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곰과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메시지가 왔습니다. 알렉스 왈... 써니가 완봉승을 했다는... 헉... 정말? 사실 롯데에게 당한 2연패와 이상한 루머에 맘 상해 3차전은 아예 보지도 않았거든요. 대전에서 올라오는 그 교통체증 속에서도 야구는 관심밖이었습니다. 행여나 지고 있으면 얼마나 가슴 아플까 싶어 애써 외면했었구요. 집에 와서도 인터넷도 안켜고 그냥 자전거끌고 아기곰과 나왔더랬죠. 그런 두산이 이겼다는 겁니다. 그것도 써니의 완봉승으로... 기쁜 마음에 집에 한달음으로 들어와 하이라이트도 확인했습니다.

세번째 게임은 완벽한 승리였더군요. 어쨌든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고참의 진가를 발휘해준 써니,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기계의 홈런과 알렉스도 좋아라했던 고젯의 멀티히트도, 우윳빛깔의 타점도 어찌나 반갑던지... 사실 어제 이상한 소식을 듣고 불길한 기분에 휩싸였더랬죠. 이런 분위기에 말려 자칫 선수들이 스스로 무너지고 시즌을 망치게 되는건 아닌가 하는... 이러다 감독교체와 어수선한 분위기로 몇년째 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어느 팀 꼴 나는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워 경기를 보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비록 1승 2패로 패배의 시리즈였지만 하마터면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위기에서 살아돌아온 느낌입니다. 절벽위에 피어있던 써니플라워가 곰들의 투지를 살린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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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나와 태훈이의 루머에 가슴 아팠습니다. 어제는 송아나나 태훈이나 하이에나 앞에 던져진 고깃덩어리였거든요. 진위야 차차 밝혀지겠지만 하이에나들은 진위와 상관없이 또 물어뜯을게 뻔해서... 둘다 무소의 뿔처럼 잘 견뎠으면 하네요. 특히 얼마전 송아나한테 온갖 인간적인 모욕은 다해놓고, 이제 와서 불쌍하다며 태훈이 욕하는 모팀 팬들은 참 찌질해보인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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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페르난도 니에베는 첫 등판에서 실패했습니다. 뭐 한국무대가 만만치는 않지요. 다음 등판에서 성공이든 실패든 니에베는 현실적으로 안고갈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다시 교체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오각성해줬음 하네요. 첫판은 연습경기였다고 믿어줄테니... 제발...


사직구장 첫 3연전에서 거둔 수확 네가지. 첫째 거포 김재환의 발견, 둘째 니퍼트의 에이스 등극, 세째 이종욱의 컨디션 회복, 네째 김지토의 부활 등입니다. 의심할 수 없이 두산은 강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팩트들인데요. 개인적으로 김재환이 드디어 껍질을 깨고 나왔다는게 참 고맙습니다. 이제 상대투수들은 두산전에서 김현수만큼 조심해야 할 왼손거포가 하나 더 늘었구요. 잠실구장은 재환돌을 보러오는 여성팬들로 물결을 칠겁니다. 이참에 재환이 유니폼 하나 구입해야 되나요? 재환이가 지갑을 열게 만드는군요.

1차전 : 4-4 무 롯데-두산 4시간 16분 혈투, 결국 4대4 무승부
2차전 : 10-2 승 '니퍼트 3승투+18안타' 두산, 10-2로 롯데 대파
3차전 : 7-6 승 두산, 롯데에 재역전…원정 2연승

사실 김재환은 초기에 주어진 기회를 못살렸더랬죠. 계속 땅볼만 날렸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안했습니다. 스윙매커니즘이 참 이뻤거든요. 김재현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빠르고 간결한 스윙은 시원시원했구요. KBO에서 찾기 힘든 파워풀한 어퍼스윙은 분명 거포의 탄생을 알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안타 하나만 나오면 봇물터지듯 뽑아내리라 믿었죠. 그런 기대에 부응해준 김재환, 대견합니다. 사직구장에서 첫 홈런도 쳤고 알토란같은 타점도 기록했구요. 이제 경험만 차곡차곡 쌓아나가면 기계, 두목곰과 함께 KBO 최고의 클린업트리오를 이룰 수 있을겁니다.

