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예매티켓이 한시간만에 매진되었다고 하네요. 정말 코앞으로 시즌은 다가왔는데, 우리 두산은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날씨 탓만 하기엔 왠지 찜찜한 투수들의 난조, 라미레즈의 실망투, 승리조 외에는 믿을만한 미들맨이 안보이는 이 답답함... 올해만큼은 무조건 우승이라는 선수들의 굳은 결의가 무색하게 느껴지는군요.  

일단 뭐 지금은 단지 시범경기일 뿐이고, 시범경기에서 잘하는 팀치고 정규리그에서 치고 나가는 팀 못봤고... 어쨌든 우리 선수들도 사이클이란게 있는만큼, 지금은 컨디션 저점에서 서서히 상승중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야구 하루 이틀 보는 것도 아닌데요. 뭐...

하지만 개막때까지 투수들의 컨디션은 단도리해야 할겁니다. 니퍼트, 써니, 메시아, 곱창, 아기곰 빼곤 바짝 나사를 조였으면 하네요. 단, 라미레즈는 타지에 와서 적응기간인만큼 용기를 붇돋워주고요. 기가 죽어있는 것 같아서 안쓰럽네요.

그저.. 달감독님만 믿습니다!

두산의 2011년 시범경기를 지켜보니 기대와 우려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비빔밥 같네요. 가슴 설레게 하는 선수도 있고 한숨 나오게 하는 선수도 있긴한데... 전반적으로는 컨디션이 바닥에 있을 뿐, 기본적인 전력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비록 승보다 패가 많은 성적이지만요. 아쉬운건 투수진이 여전히 물음표가 많다는 점인데, 좀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미소 1. 임태훈
임태훈은 두산팬들에게 원초적인 모성본능을 느끼게 하는 친구죠. 작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터프 세이브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링위에 올라 피투성이 끝에 승리를 따내는 가장의 모습과 흡사했는데... 그 투지와 경험 때문에 올해는 소방수 임무를 맡았습니다. 본인의 희망을 살린다면 선발이어야 하는데... 이렇게 팀을 위해 늘 희생하는 모습때문에 두산팬들은 임태훈에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SK전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니 한결 더 성숙해진 모습이더군요. 묵직한 직구도 낙차큰 커브도 충분히 리그 정상급이었구요. 운영능력도 좋네요. 임태훈이 제2의 진필중이 되어준다면 한국시리즈 마지막 공은 그의 손에서 결정될겁니다. 

미소 2. 김재환
방송에서 캐스터가 그러더군요. 조만간 김현수의 인기를 뛰어넘을 선수가 김재환이라고.. 얼굴이 콩알만해서 '얼콩'이라 불린다는 얘기도 처음 들었습니다. 인천고 시절에 밀어때려 홈런치는 장면보고 반했었는데, 이제 서서히 그 진가를 드러내는 것 같네요. 김재환의 장점은 빠른 스윙입니다. 전성기의 김재현을 보는 듯한 배트 스피드를 가진데다, 안정감있는 스윙 매커니즘으로 타구의 질이 참 좋죠. 왠만하면 빨랫줄입니다. 2루수 살짝 넘겼는데 그게 홈런이 되었다는 얘기가 현실감있게 느껴지더군요. 문제는 포지션입니다. 가급적 최준석 군대간 이후 1루수로 정착해줬음 하구요. 올 시즌은 지명타자로 출전합니다. 달감독님은 2번타자로 넣겠다고 하셨는데... 참고로 김현수가 처음 1군에서 뛸 때 2번이었다능...  

