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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라듸오 데이즈'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꼭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1930년대 우울한 일제시대를 코믹하게 그려낸 발상이 재밌었고, 라디오 드라마라는 소재도 눈길을 끌 만했죠. 그리고 배우 류승범에 대한 신뢰도 한몫했습니다. 물론 KT 계열사인 싸이더스에서 만들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구요.

근데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실망도 쬐끔... 있는게 사실이네요. 조선 최초의 날방송 코미디를 표방하면서도 영화 시작하고 나서 한 30분간은 딱히 웃을 일이 없었습니다. 물론 극장에서 간혹 웃는 사람들도 있긴 했지만 말이죠. 제가 웃음이 메마르지는 않은 편인데, 어쨌든 너무 웃겨야 한다는 작위적인 상황이 오히려 거북스러웠습니다.

상황의 전개가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점수를 깎게 만들었구요. 예를 들면 경성방송국 라디오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이 기억상실증에 걸리지만 그 이후 별 다른 설명없이 회복했다는 점, 독립투사가 방송국에서 벌이는 격투와 너무나 어이없이 무너지는 일본순사들,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일본총독의 대처방식 등은 코미디라고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기엔 좀 삐걱거리는게 사실이죠.

그래도 영화는 무난한 엔딩으로 달려갑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개그맨들의 깜짝출연도 볼 만 하구요.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 마지막에 보여지는 댄스 장면도 괜챦습니다. 마치 뮤지컬의 커튼콜을 연상케하더라구요. 다만 극장에서 보실 때는 기대치를 좀 낮춰주는게 낫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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