니퍼트는 우승청부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벌써 3연승째구요. 홍성흔이 키큰 오승환이라 표현했듯이, 볼끝이 워낙 살아있어 맞추기 쉽지 않은 스타일이죠. 하지만 구위보다 더 맘에 드는건 야구를 대하는 그의 자세입니다. 겸손하게 한국야구를 배워나가는 모습이 듬직하구요. 위기에 닥쳐도 흥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참~ 착한 투수입니다. 한마디로 리오스의 재림이죠. 그런 마인드를 만약 시장에서 판다면 달세는 집을 팔아서라도 가져와야 할겁니다.

마지막으로 이종욱과 지토가 돌아왔다는게 두산에 큰 힘이 되어줬네요. 그간 이종욱은 컨디션이 안좋았는데, 사직경기를 계기로 허슬심장의 모습을 찾았구요. 지토도 오랜 부상공백에서 복귀해 승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폭포수 커브는 리그 정상급인데다 경험도 풍부해 위기시에 두산을 구해줄 적임자죠. 덕분에 KILL라인의 불펜진은 좀 여유를 찾을 수 있을겁니다.

경기는 모두 재밌었습니다. 홍성흔의 다이빙 캐치도 멋있었고, 전준우의 홈송구도 환상적이었죠. 다만 김현수에게 던졌다는 돌멩이는 옥의 티였습니다. 이 돌때문에 경기가 지연되었다고 하던데... 만약 사실이라면 이건 살인미수에 해당되는 중범죄죠. KBO의 강력한 제재조치가 있어야 할텐데 그냥 유야무야되는 분위기입니다. 누구 하나 다쳐야 정신차리려나...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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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원정 첫 선발은 랜디민익입니다. 달세 차례였는데 달감독님이 무언가 메시지를 주는 것 같네요. 제대로 랜디민익이 될 찬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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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위원 김용희는 어떻게 짜를 수 없나요? 편파해설도 문제지만, 어눌한 말투에 해설이라곤 없이 그냥 보는대로 감탄만하는 멘트는 너무나 저렴합니다.


사이판 시내관광하다가 롯데자이언츠 훈련장을 휙 지나갔습니다. 가이드 말로는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고 하는데, 보고 싶은 마음 간절했으나, 혼자만 간 여행이 아닌지라 그냥 차안에서 사진만 찍고 말았습니다. 봤으면 우리 홍포도 간만에 봤을텐데... 사진 오른쪽이 훈련장에 붙어있는 롯데자이언츠 플래카드이구요. 왼쪽은 우모의 분신 두산모자가 사이판에도 대동한 모습입니다.


롯데...! 올해는 양승호감독 체제의 첫 해인만큼 너무 무리하진 말고 열심히만 해줬음 좋겠네요. 가을야구에서 매해 우리한테 깨져 미안한 마음 없지 않지만, 뭐 홍포 가져간 댓가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으려나요? 그나저나 우리 홍포는 코치로라도 친정에 복귀했음 하는데, 몇년은 더 기다려야겠죠?

아... 중간에 lg 훈련장도 봤습니다. 아마 선수들은 없는 듯 보였네요. 그리고 가이드 말로는 이대호가 자전거를 좀 탄다고 하던데 살빼기 위함일까요? 아니면 가이드의 그냥 드립이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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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재활훈련 중인 장성호선수를 만났습니다. 그 이야기는 이어지는 포스팅에서 알려드릴께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의 우세를 예상했던 우모를 무색케하는 반전 드라마가 쓰여지고 있습니다. 잠실에서 2연패 후 사직에서 다시 2연승을 거둬 시리즈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네요. 이제 잠실벌에서의 마지막 혈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만약 이길 경우 2패후 3연승이라는 미러클 두산의 기적을 또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오늘 경기는 저녁약속으로 하이라이트만 보고 짧게 남깁니다. 우선 오재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네요. 4회말에 보여준 오똘의 수비는 정말 소름을 돋게 하더군요. 감히 올 시즌 최고의 수비였다고 말할 수 있을겁니다. 아름답고 다이내믹한 수비동작도 그렇지만, 그 수비 덕분에 경기의 흐름을 지켜나갈 수 있었거든요. 1, 2차전의 허술한 수비로 화난 우모를 달래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정수빈의 홈런도 눈물나게 대견스러웠습니다. 폼이 예쁘고 스윙인 빠르고 간결해 분명 포스트 이종욱으로 손색이 없구요. 부담이 많았을 임태훈과 정재훈의 호투도 너무 고마웠습니다. 또 용덕한의 멋진 수비와 멀티 안타 최고였구요. 이종욱의 허슬플레이...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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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황재균의 유격수 수비가 의외로 불안하더군요. 3루에선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데, 유격수에서는 스텝이 딱딱해 보였습니다. 특히 3유간의 깊숙한 땅볼은 잡더라도 1루로 던지는 송구동작이 느리고 부정확해서 내야안타 만들기 어렵지 않아 보이네요. 손캡틴의 간결한 송구동작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두산은 이 점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을 듯 하네요.

