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1995년, 2001년. 두산베어스가 우승한 해다. 


마지막이 2001년이니 그동안 무려 11번이나 우승컵을 다른 팀에 내줬다. 2000년대 후반 SK와의 라이벌전에서 한번은 우승했어야 하는데 그때 못한게 지금까지 흘렀다. 이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동주도 노쇠해 가고, 김선우도 어딘지 예전의 모습은 아닌만큼, 이들이 은퇴하기 전에 한번쯤은 더 우승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우승의 해가 올해가 되었으면 하는게 모든 두팬들의 심정이겠으나. 글쎄 일단 올해도 쉽지 않아 보인다. 냉정하게 따졌을 때 4강권의 전력에 겨우 턱걸이 하는게 두산의 전력이지 싶다. 


1. 투수진

우선 가장 중요한 투수력에 물음표가 너무 많다. 선발진은 니퍼트, 김선우, 노경은을 제외하곤 애매하다. 이용찬은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올슨은 아직 시범경기에 등판하지도 않았다. 의외로 구위가 좋다는 얘기도 있지만, 불펜 투구는 의미없다. 결국 이용찬과 올슨이 물음표를 지우기 전에 니퍼트와 김선우, 노경은이 최소한 작년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주야 한다. 중간계투진은 유희관, 윤명준, 이혜천, 변진수, 이재우, 정재훈, 김강률 등이 버티고 있고 마무리는 홍상삼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홍상삼이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닌 만큼 김강률의 마무리 카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홍상삼의 구위 회복이 열쇠고 그 해결에 따라 중간계투진의 성패도 갈릴 것이다. 전체적으로 투수진은 B+.


2. 야수진

두산 야수진을 두고 흔히들 행복한 고민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행복한 고민 역시 고민이다. 두산의 문제는 너무 많은 자원으로 인한 경쟁피로도다. 내외야 모두 중복되는 자원이 넘친다. 베스트 9을 1루 김동주, 2루 오재원, 3루수 허경민, 유격수 손시헌, 포수 양의지, 중견수 이종욱, 좌익수 김현수, 우익수 정수빈, 지명 홍성흔으로 봤을 때, 고영민, 김재호, 최재훈, 최준석, 민병헌, 최주환, 이원석, 윤석민, 임재철, 김인태,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 등은 벤치에 있거나 2군으로 내려가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건 좋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1군 혹은 주전이 될 확률이 희박하다면 그건 고문에 가깝다. 희망고문은 의욕저하로 이어지고 결국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는데 실패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야수진은 A-.


결국 두산은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강화가 답이다. 뼈를 깎는 고통으로 야수진을 정리하고 새로운 투수진을 확보하는게 필요하다. 다소 손해를 본다 할지라도 투수진의 과부하를 막고 야수진의 경쟁도를 다소 낮춰야 한다. 그 대상은 결국 주전 경쟁에서 밀린 1.5군 선수들이 대상이 될 것이다. 기나 긴 페넌트 레이스의 승자는 어느 팀이 물음표를 느낌표로 빨리 바꾸는가에 달렸다. 


또한 홍성흔 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두산의 케미스트리를 긍정의 힘으로 바꿔줄 그의 영입은 괜찮은 선택이었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나 역시 그의 영입을 쌍수를 들어 환영하지만 역시 프로는 성적으로 모든걸 말해야 한다. 홍성흔이 롯데시절 못지 않은 성적으로 팀 케미스트리 선봉에 설 경우 두산은 분명 작년과는 다른 팀으로 성장할 것이다.


예상 : 정규시즌 4위, 포스트시즌 2위

희망 : 정규시즌 2위, 포스트시즌 1위(제발 올해는 우승하길!!!)



두산팬 친구와 넥센전 잠실을 찾았습니다. 바빠서 사실 가기는 쉽지 않았으나, 넥센과의 첫 날 경기 관중석을 보니 가야겠다 싶었더랬죠. 달감독님의 사퇴로 분위기 다운되고 하위권을 맴돌고 있으나, 팬들마저 의기소침하면 안되거든요. 이런 바램들이 모아졌는지 어쨌든 이겼습니다. 수훈선수는 승리투수인 이용찬,3점홈런 날린 장돈건이었네요. 

