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아의 상승세가 너무 무시무시해서, 다들 호랑이의 날선 발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벌써 6연승 째인데요. 숫자로 표현되는 이상의 전력을 기아가 실제 갖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경보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두 최강의 선발 라인업 파워 때문인데요. 작년만 해도 종이 호랑이였는데, 외국인 투수 2명이 최고의 커리어를 찍으면서 부쩍 힘이 붙었네요. 윤석민, 구톰슨, 로페즈의 원 투 쓰리 펀치에 양현종, 서재응까지... 예전 이상윤, 김용남, 선동열, 조계현, 이강철, 문희수, 신동수 등이 활약했던 해태의 전성기보다 강해보입니다. 덕분에 지금 두산을 반게임차로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구요. 올해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 바로 지금의 기아입니다.

하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그리 무서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번 시즌은 끝까지 가봐야 정규리그 1위를 가릴 수 있구요. 2, 3주 반짝 뜨던 팀은 수도 없이 많았거든요. 기아가 꼭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불과 올스타 브레이크 전만 하더라도 쓰나미급 경보를 울렸던 팀은 롯데였습니다. 지금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전락했지만요. 지금 기아가 주목받는 것은 전력의 탄탄함도 있지만, 7년 만에 1위로 올라왔다는 마케팅 효과도 무시할 수 없구요. 시즌 내내 1, 2권에서 벗어나지 않은 팀은 바로 SK와 두산이었습니다.

勿令妄動 靜重如山
가벼이 움직이지 말고 태산같이 침착하고 무겁게 행동하라

옥포해전에서 이순신장군이 내린 군령입니다. 기세가 등등해 보이는 왜적을 앞에 두고 일희일비하지 말고 자신의 자리를 침착하게 지키고 기회를 엿보자는 뜻이죠. 지금의 두산에게 필요한 말씀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아의 상승세가 무섭지만 바람은 언젠가는 잠잠해지니 그 때를 기다리면 분명 기회는 올테니까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잃지 않은 팀이 진정한 강팀이고, 사실 두산만큼 꾸준하게 성적을 유지해온 팀도 드물다는 점에서 낙관합니다. 그간 주전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만큼 두산의 힘을 믿습니다.

일정표를 보니 기아와 8월말 주말경기로 잠실에서 맞붙네요. 우모는 휴가기간이라 직접 가지 못한다는게 아쉽지만, 그때까지 기아가 폭풍질주를 계속해주기 바랍니다. 두산도 쉬임없이 전진하구요. 그래서 1위와 2위가 맞붙는 올시즌 최고의 명승부를 펼쳐보고 싶습니다. 

이른바 절대권력을 놓고 싸우는 곰과 호랑이의 단군매치!
커밍 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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