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야구장에 갔습니다. 회사가 잠실로 와서 좋은건 야구장이 가깝다는건데요. 정말 쫌만 서두른다면 경기 시작전에도 도착할 수 있겠더라구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발걸음을 서둘러 잠실구장 안으로 들어오니 점수는 이미 1점을 주고 있더군요. 계속된 위기에 결국 2회에 2점을 줬구요. 우리의 지토 김상현이 안타를 좀 많이 맞더이다. 오늘은 박복한 승수를 챙기기 바랬는데... 자리잡고 눈여겨 구위를 보니 그닥 좋지는 않았습니다. 직구는 142km 정도구요. 커브와 슬라이더는 115km 내외였는데, 계속 맞는것만 봐서 그런가 직구가 좀 눅눅하더라구요. 좀더 빨랐으면 하는 바램... 그래도 5회까지 꾸역꾸역 2실점으로 잘 막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공격... 초반에는 정수빈의 3루타 이후 오재원의 내야땅볼로 1점 낸 것 외에는 그닥 찬스랄 것도 없는 밍밍한 사이다를 마시는 느낌이었습니다. 로페즈가 두산에 강하다더니 정말 그런가봐요. 기아는 두산에 밥인데, 두산은 로페즈에 밥이네요. 엉성한 폼에 별로 힘들이지도 않는 것 같은데, 곰들은 사자에게 보여준 무한각목질은 어디 두고 올라온건지요. 그냥 예전 두점 베어스 보는 듯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로페즈의 호투가 눈부셨네요. 9회 끝까지 로페즈는 145km 직구 유지했구요. 9회 끝까지 곰들은 찬스를 점수로 연결시키지 못했습니다.

아쉬웠던건 1사 3루에서 손시헌의 안타성 타구를 김상현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 홈에서 민병헌을 아웃시켰던 상황이네요. 그것만 빠졌더라면 동점만들고 1사 1루 찬스를 계속 이어갔을텐데... 인터넷에서는 민병헌이 굳이 홈 쇄도할 필요가 있었느냐, 어차피 강습타가 빠지면 걸어 들어오고, 잡히면 아웃될 확률이 큰데, 스타트가 애매했다고 비판하더군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이 모든걸 판단하고 행동하기는 쉽지 않죠. 그리고 홈에서도 거의 세입에 가까워서리 심판이 세입을 줘도 무리 없었거든요. 뭐 두산이 못했다기 보다는 기아가 잘했습니다. 평소 돌글러브질 잘하던 김상현이 그 빨랫줄 타구를 잡아낼 줄 누가 알았을까요. 그래서 졌네요. 

그나저나 기아 포스트시즌에 올라오면 무서울 것 같습니다. 선발투수진이 워낙 좋아서리 투수력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단기전의 특성상 호랑이가 제대로 발톱 세울 것 같네요.

덧글...
다행히 SK도 히어로즈에게 져서 1위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SK가 헤맬 때 좀 승차를 벌여야 할텐데 말이죠. 오늘은 호랑이도 잡고, 승차도 벌이고, 서울팀의 쌍끌이 이뤘으면 좋겠네요. 두산, 히어로즈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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