경기는 한 이닝 9점을 뽑은 두산의 일방적인 승리였는데, 근래 보기드문 화끈한 불방망이쇼였습니다. 덕분에 여유있게 맥주마시며 직관했구요. 친구와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주목할 만한 선수는 김강률이었네요. 얘기로만 들었는데 고교 4대천왕으로 불릴만 하더군요. 큰키에서 내리꽂는 직구가 꽤나 묵직했습니다. 시속 150km까지는 봤구요. 왠만하면 145km 이상을 던지더이다. 위기관리능력도 갖추어서 잘만 키우면 선발감으로 괜챦지 싶습니다. 이번엔 제발 마운드에서 화수분이 탄생했으면 하네요. 

두산은 올 시즌 내내 위기일겁니다. 외부환경이 너무 안좋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다시 신발끈을 조여매며 겸손한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봐야 할겁니다. 올 시즌... 머리로는 기대가 안되지만, 가슴으로도 포기가 안되네요. 어쨌든 닥치고 V4!

덧글...
김재호 응원가 참 신나더군요. 오종학 작품 중에 이종욱 다음으로 좋습니다. 근데 응원가가 아무리 좋아도 ㅋㅋ가 출전안하면 응원가는...? 이제 우리 ㅋㅋ만 잘하면 됩니다.
 
 

인터넷에 두산코칭스탭을 두고 말들 참 많습니다. '누구를 1군에 올려라', '누구를 내려라' 등 각자가 감독이 되어 이러콩 저러쿵 훈수두려 합니다. 물론 다 베어스팬들이고 두산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는건 알지만요. 그런 글 읽을 때마다 손발이 오글거리는건 어쩔 수 없네요. 아무리 식견을 갖추고 있다고 한들, 팀 내부의 사정을 감독, 코치보다 더 잘 알 수 있을까요? 그건 지식의 양과는 상관없는 직접 현장에 있고 없고의 차이입니다. 현장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코칭스탭의 결정이라면 믿고 따라주는게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특히나 최근 두산의 부진이 외부악재로 인한 심리적인 위축에 기인한 결과이기에, 따끔한 질책보다는 따뜻한 포옹이 더 절실한 때입니다.

이번주는 전반적으로 우울했습니다. 라이벌전에서 밀렸구요. 한화와의 첫 경기도 직관갔었는데 패했고, 한화전도 위닝시리즈를 내줬습니다. 하지만 그닥 실망스럽지는 않은게,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듯 보여서요. 금주 마지막 경기에서 어쨌거나 역전승으로 힘겹게 연패를 탈출했습니다. 병살이 하나도 없었다는게 참 신기하구요. 상삼이가 퀄리티를 기록했다는 것도 대견스럽습니다. 거기에 외부악재에 대한 후유증이 서서히 씻겨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네요. 물론 상당 기간 이로 인한 비아냥은 들어야 할겁니다만... 에혀... 고인도 불쌍하고 태훈이도 안타깝네요. 

이효봉 해설위원은 들으면 들을수록 참 인간적인 해설위원이더군요. 핵심도 잘 짚을 뿐만 아니라 늘 약자의 편에 선다는게 느껴집니다. 하일성이 시원한 효자손이고, 이순철이 날카로운 창이라면, 이효봉은 따뜻한 손수건 같다고나 할까요? 들으면서 많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주는 두산 최고 라이벌들과의 일전이 펼쳐집니다. 스크(원정)와 싸대기(홈)를 연달아 만나네요. 오늘 시작한 반전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치기 위해선 다음주 선전이 필요합니다. 현실적으로 2승이나마 건질까 싶지만, 감히 4승을 예상... 아니 기대해봅니다. 젭알...!

덧글...
싸대기 3연전의 첫 금요일 경기 직관할까 하는데, 직관 성적이 안좋아서 고민되네요. ㅜㅜ


예전 회사 동기들과 한화전 직관갔더랬죠. 지난 금요일이었습니다. 물론 제목처럼 졌구요. 제목처럼 짜릿했습니다. 다 이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늘 반전의 씨앗은 자라고 있었죠. 그 씨앗은 폭풍처럼 성장했고, 결국 곰을 잡아 먹었습니다. 허탈했구요. 동기들과 아쉬움의 포옹을 나눴습니다. 아, 동기들중 한명은 lg팬이었는데 그날부터 두산팬으로 돌아섰네요. 왜 그랬을까요?

한화의 공격 참 무섭더군요. 장성호, 최진행, 정원석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파괴력도 상당하고, 덕아웃 분위기도 센 기가 느껴지더이다. 한편 한화가 세컨팀이기에 기쁘기도 했죠. 하지만 상대가 두산이다보니 우울하네요. 두산도 빨리 원기를 회복해야 하는데 말이죠.

