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재미있는 책이 어디 없을까 둘러보다 왠지 끌리는 제목이 있었습니다. '심리학자, 정조의 마음을 분석하다' 라는 책인데요. 사실 역사서는 정사보다는 야사가, 구조적인 관점보다는 개인적인 관점이 더 솔깃하거든요. 신빙성 여부를 떠나 일단 재미있죠.  이 책도 그런 범주겠거니 하고 집어 들었습니다. 일단 책은 재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심리적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방식도 의미가 있지 싶네요. 먼 훗날 노대통령과 2mb의 대립을 이런 식으로 풀어도 괜챦을꺼 같습니다. 


우모는 그간 사람의 유형을 혈액형으로 분류하는데 상당히 비판적이었습니다. 수십억의 사람을 단지 4가지 기준으로 줄세운다는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요? 그런 분류법은 심지어 히틀러적인 발상처럼 느껴지기도 했죠. 이 책의 기준은 4가지보다는 많습니다. 16가지인데요. 내향(I)-외향(E), 감각(S)-직관(N), 감정(F)-사고(T), 실천(J)-인식(P)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저도 예전에 회사에서 실시해서 테스트해봤는데, ISTJ형으로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책에서 보니 ISTJ가 모범생 부류라고 하던데, 맞는건지 아닌지 고개가 갸우뚱했었습니다. 그래서 16가지 분류법이 실제 성향과 부합한다기보다 이렇게 구분할 수 있구나 정도로만 인식했더랬죠.

이 책은 그 기준에 입각해서 인물을 분석하고, 인물을 둘러싼 주변을 해석하고, 역사를 들여다 봤습니다. 사실성 여부를 떠나서 인물의 성장환경은 꽤 오랫동안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공감할만 하더군요. 특히 사도세자의 억울한 죽음으로 인한 정조의 개혁성, 불우한 환경으로 인한 연산군의 기행은 충분이 납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향 분류법의 정확성에 집착한 나머지, 결과론에만 치우친건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과거의 기록에 근거해서 책은 씌어졌을테고 기록에서 인물의 성향을 뽑아낸다는건 행간의 의미를 읽을 수 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어쩔 수 없이 행간의 의미란건 자의적일 수 있구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역사를 보는 다양한 관점으로 이해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도 비판할 수 있구나, 저렇게도 해석할 수도 있구나...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많이 달라질 수 있는 역사는 그래서 재미도 있고, 논란이 되는 것 같네요. 지금의 현실은 미래의 역사에서 어떻게 바라볼런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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