걱정스러운건 투수진과 야수진의 소모가 심해 플레이오프에 오른다해도 삼성의 무지막지한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겁니다. 특히 선발투수는 김선우와 홍상삼을 제외하곤 선발 중간으로 모두 활용해 이제 어떻게 짜야할지도 모르게 되었네요. 그래도 우리 선수들 투혼을 발휘해서 미러클 두산의 면모를 과시해주기 바라구요. 화요일 경기에서도 꼭 승리해 우모의 예상을 깨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일단 결과도 결과지만 두산답지 않은 경기를 했다는게 실망스럽습니다. 두산의 팀컬러는 뭐니뭐니해도 최강 야수들의 탄탄한 수비와 화끈한 공격력 아닌가요? 게다가 단기전이라면 수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근데 그 수비의 집중력이 무너졌다는게 우울하게 하네요. 방망이가 안터져서 졌다면 그건 뭐 회복할 수 있는 문제지만, 수비는.... 어휴....

작년 롯데와 준플에서 싸울 때 그닥 긴장이 안되었던건 허술한 롯데 수비 덕분이었는데요. 그게 바로 올해의 우리 모습일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휴우.... 이상하게 시즌 막판에 두산 수비가 흐트러지더니 결국엔 이런 1차전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뭐 어쩔 수 없구요. 이왕 이렇게 된거 인셉션해서라도 오늘 경기의 기억을 지워내야 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물고 늘어져 3차전은 꼭 가져 와야 되구요. 그러기 위해선 써니의 불꽃투혼 필수죠. 다시 한번 믿습니다...

늘 말하지만, 준플레이오프는 롯데한테 이겨야 본전인 경기입니다.
닥치고 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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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하고나니 9회에 작정하고 망가지더군요. 아주 정신줄을 제대로 놓은 애교를 보니 용찬이도 생각나고... 술을 누구하고 먹었는지 얄밉기만 하고... 밤은 깊어가는데 잠은 안올꺼 같고... 젠장...


이번 포스트 시즌은 이상하게 관심이 안가네요. 예전 같으면 벌써 흥분되고, 초조해지는 느낌에 빠지곤 했는데... 아무래도 3위로 떨어진 이후 우승 가능성이 옅어진 것과, 막판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실망을 했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기분은 그렇습니다. 예매는 아예 생각도 안했구요. 첫 경기인 수요일에도 첼로 레슨을 갈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두산을 응원하지 않는건 아니죠. 뼈속까지 곰의 기운이 서려있는데 어찌 우리 새끼들을 외면하겠습니까? 당연히 이기길 바랍니다. 희박하지만, 롯데, 삼성을 꺾고 숙적 SK도 작살내주기 간절히 원하구요. 그렇게만 된다면 참 기쁨의 눈물을 흘릴꺼 같은데... 다만, 이번 시즌에서 우리 선수단에 좀 실망한게 있어서... 마구 기다려지진 않네요. 쓰다보니 글이 갈팡질팡인데, 굳이 교정하지 않는건 마음상태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우모는 롯데가 이기리라 예상합니다. 이유는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다르기 때문이죠. 위기에 닥쳤을 때 선수단이 뭉치는거 보면 산술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힘이라는게 있거든요. 그게 지금 롯데는 하늘을 찌를 듯 한데, 두산은 그렇지 못합니다. 단편적인 예가 홍성흔이 부상으로 못나왔을 때 롯데는 연승하고, 이용찬이 시즌 아웃되었을때 두산은 그렇지 못했다는거죠. 팀 공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홍성흔이 빠졌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롯데가 쉽지 않을꺼라고 했었죠. 하지만 홍성흔 대신 무명 선수들이 나와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고 연승가도를 달렸습니다. 마치 과거 두산을 보는 듯 했네요. 게다가 덕아웃에서 붕대감고 선수들을 독려하는 홍지명을 보고는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홍지명이 두산에 있어야 했는데... 에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죠.
 
하지만 두산은 마운드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용찬이 빠진 이후에도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손캡틴을 중심으로 쫄병들이 뭉치고 두목곰과 타신이 뒷받침해주고, 투수쪽에는 써니가 이를 바득바득 갈고 밑에서 신예들이 치고 올라와주고 그래야 했는데... 그래서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전통을 이어줘야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롯데와 반대의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그때 우모는 올해는 우승이 힘들겠구나 포기했네요.
 
