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콘서트 마치고 나서 한참 후에야 포스팅으로 올리게 되네요. 그간 이러저러한 일이 겹치기도 했었는데, 결정적으로 사진을 못찍어서 딱히 올리기가 좀 뻘쭘했더랬죠. 대신 다른 분들이 찍은 사진에 혹시 제가 있을까 기다리고 있는데요. 사진 나오면 그 때 다시 올리기로 하고 일단 데뷔전에 대해 포스팅할까 합니다.

스프링콘서트는 지난 토요일 강남의 교보타워에서 있었습니다. 장소는 나쁘지 않은데 주차장이 워낙 비싸다는 말 때문에 주변을 물색했는데요. 주말 강남의 주차사정이 워낙 최악인지라 그냥 교보타워에 주차했죠. 나올 때 보니 그닥 비싸지도 않던데, 괜히 떨었나 싶더군요.

어쨌든 장소에 도착하니 군데군데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첼로파트도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간단히 인사하고 있는 사람끼리 미리 화음을 맞춰 봤습니다. 오~ 환상적이더군요. 정말 감정의 흐름까지 모두 완벽했습니다. 지금까지 연습했던 수준보다 한차원 더 높아진 느낌이었죠. 다들 만족스러워하는 분위기였구요. 덕분에 자신감 충전은 120%로 올렸습니다. 다행히 그닥 떨리지도 않았구요.
 
마침내 약속된 공연시간이 됐습니다. 관악기, 현악기 파트 모두 6팀인가 있었는데 우리가 4번째 였습니다. 구석에 앉아 지켜보는데 생각보다 음색이 좋진 않더군요. 다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소위 삑사리도 났구요. 음정이 완전 틀리게 연주한 경우도 있었죠.

단장님이 사회를 보셨는데, 애속하게도 그런 부분을 농담섞어 가며 적나라하게 지적하시더군요. 다들 웃으며 격려했지만 아마 당사자는 저으기 쪽팔렸을껍니다. 이러다 내가 지적당하는건 아닐까 은근히 긴장도 탔습니다. 게다가 객석에 있던 아기곰이 지루한지 칭얼대다 소리까지 지르기 시작하더군요. 어찌나 신경쓰이던지... ^^

드디어 우리팀 차례가 되었죠. 자리를 6명으로 세팅하느라 조금 늦어졌습니다. 일단 숨을 고르고 3곡중에서 '캐논변주곡'부터 들어갔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엘리제를 위하여'... 휴우~ 무난하게 끝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바하의 Jesus, Joy of man's desiring... 사실 그동안 이 곡을 가장 심혈을 기울여 연습했고, 바로 직전에 했던 리허설에서도 꽤 괜챦아서 자신이 있었는데요. 막상 연주하니 생각보다 소리에 힘이 안실리더군요. 아마 혹시나 틀릴까 위축이 되었나 봅니다. 같은 파트를 맡고 있는 선배는 중간에 음을 놓쳐서 약간 흔들리기도 했구요.

하지만 큰 실수 없이 연주를 마쳤습니다. 인사하고 나와서 연주자들끼리 서로 격려하는데 만면에 웃음이 떠나질 않더군요. 뭐랄까... 성취감과, 긴장감에서 벗어난 해방감, 그리고 뿌듯함? 뭐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맴맴맴.. 돌더군요.

첫 데뷔전을 나름 무난하게 치렀다고 생각하니 스스로 대견스러웠구요. 2월에 첫 레슨을 시작해서 4월에 첫 콘서트 데뷔를 했으니 스스로 칭찬해도 부끄럽진 않은것 같네요. 무엇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할 동기부여를 찾은 것 같아 기쁘구요. 10월 정기 연주회 준비에 또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도 작년처럼 정말 바쁠꺼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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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무대에 서는거지만, 큰 부담없는 스프링콘서트라 그런가요? 그저 담담하네요. 워낙 연주하는 비중이 낮아서 박자만 잘 맞추면 되겠지 하고 있습니다.^^

저번에도 포스팅했지만, 첼로만의 합주에서 저는 배경으로 깔아주는 음을 주로 맡고 있구요. 존재감이 그닥 드러나진 않습니다. 파트 4인지라 대부분 조용히 깔아주다가 막판에 한번 멜로디로 치고 나가는 부분이 있는 정도지요. 요요마가 이 부분을 맡았다고 할만큼 클라이막스의 중요한 곳이긴 한데... 어쨌든 이 부분을 특별히 많이 연습하고 있구요. 쿨럭~

오늘 저녁에 마지막 연습하고 나면 내일 바로 실전이군요. 선배들은 올라가면 아무 것도 안들린다고도 하고, 정신없다고도 하는데, 전 겁나기 보다는 그게 어떤 기분일까 느껴보고 싶네요.

허긴 무대에 서본지도 워낙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보니 하룻강아지 범무서운줄 모르고 덤비는거 같기도 하네요. 주말에 시간되면 첫 스프링콘서트 후기를 간단하게나마 포스팅할까 합니다. 커밍 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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