경기가 워낙 짜릿하다보니 늦게 끝났습니다. 덕분에 맥주한잔 못하고 다들 헤어졌는데요. 영화나 야구는 복기하는 자리가 때론 더 재밌고 유익한데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다들 재밌었고 간만에 맘껏 소리질러 행복했다고 하네요. 저도 그랬답니다. 친구들과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재미, 참 쏠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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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구름관중은 정말 대단하네요. 이렇게 분위기 안좋은데도 몰려드는거 보면, 두산야구 자체를 즐기는 마니아층도 많이 두터워진것 같습니다.


금요일엔 두산팬들과 TV 직관하고, 토요일엔 집관하고, 일요일엔 아예 야구보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뇌라는게 자활능력 혹은 위기대처능력을 갖고있어 더 이상 봤다가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듯 하니 스스로 관심분야를 바꿔버리더군요. 간만에 나가수와 1박 2일을 보며 바보상자에 고마워했습니다. 그래 이런거라도 있어야 내가 숨을 쉬지...

결과를 보니 또 아쉽게 졌네요. 경기는 못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또 삼성한테 1점차로 졌다는게 그리 충격적이지도 않네요. 이렇게 익숙해져가는 패배에 한주에 1승씩이라도 챙기는게 어디냐 하는 맘이, 한편으론 씁쓸하지만, 인생이란게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열심히 한다고 다 되면 사람사는 맛이 닝닝하겠죠. 발라드의 신 김연우도 떨어지는 마당에 두산이라고 용빼는 재주 있을까요? (근데 김연우는 예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임재범, BMK, YB가 최고의 무대를 보여줬죠.) 그냥 그렇게 쿨하게 받아들이고 또 내일을 기대하면 되겠죠. 아, 내일은 야구가 없군요. 이젠 날짜까지... 차라리 없는 날이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다음주는 lg와 한화전입니다. 둘다 잠실이지만 lg는 원정입니다. 상대를 고려해봤을 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맞을시 두산팬들의 인내력은 한계에 달할 듯 싶네요. 지금까지 자존심에 스크래치난 것도 상당하니까요. 그래도 두산팬들은 뚝배기같이 기다려 줄겁니다. 늘 그래왔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6월 첫 주말에 펼쳐지는 삼성전이 기다려집니다. 그래도 싸대기동맹인데 2승 1무로 갚아줘야 되지 않을까요? 으드득...


이번 한화전은 여러모로 의미있는 시리즈였습니다. 부정적인 면은 일단 1승 2패로 밀렸구요. 1,110일만에 처음으로 5위를 했다네요. 그리고 간만에 5할 승부 밑으로 떨어졌구요. 니에베가 또 선발 실패했습니다. 덕분에 두산이 몰락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골프로 치면 OB를 범한 후 날린 공이 벙커에 빠진 격이네요.

그러나 우모는 그렇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우선 지금의 부진은 전력의 하락세라기보다 투타의 언발란스로 인한 침체에 가깝습니다. 물론 이 기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안되지만, 어느 팀이나 이런 시기는 겪기 마련입니다. 얼마나 그 기간을 줄이느냐의 문제죠. 몇해 전 조범현감독은 시즌 내내 6선발체제를 꿋꿋하게 지키며 우승을 일궈낸 바 있습니다. 팬들한테 욕 바가지로 먹으면서 선발야구를 고집했었죠. 그 뚝심은 정말 인정해줘야 합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의 야구를 밀고 나갈 수 있는 배짱이면 믿고 맡길 만 하지 않을까요? 이런 면에서 달감독님도 믿음직스럽습니다. 이용찬을 선발로 키워보겠다는 마음씨가 느껴지거든요. 롱릴리프였던 이용찬을 덕아웃에서 나와 박수쳐주며 맞아주던 일, 좀 더 쓰고 싶겠지만 좋은 분위기에서 내려주는 모습 등은 앞으로 이용찬이 좀더 화이팅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줬다고 봅니다. 이런 모습이 쌓여 지금은 어렵지만 분위기만 반전되면 빛을 발할 수 있게 될거구요.
그리고 두산은 니퍼트와 김선우라는 확실한 원투펀치가 있습니다. 여기에 이용찬이 선발의 한 축을 어느 정도 메워주리라 기대하고 있구요. 노경은과 니에베만 받쳐주고 임태훈이 올라온다면 투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타격은 현재 문제가 있으나, 워낙 부침이 심한 것이 방망이인지라 언젠가는 부담감을 떨치고 제 실력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문제는 이제부터 입니다. 5월에 어떻게든 +3 정도는 만들어야 할텐데 여정이 쉬워보이진 않네요. 그래도 우리 곰돌이들을 묵묵히 지켜볼랍니다. 분명 일어날 수 있는 뚝심은 갖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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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경기 직관했습니다. 다행히 이겼더랬죠. 아직 밤날씨는 바람으로 쌀쌀했는데 관중 많이 오셨더군요. 한화의 8회 육성응원 손발이 오글거리면서도 멋있었습니다.


