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첫 영화로 '아바타'를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해리포터니 반지의 제왕이니 하는 판타지 영화를 안좋아하는지라, 큰 기대는 안했더랬죠. 다만, 하도 좋다는 말들이 많으니 일단 보기로 했습니다. 보고 재미없으면 속편이 나온다 해도 보지는 않을 생각이었네요. 참고로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도 1편만 보고 더 이상은 안보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 이상으로 괜챦네요.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만 노리는 판타지가 아니라, 메시지가 꽉 찬 영화라 맘에 듭니다. 보는 내내 마음이 짠했던건... 과거 제국주의의 약소국 침탈 역사가 눈에 그려지는 듯 싶더군요. 그걸 헐리웃이 만들었으니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라고도 할 수 있겠구요. 조금 더 확장하면 용산참사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무조건적인 개발과 원상태를 지키려는 원주민간의 처절한 싸움...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네요.

영화 자체는 상상력이 이렇게 아름답게 펼쳐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카메론 감독이구나 감탄하게 했네요. 흡사 동양적 철학이 담겨진 듯 싶었습니다. 제이크 설리가 오가는 현실과 꿈은 장자의 나비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꿈을 꾸면서 현실과 혼돈되게 펼쳐지는 꿈의 세계... 결국 영화에서는 꿈을 최종 목적지로 택했지만, 이 또한 영화적 상상력의 승리입니다. 광물 대신 자연을 지키려는 나비족의 사투 또한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동양적 사상이 녹아 있구요. 이런 메시지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거부감 없는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원래 집 근처에 있는 3D 극장에서 보려고 했는데 워낙 매진이 빨리 되어서 2D로 봤네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3D로도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와이프는 혼자 따로 보겠다고 하더군요. 부럽... 부럽... 역시 학생은 그래서 좋습니다. 아바타 관객수가 벌써 700만 돌파를 눈앞에 뒀다고 하던데...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네요. 분명한건 지금까지의 어떤 기록도 이번에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거죠. 아바타의 메시지로 봤을 때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갈 수 있는 주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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