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 SK가 다시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2패로 지고 있다가 다시 2승 2패로 균형을 맞추는거 보면, 예삿팀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지금 분위기로는 SK가 훨씬 유리해 보이구요. 여차하면 두산에 이어 기아도 리버스 스윕 당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네요. 만약 이 기세로 SK가 3연속 우승을 한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80년대 해태에 이어 2000년대 왕조를 구축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겁니다. 정말 김성근 감독은 대단한 승부사네요. 인정합니다.

그러기에 두산팬들중 상당수가 기아를 응원하는 것 같더군요. 대신 복수해달라는 뭐 그런 심리인 것 같은데... SK가 밉긴 하지만, 그렇다고 또 기아를 응원하고 싶진 않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설사 SK를 기아가 제압한들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까요? 오히려 SK가 우승해서 그 아성을 두산이 무너뜨리고 싶은 욕망만 커지지 않나요? 물론 그렇다고 SK가 3연속 우승하길 바라는건 아니고... 그럼 대체 뭐냐..? 사실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입니다만... 어쨌든 누가 우승하든 한국시리즈가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두산이 없는 한국시리즈가 그저 괴로울 뿐...

또 한가지 두산을 세컨팀으로 생각하는 야구팬들이 꽤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전통적으로 유순해서 미움을 덜 사는 것 같은데... 이 역시도 그리 반갑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라이벌이 많은 팀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한화를 세컨팀으로 생각하는 우모로서도 두산과 한화의 매치는 마치 청백전같은 느낌이어서 긴장감이 떨어지죠. 그만큼 재미는 없는겁니다. 반면 뉴욕양키스는 보스톤과 앙숙이고, 메츠하고도 지역 라이벌이고, 다저스와도 과거 연고지 라이벌이죠. 그래서 매 경기 긴장도가 높습니다. 안티도 많지만, 그만큼 상품성은 높아지는거죠. 수원삼성도 마찬가지구요. FC서울과 라이벌이고, 성남과도 라이벌이고, 대전과도 라이벌 관계거든요.

이렇게 두산도 앞으로 많은 앙숙을 만들어야 더욱 관심을 모을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SK와 이미 앙숙이 되었구요. LG와는 한지붕 견원지간, 삼성과는 전통의 라이벌인데, 다른 팀과는 이렇다 할 갈등관계가 없네요. 되려 롯데와는 롯산 곰매기니 뭐니 그런 관계고, 기아와도 특별히 나쁜 관계가 아니고, 삼성마저 사이좋은 싸대기 동맹이 되어버렸죠.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나는 사이여야 되는데... 쩝... 

이번에 한국시리즈에서 기아와 혈투를 벌여 철천지 앙숙이 되길 바랬는데... 아쉽게도 그러진 못했구요. 더불어 기아가 우승하기를 기원하는 것도 영 마뜩챦네요. 반 SK 동맹으로 기아와 도원결의하는 것도 그래서 반갑지 않구요. 그냥 두산은 두산이면 되고... 기아는 기아 갈 길 가면 되고... 누가 우승하든 뭐... 그저 SK를 직접 끌어내리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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