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휴가의 첫 행선지는 무창포 비체팰리스입니다. 자형네가 마련한 리조트인데, 생긴지 얼마 안되어서 깨끗하다고 하더군요.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그런대로 호평이 많구요. 자형네는 일찍 아기곰 데리고 먼저 출발하고 와이프랑은 금요일 저녁 늦게 시동을 걸었네요. 도착하니 이미 캄캄한 어둠이 깔린 서해바다가 리조트 앞에 출렁이고 있었습니다. 누나들과 오후 내내 신나게 놀았던 아기곰은 엄마, 아빠 와도 별로 아는체도 안하고, 마냥 누나들 꽁무니만 쫓아 다니네요.

첫날은 그냥 잠만 자고 둘째날 수영과 스파, 사우나로 하루종일 시간을 보냈습니다. 간만에 수영하게 되는지라 기대를 잔뜩했는데 수영 풀이 좁고 얕아서 운동하기에는 모자람이 많더군요. 그냥 물장구 치고 애들이랑 놀기에 적당했습니다. 워터파크 안에서 점심까지 해결하고 사우나까지 하니 노곤해지네요.결국 4시쯤 못되어서 다들 방으로 올라왔습니다. 워터파크의 시설이 안좋은건 아니지만 규모가 작아서 몇번 해보면 더이상 시도할 시설물이 없어서요. 안면도의 오션파크를 생각해도 턱없이 작구요. 집근처의 워터랜드와 비교해봐도 다양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가족끼리 간만에 물놀이 했다는 점 때문에 대체로 만족하게 되네요.


무창포는 관광객 대부분이 가족단위입니다. 들어보니 대천해수욕장은 젊은이들이 운집하는데 반해, 이쪽은 나이대가 높다고 하네요. 실제로 3대 혹은 4대의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참 보기 좋더군요. 핵가족화되어버린 요즘 이런 휴가철 혹은 명절 아니면 한데 모이기도 쉽지 않죠. 덕분에 분위기는 좀 올드합니다.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를 제외하면 차분한 편이구요. 통통튀는 분위기는 없습니다. 그래서 재미는 별로...죠.

그리고 무창포는 바닷길이 열리는 곳입니다. 밀물과 썰물의 조수 간만차가 꽤 커서 아침엔 갯벌이 드넓게 제몸을 드러내지만, 밤만 되면 파도가 넘실대죠. 예전에 대부도 갔을 때와 비슷한 풍경이네요. 세째날 모두 열리는 바닷길 따라 섬으로 가볼까 했는데 포기했습니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서 바닷물이 남아있는 돌밭길을 몇 km씩이나 행군하고 싶진 않았거든요. 피서를 하러왔지, 찜통속으로 들어가려고 오진 않았기에... 하지만 사람들은 꾸역꾸역 양산을 써가며 기를 쓰고 걸어갑니다. 순간 생각했죠. 참 대단한 이열치열의 민족이구나...

2박3일은 생각보다 일정이 짧네요. 실질적으로는 하루만 놀 수 있고, 나머지는 오고가는데 시간을 버리니... 최소 3박4일은 가야 좀 노는 맛이 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주 대관령 수련관 행이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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