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아침을 먹지는 않지만, 호텔투숙비용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으니까 아침마다 습관적으로 뷔페로 발길이 가더군요. 호텔 메뉴는 서양식과 동양식의 퓨전인데요. 딱히 맛없지도 그렇다고 맛있지도 않은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다른 여행객들도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았구요. 특히 중국에서 만든 김치는 참 오묘한 모방의 맛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역시 김치는 한국이 최고... 입니다.

이번 여행팀은 중년부부, 신혼여행커플, 연인커플 등 포함 모두 11명이었죠. 가이드는 연변총각인데 생각보다는 많이 어렸구요. 81년인가 82년생인가로 소개하더군요. 그래도 연변에서 돈 벌기 위해 하이난까지 와서 고생하는거 보니 동생같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발음이 서툴기는 해도 열심히 가이드하는 모습이 역시 한민족은 무얼 해도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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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의 투어는 해양스포츠입니다. 제주도의 우도처럼 하이난에 오지주도라는 섬이 볼만 하다고 하길래 여행팀은 오지주도를 선택했죠. 가서 보니 딱히 가이드 말처럼 우도처럼 아름답지는 않았습니다. 우도는 정말 해변색깔이 옥빛으로 참 예뻤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구요. 해양스포츠 하기에도 적당한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전동차로 섬 한바퀴 돌았는데요. 여행은 관광지는 별로 볼게 없다는걸 확인하러 간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특이한 점은 없었습니다. 중간중간에 기암절벽이 있긴 했지만서도... 오히려 산책을 하면서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농담도 하고 개인적인 얘기도 하는 수준이 되었죠. 특히 두 커플은 지난 밤에 술자리를 가졌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한 명은 숙취로 내내 고생했구요.

오지주도에서 아기곰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입 안이 헐어서 계속 짜증이 나는데다 주위환경이 낯설어서인지 무척 힘들어했죠. 역시 좀 더 커야 해외여행을 갈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게다가 내가 고집 피워 온 여행이라 미안한 마음은 더했구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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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녹회두(鹿回頭) 공원으로 갔습니다. 싼야시 전경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공원이라네요. 해발 120미터 정도이니 산이라고 하기도 뭐한 산책하기에 딱 적당한 높이입니다. 녹회두는 어떤 리족이 사슴 한마리를 쫓다가 고개를 넘고 해변 벼랑끝에 다다르자 사슴이 어여쁜 소녀로 변해서 부부가 되었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사진의 동상처럼 사슴과 남여 한쌍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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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은 요코하마만큼은 아니어도 괜챦았습니다. 여행가는 어느 도시를 가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을 먼저 간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녹회두 공원은 싼야에 온 이상 꼭 한번은 와야 할 곳이죠. 가이드가 저기는 어디고, 여기는 어디라고 설명은 열심히 하는데 솔직히 귀에는 잘 안들어왔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찍었던 곳이 어디라고 얘기하는데 드라마를 안 보니 그닥 실감도 안나더군요. 셋째날은 이렇게 마감하고 호텔에 들어와 좀 일찍 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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