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음악극 한편 봤습니다. 모임에서 4월 행사로 <미드썸머>라는 작품을 관람했는데요. 극본도 탄탄하고 연출이나 연기도 괜챦아서 90분이 전혀 지겹지 않았습니다. 음악극 특성상 노래가 작품을 휘돌아감는데, 통기타와 썩 잘 어울렸구요. 막판엔 우클렐레도 나왔네요. 예지원은 예전 <버자이너 모놀로그>에서 처럼, 캐릭터에 녹아들어가는 연기력을 보여줬습니다. 노래와 기타, 우클렐레 연주솜씨도 괜챦았구요. 

<미드썸머>는 30대 남녀의 사랑이야기입니다. 로맨틱 코미디란게 원래 결과는 뻔하지만 그 과정이 흥미롭죠. 밀고 당기기의 진수라고나 할까... 사회적 배경이 전혀 다른 두 남녀가 티격태격 부딪히면서도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맺음하는, 그래서 유쾌했습니다. 변호사와 조폭똘마니가 주말사이에 겪는 여러 사건들을 겪는데요. 사건은 이 둘을 뗄 수 없는  사이로 만들어 버립니다. 얼마전 골드미스들이 결혼할 남자들이 없다는 기사를 떠오르게 하더군요. 영국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이 작품은 시간이 뒤죽박죽 교차해가며 서로의 심리를 반복해서 보여주는데요. 그래서 각 상황별로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는지 리얼하게 드러납니다. 같이 본 연극에 조예깊은 분도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개인적으로도 그렇습니다.

작품은 'Change is possible'의 해석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거스름돈 가능합니다'가 아닌 '변화가 가능합니다'로 해석하는 순간 새로운 길이 열리고 두 주인공이 해피엔딩으로 골인하게 되죠. 우리네 인생도 그러한듯 싶습니다. 

끝나고 예술의 전당 근처 와인바에서 뒷풀이를 했습니다. 때론 공연보다 공연본 감상을 서로 얘기하는게 더 재밌을 때가 있죠. 어제도 음악극 못지 않게 뒷풀이가 유쾌했습니다. 서로 다른 관점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고, 신변잡기도 나누면서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뒷풀이 끝나고 몇명은 새벽까지 모임문제로 한잔 더 했습니다. 결론을 낼 수 있어 다행이구요. 우모와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져 흐믓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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