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올블로그를 시끄럽게 하는 입사 취소통보에 대해 어줍쟎은 의견을 피력합니다. 지금까지 블로고스피어의 논의는 이미 블로그칵테일의 실수 내지는 잘못한 일로 귀결이 되었습니다. 블로그칵테일 사장도 이미 사과문을 냈구요. 그렇기에 이 부분에 대한 더 이상의 논쟁은 큰 의미가 없을 듯 싶네요.

다만 기업이 성장해 가면서 고객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가의 문제에 대해 블로그칵테일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올블로그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기업가치 측면에서 블로그칵테일의 가장 큰 메리트는 고객이 기업을 기업이 아닌 '친구'로 본다는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은 올블로그 서비스에 대해 애정어린 질책을 하기도 하고, 외부 비판에 대해 자발적인 우군이 되어주기도 했죠.

고객이 이렇게 인식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젊은 기업 이미지,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 왠지 회사라기 보다 동아리 같다는 느낌, 블로거들을 가장 잘 이해해준다는 측면에서 동질감을 이끌어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약자에 대한 보호본능도 깔려 있지요.

하지만 이번 사태는 위에 언급한 모든 이미지가 뒤바뀐 결과를 낳았습니다. 입사지원자인 희주님이 약자인 만큼, 블로그칵테일의 미숙한 처리는 블로거들로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강자의 폭력으로 인식하게 된거죠. 결국 블로거들은 블로그칵테일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마치 네이버에 대한 블로거들의 반감과 유사하다 할 수 있겠네요.

그럼 블로그칵테일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희주님에 대한 사과 및 피해보상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업문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어져야 할껍니다. 기업 설립 초기의 온정적인 문화는 강한 추진력을 이끌어 내는데 유용하지만, 기업이 성장할 수록 그리고 고객군이 커져갈수록 조직력이 뒤받침되어야 하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온정주의는 비합리적인 기업문화로 이어질껍니다. 실제로 여러 기업은 가족적인 분위기의 벤처에서 도약하지 못해 주저앉기도 했구요.

블로그칵테일로서는 이번 기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수평적인 문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직적인 체계구축에도 신경쓰길 바랍니다. 이렇게 고객들이 비판하는 것도 다 애정이 있기 때문이구요. 이런 비판마저도 없어지는 날 블로그칵테일은 그저 그런 기업 중의 하나로 전락할껍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