게다가 롯데는 로이스터의 연임이 포스트시즌 성적에 달려 있기에 선수들은 더욱 집중력을 발휘할겁니다. 기록은 단기전에서 그리 쓸모없다고 보면, 지금 상황에서 두산이 나은건 경험밖엔 없네요. 그나마 롯데도 3년 연속 가을야구하면서 큰 경기 경험을 나름 축적했기에... 휴우...
 
이렇게 부정적인 전망을 하기는 참 싫은데, 지금 솔직한 심정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고 늘 변수는 있으니까 힘껏 응원하렵니다. 혹시 아나요?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여자축구가 일본에 일방적으로 몰리는 와중에도 승부차기로 승리했던걸 우리가 해낼지...
 
두산 화이팅!
닥치고 V4!
 

예정에 없던 직관을 갔습니다. 두산과 롯데의 토요일 경기. 사업 관련 일을 처리하고 차 한잔 마시고 있는데, 우천 연기될 줄 알았던 경기가 늦게나마 시작을 하더군요. 동행한 롯데팬 선배와 DMB로 좀 보다가 이러느니 차라리 잠실로 가자고 의기투합을 했죠. 이런걸 두고 이심전심이라고 하나요?

경기는 졌습니다. 초반에 써니가 전혀 써니답지 않은 밀어내기 볼넷을 두개나 내준게 컸네요. 그래도 9회말까지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줘, 그런대로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팬심이긴 하지만, 준플에서 롯데와 만났을 때 지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느낌의 근거는 애교였습니다. 그간 선발로 활약했지만 역시 애교는 중간계투에서 1~2이닝을 확실히 막아주니 존재감이 확~ 살더군요. 142~145km 정도의 돌직구에 변화구가 제구 잡히니 롯데타자들이 쉽게 공략을 못하더라구요.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것도 무시할 수 없구요. 하지만 너무나 정직한 투구 스타일이 곧잘 연타를 맞는다는게 아쉽다고나 할까... 느낌으로는, 애교는 롯데 하위타자 정도는 확실히 막아줄 수 있는데 반해, 대호와 홍지명에게는 좀 밀릴 것 같네요. 대호야 뭐 국내 최고의 타자이고, 홍지명은 왠지 볼배합을 읽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완전 근거없는 순전히 감입니다)

다만 애교의 가세로 두터워진 중간계투진에 비해 용찬이의 공백으로 빚어진 마무리의 공백은 좀 고민이 되네요. 경험많은 제구력의 마술사 메시아가 메워주리라 예상됩니다만, 어쨌든 사고친 용찬이가 미울 뿐이고, 이왕 사고친거 제대로 반성하고 돌아오길 바랄 뿐입니다. 그나마 롯데의 마무리도 공백이긴 마찬가지여서 다행이라 여기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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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감독에 대해 불만이 없습니다만, 요새 심리게임에서 계속 밀리는거 같아 안타깝네요. 원래 상대방을 살살 긁는 스타일인 성큰감독에게는 짬밥 때문인지 계속 말렸들었는데요. 이제 방쫄 선감독에게마저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거 같습니다. 올해 꼭 우승을 하겠다는 달감독의 솔직모드가 조급증에 걸린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 2등도 감지덕지라는 선감독의 겸손모드는 여유를 넘어 무서움까지 느끼게 하거든요. 게다가 이젠 롯데 로감독까지 평정심모드로 달감독을 압박하고 나옵니다. 달감독이 롯데전에서 스퀴즈를 해서라도 승리하고 싶다고 한데 반해, 로감독은 평소대로 하겠다고 했는데... 결과는 로감독의 승리였죠. 물론 찌라시 기사란게 기자의 입맛대로 편집되어 나오는 것이지만, 그런 기사를 통해 달감독이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팬들이 느끼고, 선수들이 의식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진 않겠죠. 올해는 무조건 우승입니다만, 그렇다고 과도한 중압감에서 경기하고 싶진 않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back to back 직관했습니다. 어제는 어이없는 패배로 지옥의 문을 보고 왔다면, 오늘은 통쾌한 홈런포로 천국의 정원에서 놀다 왔네요. 근데 같이 간 롯데팬 선배의 성화로 중간에 나와야 했다는게 좀 억울하기는 합니다만, 간만에 선배와 맥주한잔하니 그또한 유쾌한 일이었습니다.

