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 여행에서 돌아온 후 대충 짐정리 끝내고 본가에서 쉬었습니다. 한숨 때리고 나서 좀 정신이 돌아올 때쯤... 영화가 보고 싶더군요. 이리저리 스카이라이프 돌리다가 스카이 초이스에서 로맨틱 코미디 한편을 골랐습니다. 제목이 '두 얼굴의 여친'이더군요.

봉태규 주연인지라 대충 영화의 아다구니는 짐작은 갔구요. 부담없이 기분전환 할 겸 쭈~욱 봤습니다. 생각보다 꽤 재밌네요. 특히 봉태규는 어딘지 어리벙벙하고 멋진 캐릭터는 아니지만 왠지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인 매력이 폴폴 나는 배역을 주로 맡아와서 영화 선택에 믿음이 갑니다. '방과후 옥상'이라는 영화도 그랬구요. 꿀꿀할 때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역에는 봉태규만한 배우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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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다중인격을 가진 여친을 만나서 벌이는 순진남의 해프닝입니다. 중간에 슬픈 장면도 나오지만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나구요. 정려원의 연기도 볼 만 하네요. 정려원은 본래 모습인 '유리'와 다중인격인 '아니'와 '하니'를 갖고 있습니다. 불행히도 봉태규는 '유리'가 아닌 다중인격인 '아니'와 '하니'를 만나서 '아니'를 사랑하게 되죠. 결국 '유리'를 위해 '아니'를 없애게 되고 봉태규는 이별 아닌 이별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그렇지만 중간의 과정이 재미있게 묘사되죠. 봉태규와 정려원이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술먹고 노래 부르는 장면이나, 봉태규를 무지막지하게 구타하는 정려원의 모습 등의 코믹한 상황 자체가 이 영화를 대변합니다. 결말도 로맨틱 코미디답게 끝을 맺습니다. 그냥 웃으면서 즐기기에는 부담없는 그런 영화입니다.

예전에 영화 '아이덴티티'에서 다중인격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가를 보여줬다면, 이 영화는 다중인격의 코믹한 면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네요. 끝으로 기억에 남는 몇 개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참 재밌지 않냐? 모래는 손에 움켜지면 움켜질 수록 빠져나가는데... 마치 붙잡을 수 없는 시간 같아~"

"넌 담배구 난 재떨이야"
"왜여?"
"니가 사고치면 난 수습하고..."
"다 타면 버리겠네여"
"재떨이가 담배를 어떻게 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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