한숨 1. 라미레즈
기대가 너무 컸나요? 실망스러웠습니다. 공의 위력이 평범하더군요. 직구 스피드도 제구력도 평균수준으로만 보였습니다. 기교파 투수라면 운영능력이 필수인데 그런 것도 안보이고... 과거 세데뇨처럼 산업연수생으로 받은게 아닌가 싶네요. 한경기만 봤기에 아직은 판단 유보지만,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메이저리거나 적어도 메이저와 마이너의 스플릿 계약을 맺는 선수들은 몸을 늦게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곤 하죠. 하지만 라미레즈는 마이너리거이기에 봄에도 몸을 만들어놔야 합니다. 그래야 시장에서 제값을 받으니까요. 그래서 아직 몸이 덜 풀렸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한숨 2. 김성배
달감독님이 믿는 투수니 좀더 시간을 주긴 하겠지만, 5선발이라고 하기엔 중량감이 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죠. 좌타자에게 약했던 모습을 고쳤다고는 하나 아직은 모르겠구요. 이현승이 훨씬 나은데 하는 생각만 맴돌더군요. 달감독님이 5선발 우선권은 김성배, 다음은 홍상삼, 그 다음으로 이현승을 점찍으신 것 같은데, 불펜에 쓸만한 왼손이 없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만... 우모는 이현승의 선발능력을 높게 평가하는지라 아쉽기만 하네요. 어쨌든 달감독님이 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수 있다는걸 김성배는 유념해야 할겁니다. 올해는 우승 외에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을테니까요.


드디어 2009 시즌 시범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상대는 히어로즈로 목동에서 열렸는데요. 경기는 3:2로 이기긴 했지만, 시범경기인만큼 승패는 의미 없습니다. 단지 동계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이 얼마나 늘었는가가 관전 포인트죠. 특히나 FA로 나간 선수들은 많지만 들어온 선수가 없는 올해는 더더욱 자발적 기량향상이 성적을 좌우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시즌에서 주목해야할 선수는 너무나 많습니다. 우선 신인 최고몸값 성영훈, 제2의 정수근 정수빈, 기대주 유희관, 돌아온 손병장 손시헌, 잠실갈매기 이원석, 우즈를 꿈꾸는 왓슨,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민병헌, The Khan 용덕한, 김경문감독의 칭찬 릴레이 홍상삼 등 셀 수 없이 많죠. 이렇게 새로 합류한 선수들 말고도 관심가는 선수들은 많답니다. 작년의 신데렐라 오재원은 얼마나 더 날카로워졌는지, 채상병과 최승환, 김진수, 용덕한의 포수 주전대결은 어떻게 펼쳐질지, 김동주는 우승청부사 역할을 얼마나 다부지게 할지, 할매 전상렬은 올해도 건재할런지, 이용찬은 주전 마무리로 자리 잡을지, 정재훈은 선발로 멋지게 성공할런지, 기계 김현수는 거포본능을 깨울지, 맘 착한 유재웅은 올해 주전자리를 꽤찰지 등등 팬심으로는 하루 빨리 야구장에 가고잡네요.

오늘 경기에서는 이용찬과 정수빈이 잘한 모양이네요. 이용찬은 무려 155km의 광속구를 던져 1이닝을 깨끗하게 마무리하고 세이브를 따냈답니다. 지금 이 날씨에 155km를 던진다는게 놀라울 뿐입니다. 날씨 따뜻해지면 한국 야구역사 다시 쓸지도 모르겠네요. 게다가 안타 맞은 선두타자 강정호를 견제구로 잡았다는 점... 참 기특하네요. 견제구의 달인 봉중근이 떠오릅니다. 1번으로 나온 정수빈도 3타수 1안타 치고 도루시도도 있었네요. 비록 실패했지만, 이종욱을 닮고 싶다고 한만큼 전혀 개의치말고 뛰고 또 뛰어서 두산의 스피드 허슬야구를 전승해주기 기대해봅니다.

선발투수 김선우도 3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했구요. 오재원, 유재웅, 김동주도 제몫을 한 모양이네요. 손시헌도 탄탄한 수비실력 뽐냈구요. 반면 진야곱은 나오자마자 얻어맞아서 실점했다고 하는데... 뭐 걱정할꺼 없습니다. 진야곱도 자신의 재능을 분명 떨칠 날이 올테니까요. 느긋하게 마음먹되 다부진 각오로 임하기 바랍니다.

다음주 LG전에는 한번 갔으면 하는데 스케쥴이 될런지 모르겠네요. 행복한 야구시즌이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_^

덧글...
이경은(eunie2)님의 노제가 잠실구장에서 있었다고 하네요. 아마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팬의 입장에서 경기장을 도는 노제를 지낸건 최초가 아닐까 싶은데, 비록 유족은 아니지만 허락해준 두산구단, 그리고 LG구단에게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유족을 대신한 감사의 글도 엠팍에 올라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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