올시즌의 두번째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봤던 sk전에서 1승 2패를 했습니다. 첫 분수령이었던 어린이날 시리즈에이어 또 졌습니다. 이로써 전반기에 대한 기대수준은 좀 낮춰야 되지 않을까요? 아직 야구라는게 모르긴 하지만,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그래야할 것 같네요.

직관을 했던 경기 포함해서 기계를 얘기안할 수 없네요. 정확한 통계치를 갖고 있진 않지만, 찬스상황에서 안타능력은 기계가 좀 떨어지지 않나 싶네요. 특히나 에이스급과의 대결에선 임팩트있는 장면을 본 기억이 가물가물해져갑니다. 올시즌 시작한지 이제 한달반 정도 되었으니 볼 만도 한데 말이죠. 아직 타율이나 전체적인 능력에 대해서 믿음은 확고합니다. 다만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기계는 차라리 삼진을 먹지 왜 내야땅볼을 치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금요일 만루 찬스에서의 삼진, 오늘 무사 1, 2루에서의 병살... '나는 사람이다' 부제 : 기계의 인간선언이라고나 할까? 아쉽습니다.

신선한 점은 노경은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150km에 육박하는 직구와 수준급의 변화구... 그런데 실전에 올라오면 흔들리는 제구력으로 실망스러웠죠. 그러나 최근의 투구는 그간의 모습을 불식시키고 있습니다. 오늘도 4이닝 무실점으로 무너진 니퍼트의 공백을 잘 메워줬구요. 조만간 태훈이가 다시 올라오고 니에베가 살아나준다면 두산의 투수진은 해볼만 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올시즌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게 하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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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은 미어터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비인기팀인 sk와의 평일경기에서도 1만 8천명을 넘더니 토요일은 만원관중이네요. 3루쪽까지 두산팬들로 채워지는 실이 흐믓합니다.


얼마전 이번주 sk전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승패를 떠나 sk전에서 계속 밀리면 정규리그의 성적과 상관없이 우승의 꿈은 가물가물해지기 때문입니다. 퇴근후 간만에 혼자 직관가는 길은 그래서 비장(?)했습니다. 근데 잠실구장을 나오면서까지 비장해질줄은 몰랐네요. 2-4로 완패했습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이 뭔가 주눅들어 있다는 겁니다. 자신있는 플레이가 안되니 과감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공격만 남발하더군요. 만루찬스을 두번이나 무산시켰습니다. 첫 만루에서는 장돈건과 기계가 어이없이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구요. 9회말 만루찬스에서는 이종욱이 삼진당했습니다. 특히 장돈건과 이종욱은 좋은 볼은 흘려보내고 떨어지는 볼에 헛스윙하는 만행을 저질렀죠. 이어지는 장탄식... 왜... 왜 그렇게 여유가 없는지...

또 하나는 포수인데요. 중요한 순간에 포일을 범하면서 sk의 맥을 이어주는 역적질을 했습니다. 보내기번트에 실패한 sk에게 공을 흘려주며 주자를 진루시켜주는건 뭡니까? 양의지, 용덕한 모두 마찬가지였구요. 화가 나다 못해 어이없는 웃음만 나더이다. 물론 한국 타자들이 땅을 심하게 고르는 탓에 불규칙바운드가 많이 일어나는건 알지만, 그건 sk 정상호도 마찬가지입니다. 좀더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네요.

이럴 때 정말 필요한건 허슬플레이입니다. 아이스하키에서는 상대의 에이스를 강력한 보디체크로 응징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용어가 갑자기 생각이 안나는데, 이렇게 몸을 날리는 격렬한 플레이 하나는 팀 동료들의 투쟁심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주고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키게 되죠. 몸싸움이 거의 없는 야구에서라면 홈배틀에서 포수를 무너뜨리고 득점한 케이스가 아닐까요? 주자가 이종욱이라면 더욱 폭발력이 크겠죠. 결국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면 새가 되는 것이고 남이 깨면 후라이가 되는겁니다.

