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스의 약물복용에 대한 국내 파장이 만만치 않네요. 리오스를 좋아했던 팬으로서 안타깝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합니다. 내년에는 두산으로 다시 컴백하기를 바랬던 사람으로서 감정이 좀 복잡미묘하군요.

먼저 본문에 앞서 그 어떤 이유로도 약물복용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걸 밝힙니다. 리오스도 그 대상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는 것도 명백히 합니다. 다만 이 글에서는 일본에서 불거진 몇가지 팩트로 국내에서의 업적을 근거없이 매도하려는 일부 움직임에 대해 저의 견해를 쓰고자 합니다. 어떤 댓글도 환영합니다.

우선 리오스를 둘러싼 날 선 공방의 사실관계부터 정리하죠.

1. 리오스가 일본에서 약물복용을 했다는 팩트는 존재합니다.
2. 한국에서도 약물복용을 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심증도 존재합니다.
3. 하지만 어디에도 리오스가 한국에서 약물복용했다는 팩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4. 마찬가지로 리오스가 한국에서 약물복용하지 않았다는 팩트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기자들은 우발적인 행위가 아니었다는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위 2번의 심증을 확증으로 몰고가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게 많은 클릭을 유도하지만 이성적인 기사로 보기엔 모자람이 많아 보입니다. 이중에서 박동희 기자의 글을 통해 리오스 사태를 나름의 시각으로 재편해 봅니다.

박기자의 기사에 의하면 리오스가 한국에서도 약물을 복용했을 가능성에 대해 아래와 같이 추정하고 있습니다.

1. 리오스의 발언, 즉 "미국과 한국에서 사용했던 지방연소 보조제를 도핑검사 3일전 섭취했다."는 한국에서도 복용했을 가능성을 높인다.
2. 한국과 일본에서의 구속에 차이가 없다.
3. 일본에서 큰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서부터 약물복용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
4. 리오스가 국내에 있을 때 동료들에게 약물이 함유되지 않은 근육강화제인 크레아틴도 섭취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러나 이는 리오스가 얼마나 약물에 해박했는지 알려주는 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
5. 한국에서 200이닝 이상을 던진 철완이었다.
6. 리오스가 일본에서 복용한 약물은 피로해소에 도움이 된다.

위의 항목에서 심증을 확증으로 인식할만한 실질적인 근거가 있나요? 제 눈엔 별로 눈에 뜨이지 않는군요. 하지만 기사는 뉘앙스에서 '한국에서 리오스가 약물을 복용했다고 봐야 해'라고 은근히 암시합니다. 네이버 기사에 깔린 댓글 반응이 말해줍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에서의 리오스 약물복용을 기정사실화하고 인신공격까지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중대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습니다. 서승화가 빈볼을 던졌다고 해서 그 전에 던진 데드볼까지 무조건 빈볼이었다고 단정짓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나아가 선수 인격을 위해하는 언어폭력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의 해답은 리오스가 스스로 풀어야 합니다. 리오스가 한국에서도 똑같은 약물을 복용했는지 직접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전까지 가정에 기반한 몰아세우기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보여지네요.

어쨌든 그가 보여준 인격적으로 성숙된 야구를 존경했던 팬들로서는 적쟎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그가 명예회복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더불어 한국 프로야구도 전수조사 등의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보여지네요. 쌍수를 들어 환영합니다. 1, 2군 모두 전수조사를 받는 것이 그닥 어렵지도 않고 팬들의 불신을 원천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여겨집니다. 선수협은 전수조사를 마뜩챦아 하지만 결국 철저한 약물감사가 선수의 견강을 지킨다는 점을 인식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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