인 선배와 술잔을 나눴습니다. 바쁜 일상에 그래도 시간내서 만나고, 목청껏 응원하고, 술한잔 기울인다는건 참 행복한 일이죠. 야구와 두산베어스 얘기로 한참을 웃고 떠들었네요. 다음주부터는 SK, 삼성과의 일전이 기다리고 있는데, 어찌 되나 예상도 해보구요. 레스 이후 용병은 누구로 데려올런지, 차라리 안뽑는게 나을지도 토론해보구요. 올해 이후 홍성흔과 김동주의 거취도 나름대로 점쳐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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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야구 외적인 서로의 고민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조언도 해줬습니다. 선배도 장가를 빨리 가야 할텐데 말이죠. 인연을 만난다는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네요. 야구 덕분에 좋은 사람들과 기분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물론 술자리도 있었구요. 술은 당근 '처음처럼' 이었죠.

아.. 두산이 이기고 나니 쌉싸름한 사카린도 미숫가루처럼 부드럽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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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두산베어스 야구부인님
오늘은 두산의 올드 유니폼데이에요. 추억의 그 멋지고 예쁜 OB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했죠. 초등학교 다닐 때 유니폼이 너무나 이뻐서 OB팬한게 지금까지 운명처럼 내 새끼겠거니 여기고 있습니다. 그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한다니 잠실로 안갈 수가 없었죠. 더구나 삼성은 원년과 2001년 우승 당시 상대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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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허리가 아파서 추운 날씨에 장시간 응원한다는게 무리일꺼 같아 포기했습니다. 같이 가기로 한 정환이 형한테 양해구하고 병원에서 MRI를 찍었죠. 결과는 뭐 큰 이상은 없으나 '디스크 초기증세인 듯 하니 수영 등의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하라' 이네요. 이참에 다시 몸짱 프로젝트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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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근성있는 두산의 승리였습니다. 그것도 짜릿한 끝내기 안타. 초반에는 빠른 발로 내야를 흔든게 적중해서 밀어내기, 보트 등으로 앞서갔어요. 하지만 삼성도 만만치 않더군요. 끝끝내 마무리 정재훈을 상대로 2점을 뽑아내 연장으로 끌고 갔습니다.

양팀의 마무리라면 오승환과 정재훈의 대결인데 아무래도 무게중심이 오승환으로 쏠리는건 어쩔 수 없죠. 정재훈은 좀 불안불안했습니다. 윽박지르는 투구라기 보다는 제구력과 폭포수같은 슬라이더가 장점인 선수죠.

양준혁 같은 대형타자에게는 승부가 항상 외줄타기네요. 오늘도 2루타 두방 맞았습니다. 2타점 적시 2루타와 선제 2루타. 하마터면 경기 질 뻔 했습니다. 다행히 관록과 경험으로 더 이상의 실점은 안하고 11회말이 되었죠.

첫타자인 이종욱의 안타로 무사 1루! 끝내기의 서곡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김현수의 보내기 번트 때 이종욱은 2루에서 아웃당합니다. 이어 고영민의 안타로 주자 1, 2루를 만들었구요. 이어진 폭투때 2, 3루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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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 2, 3루에 타자는 김동주!

거의 막장 분위기인데 고의사구로 만루를 채우고 최준석이 타석에 들어섰죠. 요새 컨디션이 안좋아서 선발명단에는 빠졌는데 왠지 준석이가 한건 터뜨릴 것 같은 느낌...

역시 한참을 오승환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끌어내 7대 6으로 승리합니다. 역시 기대에 부응해주는 이쁜 것!!!

옛날  OB유니폼을 입고 삼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니 기분이 아주 좋네요. 허리 통증이 다 가시는 기분입니다.^^
 
TV 화면에 가수 김장훈씨도 꼬마를 안고 아주 엄청나게 좋아서 환호하던데, 두산광인가 봅니다. 어쩐지 인간성 좋더라니~^^

현재 두산 유니폼도 이쁘긴 한데 원년팬이라 그런지 OB 유니폼이 더 세련되어 보이네요. 흰색, 붉은 색과 검은색의 조화, 그리고 깔끔한 이미지. 저 유니폼 7만원인가 하던데 언젠가 경기장에 가면 살까 합니다. 한가지 아쉬운건 헬멧까지 옛날 디자인이었다면 금상첨화였을텐데 말이죠. 아쉽습니다.

어쨌든 오늘 승리로 정규시즌 2위는 거의 확정적입니다. 삼성은 자력으로 2위하기는 힘들고 두산의 연패와 삼성의 연승이 있어야 가능한 시나리오가 됐죠. 이제 차분히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코리안시리즈에서 SK를 무너뜨릴 작전수립할 시점입니다.

올해는 느낌이 좋네요. 2001년 우승 당시에 우즈가 날렸는데 올해는 리오스가 그 몫을 해줍니다. 팀 분위기도 최상이고 올해 꼭 우승해서 V4 이루리라 믿습니다. ^.^V




동영상 출처 : 두산베어스 차미리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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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기사 보자마자 너무 기뻤습니다. 우모같은 원년 OB팬들은 정말 이런 마케팅을 손꼽아 기다렸거든요. 예전의 추억이 되살아나는거 같아 너무 기쁩니다. 당장 이 유니폼 사고 싶네요.

사실 초등학교 때 OB 잠바 많이 입고 다녔습니다. 우모가 보기엔 가장 이뻤구요. 그래서 팬들도 많았죠. 특히 박철순선수가 입은 유니폼은 남자가 봐도 꽤 볼 만 했죠. 22일 삼성전에서 이 유니폼을 입고 한다고 하는데 기냥~~ 달려가고 싶습니다.

근데 논문땜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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