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처음 안양한라 경기 직관했습니다. 아기곰과 함께 가려고 했지만, 낮잠을 안자는 통에 혼자 다녀왔네요. 아이스하키는 가족들이 많이 오는 경기라서, 아기곰 또래들도 많은데... 아쉽더군요. 다음 홈경기 때는 시간을 잘 맞춰서 가족 모두 가야겠습니다. 

오늘은 안양한라 멤버십에도 가입해서 카드도 발급받았네요. 멤버십은 1만원 유료구요. 홈페이지에는 멤버십 가입시 팬북을 준다고 해서 물어보니, 이미 동이 나서 없다고 하네요. 선착순 1백명이었다나 뭐라나... 좀 실망했습니다. 홈페이지에 공지 띄우는게 어렵지도 않은데... 팬 서비스가 생명인 산업이 바로 프로 스포츠인데 말이죠. 하지만 뭐 그만큼 팬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로 위안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져지도 구입했습니다. 선수용은 20만원인데 아직 뚜렷하게 응원하는 선수가 없어서 응원용 져지를 구매했네요. 3만 5천원이더군요. 당분간 이 져지입고 응원합니다. 평소엔 운전석 시트 커버로 쓸 예정이구요.


경기는 7-5로 프리블레이즈를 이겼습니다. 프리블레이즈 3연전 포함 8연승 행진이네요. 프리블레이즈가 2연패한 만큼 뭔가 보여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신생팀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더군요. 선취점을 얻은 후에 중반까지 잘 따라오다가, 어제처럼 결국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네요. 선수 프로필을 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노쇠한 선수들 중심으로 짜여진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후반에 힘을 못내는거 보니... 흠...

반면 안양한라는 마르티넥, 라던스키, 패스트가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마르티넥은 플레잉코치를 하면서 뛰는 노장인데도 전혀 손색없는 경기력을 보여주죠. 늘 영리하게 공간을 잘 찾는데요. 오늘도 골을 넣었습니다. 살짝 스틱으로 공의 방향을 돌려놓는 센스있는 팁인슛... 역시 마르티넥입니다. 국내선수로는 송동환, 박우상, 김기성, 이유원 등도 잘 뛰어줬습니다. 특히 박우상과 김기성의 콤비플레이로 엮어낸 골은 칭찬해줄만 하네요. 국내파끼리 합작한건 왠지 더 박수를 치게 됩니다. 그리고 손호성 골리도 중간에 관중들 웃음을 자아내는 실수를 한번 하긴 했지만, 뭐 무난하게 세이브해줬구요.


리그에서 파워플레이를 가장 잘하는 팀이 바로 안양한라인데, 오늘도 한골을 넣었습니다. 7-4에서 특이한 장면이 있었네요. 프리블레이즈가 경기종료 2분 정도 남은 상황에서 골리를 빼고 6명이 모두 공격에 가담했는데요. 당시 안양한라는 한명이 2분간 퇴장을 당한 상태라 4명으로 맞서는... 울트라 파워플레이라고 해야 되나...? 하여간 안양으로서는 아주 불리한 페널티킬이었는데, 결국 한골을 먹었습니다. 6명이 장악하니 뭐 골리를 제외한 3명이서 돌려막기 하는데도 한계가 있더군요. 하여간 재밌는 상황이었습니다.

오노 타카유키라는 일본 선수를 오늘 처음 봤는데요. 올시즌 들어온 외국인 선수인데 동양권이라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수비수라 그런지 눈에 띄지도 않고, 몸도 크지 않고, 나이도 83년생이라 기량이 원숙하지도 않은데... 왜 뽑았을까? 궁금하더군요. 게다가 경기 중반까지는 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한번은 퍽을 놓치는 바람에 한골을 먹기도 했죠. 같은 일본팀이라 봐주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안이한 플레이였습니다. 근데 브로셔를 보니 정말 잘 생겼더군요. 마치 일본의 아이돌 스타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요. 위의 이미지는 경기장 로비에 걸려있는 걸개그림인데요. 오노 참 근사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아마 안양한라가 본격적으로 여성팬을 빙상장에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오노를 데려온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경기 막판에 골을 성공시켜주더군요. 얼굴로 뽑힌게 아니라는걸 항변하듯...^^ 아마 모르긴해도 오노팬들이 상당수 생길 것 같네요. 라던스키가 누리던 꽃미남 자리가 위협받을 정도니...


오늘 경기장에도 외국인들이 많이 왔습니다. 백인들이 주로 가족, 친구들과 함께 100여명 정도는 오는것 같구요. 일본인들도 군데군데 눈에 뜨입니다. 제 뒤에 앉아있던 일본 남자 3명은 뭔가 기록지에 싸가면서 관찰하듯 경기를 보더군요. 역시 일본은 야구도 현미경 야구를 하더니, 아이스하키도 마찬가지네요. 그리고 로비에는 한국말을 곧잘 하는 일본인 아저씨가 NHL 피규어 상점을 열었습니다. 대학 아이스하키 경기 홍보도 하고 있어서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네요. 다음에 가면 무엇때문에 왔는지, 뭐하는 분인지도 한번 물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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