요새 야구 관련 인터넷 게시판은 아예 보지 않습니다. 순위가 몇위인지, 팀타율이 얼만지, 방어율은 또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지만... 가봐야 맘만 아파서...


1.
야구는 농구와 다릅니다. 농구는 마이클 조던만 있어도 우승하지만, 야구는 놀런 라이언이 있다고 우승하는건 아닙니다. 게다가 희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유일한 스포츠가 바로 야구입니다.

2.
야구는 4계절 중 3계절 동안 경기합니다. 7개월 내내 리그를 뛰는 동안 한명의 스타에 의존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변수가 생길 때마다 백업이 든든하게 메워줘야 진정한 강팀입니다. sk가 왜 강팀일까요? 그건 개인기가 아닌 조직력으로 야구하기 때문일겁니다.

3. 
두산은 5월만 2승 6패입니다. 지금은 명백한 위기상황입니다. 상대팀 에이스만 나오면 힘을 못쓴다는 것,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경기 외적인 문제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똘똘 뭉쳐 이겨내지 못한다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위기일수록 더 강한 응집력을 내는게 진정한 강팀 아니겠습니까? 이럴수록 선수들이 더 이를 악물어야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4. 
두산의 현재 모습은 실망스럽습니다. 선발은 큰 실점하며 물러나고 타자들은 찬스에서 병살만 날립니다. 게다가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까지 사라졌습니다. 어딘지 기가 꺾인 모습입니다. 지고 있어도 덕아웃에서 화이팅을 외치는 한화선수들이 부럽습니다.

5.
그러나 그다지 걱정하지 않습니다. 작년 5월에도 두산은 4할 승부했었습니다. 다만 밖에서 두산을 흔드는 사람들이 많아 기분이 안좋습니다. 인기팀이니 시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어쩔 수 없겠지만, 우리팬까지 흔들려서야 되겠습니까? 끝까지 믿어주고 든든하게 버텨줘야지요. 야구 한두해 보나요?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릴지언정 쓰러지진 않습니다.


아기곰과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메시지가 왔습니다. 알렉스 왈... 써니가 완봉승을 했다는... 헉... 정말? 사실 롯데에게 당한 2연패와 이상한 루머에 맘 상해 3차전은 아예 보지도 않았거든요. 대전에서 올라오는 그 교통체증 속에서도 야구는 관심밖이었습니다. 행여나 지고 있으면 얼마나 가슴 아플까 싶어 애써 외면했었구요. 집에 와서도 인터넷도 안켜고 그냥 자전거끌고 아기곰과 나왔더랬죠. 그런 두산이 이겼다는 겁니다. 그것도 써니의 완봉승으로... 기쁜 마음에 집에 한달음으로 들어와 하이라이트도 확인했습니다.

세번째 게임은 완벽한 승리였더군요. 어쨌든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고참의 진가를 발휘해준 써니,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기계의 홈런과 알렉스도 좋아라했던 고젯의 멀티히트도, 우윳빛깔의 타점도 어찌나 반갑던지... 사실 어제 이상한 소식을 듣고 불길한 기분에 휩싸였더랬죠. 이런 분위기에 말려 자칫 선수들이 스스로 무너지고 시즌을 망치게 되는건 아닌가 하는... 이러다 감독교체와 어수선한 분위기로 몇년째 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어느 팀 꼴 나는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워 경기를 보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비록 1승 2패로 패배의 시리즈였지만 하마터면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위기에서 살아돌아온 느낌입니다. 절벽위에 피어있던 써니플라워가 곰들의 투지를 살린 듯 하네요.

덧글 1...
송아나와 태훈이의 루머에 가슴 아팠습니다. 어제는 송아나나 태훈이나 하이에나 앞에 던져진 고깃덩어리였거든요. 진위야 차차 밝혀지겠지만 하이에나들은 진위와 상관없이 또 물어뜯을게 뻔해서... 둘다 무소의 뿔처럼 잘 견뎠으면 하네요. 특히 얼마전 송아나한테 온갖 인간적인 모욕은 다해놓고, 이제 와서 불쌍하다며 태훈이 욕하는 모팀 팬들은 참 찌질해보인 하루였습니다.

덧글 2...
어쨋든 페르난도 니에베는 첫 등판에서 실패했습니다. 뭐 한국무대가 만만치는 않지요. 다음 등판에서 성공이든 실패든 니에베는 현실적으로 안고갈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다시 교체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오각성해줬음 하네요. 첫판은 연습경기였다고 믿어줄테니...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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