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IT행사인 WIS(World IT Show)에 마지막 날 다녀왔다. 관람객은 기대보다 많았다. 그러나 삼성, LG의 UHD TV 신제품과 KT, SKT의 서비스들을 제외하곤 그다지 눈에 띄는건 없었다. 특히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볼 수 있을 만한 아이템은 찾기 어려웠다. 각 대학에서 내세운 것도 마찬가지고. 이건 경제의 허리가 되어야 할 IT 중소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씁쓸했다. 


가장 흥미로웠던건 삼성전자의 UHD TV 시연이다. 화질이 4배 이상 좋아졌다는 설명은 한눈에 봐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얇은 두께는 국내 기술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헬스용 자전거와 TV를 연결해 게임할 수 있도록 구성한 시연부스 근처엔 관람객들이 많았다. 글래머 도우미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쉬운건 스마트TV 서비스. 곧 애플과 전쟁을 벌여야 하는 분야인데 삼성만의 앳지있는 서비스는 보이지 않았다. 이건 LG도 마찬가지더라. 애플의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와야 비로소 그걸 따라할런지 모르지만, 창의적인 UX나 서비스는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두 손의 움직임을 인식한다는 TV는 손짓을 여러번 해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도우미가 머쓱해 했다. 무엇보다 손짓으로 채널을 돌린다는 발상은 신선해 보이지만 실용적이지 않아 보였다. 손을 들고 있는건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힘도 들었다. 게다가 인식률이 떨어지는 TV앞에서 허공에서 손짓한다는건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좀더 TV에 적합한 UX가 필요해 보였다. 잡스라면 어떻게 구현할까?


통신사는 몇몇 IT서비스를 선보였다. 그중 KT의 올레 스마트전기택시와 SKT의 스마트클래스는 여러모로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었다. 이미 나와있는 기술들을 대체할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미 네트워크가 과잉인 사회에서 통신사 역할이 과거처럼 주도적일 수 있을지 더욱 우려가 될 뿐이다. 


전체적으로 아쉬운건 보여주는 WIS가 일방향 전시에서 벗어나 양방향으로 관람객과 소통했으면 한다는 점이다. 예전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GSMA에서는 부스 곳곳에 세미나와 토론회가 열려 실제 전시측과 관람객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했다. 그러나 WIS에선 그런건 찾아볼 수 없었다. 홍보용 도우미만 배치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하는건 대한민국 IT 소비자의 수준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리뷰어들이 모여 있는 곳이 대한민국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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