오늘은 장돈건의 날이었는데요. 맞히는 족족 타점으로 연결시켜 김동주의 공백을 무색케 하더군요. 이 정도로만 해준다면 두산의 클린업 또한 롯데에 밀리지는 않을겁니다. 스코어는 일찍부터 너무 큰 스코어로 벌어져 별 의미는 없구요. 써니가 토종 에이스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것이 또 기특하네요. 오늘 경기를 계기로 무기력증에 빠졌던 두산 타선이 제 자리를 찾아갔으면 하네요.

재밌었던건 맥주마시러 가는 차안에서 본 DMB였는데요. 중계방송 화면 하단에 SMS로 응원글을 남기는 코너가 있는데, 롯데팬이 올린 글을 보고 배꼽을 잡았네요. '롯데에게 9점차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글이었는데, 당시 스코어가 2-13이었거든요. 11점차를 잘못 계산한거죠. 뺄셈도 제대로 못하니 롯데가 저 모양이니... 하면서 롯데팬 선배들을 놀렸는데... 음... 롯데팬 선배도 깔깔대고 웃더군요. 하여간 어제의 대패를 잊게 해주는 아름다운 승리였습니다. 내일도 직관을 갈까 하는데... 흠... 어찌 될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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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선물로 유니폼을 사준 후배는 오늘 그 유니폼을 입고 와이프랑 왔더군요. 와이프랑 인증샷을 찍어 핸폰으로 보내줬는데... 그렇게 두산팬이 하나 하나 늘어가는거 보니 흐믓했습니다. 순간 이렇게 자비 들여가며 팬 확장에 힘쓰는 자발적인 팬이 있다는걸 두산 회장님은 아실까 싶었습니다. 흠... 과연...?


간만에 직관 갔습니다. 지난 4월에 간 이후 참 오랜만에 나들이했습니다. 근데 결과는 좋지 않네요. 롯데에게 패했습니다. 스코어는 기억하고 싶지 않고... 그냥 이재곤이라는 듣보잡 투수에게 속된 말로 관광당했습니다. 신인투수에게 완투승을 안겨줄줄이야... 그렇게 질 줄은 몰랐는데... 역시 야구는 아무도 결과를 모르는 것이고,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걸 깨우쳐주는 스승같은 존재입니다.

롯데팬인 회사후배가 주동하는 직관이어서 부득이하게 3루측에서 봤습니다. 홀로 박철순 유니폼을 입고 3루 측에 들어서는 느낌이 마치 하얼빈역에 우뚝 선 안중근의사가 생각나더군요. 주위의 시선을 무지 신경쓰며 앉았습니다. 마산이었으면 더더욱 조신했어야겠죠? 그리고는 회사사람들과 맥주잔을 기울이다 두산이 공격할 때 쯤엔 아이패드에 격문을 써서 조용히 들었습니다. 흥분할 순간도 별로 없이 그냥 먼 산 바라보듯 앉아있었네요. 덕분에 경기도 일찍 끝나고, 술도 덜먹고, 귀가도 빨리 하고... 참 친환경 그린스포츠의 진면목을 보여준 셈이죠. 다음부터는 이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경기... 안봤음 하는 소망이... 음... 

하지만 열받아서 내일도 출격합니다. 이번에는 승전보를 블로그에 남겼음 좋겠습니다. 가뜩이나 블로그에 들어오는 날도 띄엄띄엄해지는데...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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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두산팬이고픈 후배에게 두산팬하면 유니폼을 사준다고 농반 진반으로 얘기했더랬죠. 그 후배도 오늘 같이 직관했는데요. 물론 약속대로 김현수가 마킹된 올드 유니폼을 사줬구요. 후배도 두산 광팬이 되기로 맹세했습니다. 참고로 유니폼 값은 7만원...이었습니다....


이번주 두산베어스는 성적과 관계없이 상당히 걱정스러운 한주를 보냈습니다. 야구란게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구요... 장거리 여행과 같아서 한경기 한경기에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지만... 같은 패배라도 기분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주, 특히 롯데전의 내용을 보면 두산이 당분간 현상유지하기도 쉽지 않겠구나 싶네요. 무지막지한 롯데의 홍대갈 트리오를 감안한다고 해도 두산의 대책없는 선발진은 현재 스코어 리그 중하위권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선발진을 제외한 중간과 마무리는 아직 건재하다는 점이네요.

사실 7주차 두산은 하위팀과의 경기여서 최소 4승 2패 혹은 그 이상을 노렸어야 했죠. LG와의 어린이날 시리즈 첫 경기에서 어이없이 역전패한게 아쉽기만 합니다. 그 경기만 제대로 이겼어도 시리즈 스윕을 하고 부산에 내려가는건데... 어쨌든 에이스 써니와 히메네스의 호투로 어린이날과 그 다음경기는 큰 점수차로 이겨 체면치레는 했는데요. 문제는 부산에서의 선발진입니다. 3선발(이현승)-땜방(홍상삼)-땜방(임태훈)의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이라면... 이기기 쉽지않을꺼란 점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처참하게 발릴 줄은 또 몰랐네요.  

특히 이현승... 쫌 많이 실망스럽습니다. 금동이에 10억을 얹어 데려왔건만... 원투펀치는 커녕 선발 5이닝이라도 채워줘야 하는데... 본인 스스로 동료들과 팬들한테 미안하다고 했으나... 뭐 당연히 그렇게 느껴야되구요. 여기에 상삼이까지 기대에 못미치니 가습이 답답해집니다. 그나마 임애교의 분전이 눈물겹게 고마울 뿐...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주니 그나마 보기가 편하네요. 아울러 용찬이도 점차 특급 마무리로서의 안정감을 갖는것 같아 다행입니다.

공격쪽으로는 이원석의 포지션이 눈에 밟히네요. 빼어난 실력과 성적에도 불구하고, 3루에는 두목곰, 2루에는 오똘, 1루에는 돼동건이 있어서, 선발 출장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도 나올 때마다 한건씩 해주고 있구요. 조뱀도 칭찬했다고 하니 아시안게임 대표 꿈이 꼭 꿈만은 아니지 않을까 싶네요. 그나저나 벤치에 앉아있는 고젯의 모습은 참 어색하구요. 대신 출장하는 오똘은 나름 허슬플레이는 해주지만 결정적인 실책 또한 빼놓지 않네요. 으이구~ 이눔아 내가 그렇게 너를 아끼건만... 좀 수비할땐 차분하게 해주면 안되겠니...?

기계는 슬럼프 논란 속에서도 나름 자기 방망이 휘둘러주고 있고, 두목곰과 주장곰도 앞에서 잘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반면 유대인은 아직 자리를 못잡고 있구요. 특이한건 뽕열이의 우익수 출장인데요. 양의지가 잘해주는 한 뽕열이를 포수로 앉힐 기회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지명으로 쓰기엔 아까워서 다시 외야수 실험을 하는 모양이네요. 선수 개인으로는 확실한 자기 포지션이 없다는게 아쉽지만... 두산의 두터운 뎁스를 감안하면 이해못할 것도 아닙니다. 대신 늘 열심히 하는 타신의 자리가 없어 보이는게 좀 그렇네요.

문제는 다음주입니다. 삼성과의 홈, SK와의 원정 등 험난한 상대와의 맞대결인데요. 4승 정도 거둬줬음 하는데... 솔직히 이대로라면 반타작도 만만치 않을 듯... 달감독은 다음주를 위해 박정배와 오현택을 2군으로 내리고 대신 왈론드와 지승민을 올렸다네요.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왈론드의 활용법인데요. 달감독은 이미 원포인트 릴리프로 쓰겠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일요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한타자만 상대했구요. 야구를 오래 보다보니 KBO에서 원포인트 릴리프로 용병을 쓰는 장면도 보게 되는군요. 제발 원포인트로라도 잘해줬음 싶은데... 아니 팬심으론 왈론드가 대오각성해서 불같은 투구를 해줬음 하네요. 어차피 대체용병 구하기도 쉽지 않아서리...

7주차 Weekly report... 
. 성적 : LG 원정(X ○ ○), 롯데 원정(X X ○)
. 투수 : 김선우, 히메네스, 임태훈 각 1승, 이용찬 2세이브, 정재훈 1홀드
. 타자 : 김동주, 이성열 각 2홈런, 이원석, 최준석, 양의지, 김현수 각 1홈런
. 관중 : N/A
. 순위 : 2위(20승 1무 12패)

덧글...
지방에서 올라오는데 DMB가 잘 안나와 보기 힘들었네요. 대전에서 올라오는데 천안 부근에 와서야 DMB가 쪼~금 보이더군요. 그나마도 중간중간 끊겼구요. DMB 사업 어렵다고 하더니 왜 어려운지 알겠네요. 이렇게 커버리지가 저질인데 서비스 만족도가 좋을리 없죠. 야구 빼곤 그나마도 볼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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