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두산팬들과 TV 직관하고, 토요일엔 집관하고, 일요일엔 아예 야구보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뇌라는게 자활능력 혹은 위기대처능력을 갖고있어 더 이상 봤다가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듯 하니 스스로 관심분야를 바꿔버리더군요. 간만에 나가수와 1박 2일을 보며 바보상자에 고마워했습니다. 그래 이런거라도 있어야 내가 숨을 쉬지...

결과를 보니 또 아쉽게 졌네요. 경기는 못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또 삼성한테 1점차로 졌다는게 그리 충격적이지도 않네요. 이렇게 익숙해져가는 패배에 한주에 1승씩이라도 챙기는게 어디냐 하는 맘이, 한편으론 씁쓸하지만, 인생이란게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열심히 한다고 다 되면 사람사는 맛이 닝닝하겠죠. 발라드의 신 김연우도 떨어지는 마당에 두산이라고 용빼는 재주 있을까요? (근데 김연우는 예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임재범, BMK, YB가 최고의 무대를 보여줬죠.) 그냥 그렇게 쿨하게 받아들이고 또 내일을 기대하면 되겠죠. 아, 내일은 야구가 없군요. 이젠 날짜까지... 차라리 없는 날이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다음주는 lg와 한화전입니다. 둘다 잠실이지만 lg는 원정입니다. 상대를 고려해봤을 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맞을시 두산팬들의 인내력은 한계에 달할 듯 싶네요. 지금까지 자존심에 스크래치난 것도 상당하니까요. 그래도 두산팬들은 뚝배기같이 기다려 줄겁니다. 늘 그래왔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6월 첫 주말에 펼쳐지는 삼성전이 기다려집니다. 그래도 싸대기동맹인데 2승 1무로 갚아줘야 되지 않을까요? 으드득...


예전에 베르베르의 뇌를 읽고나서 뇌의 가공할 위력에 대해서 새삼 알게되었는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영향력을 뇌가 미칠 수 있다는게 새삼 무섭더군요. 거의 우리 생활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눈을 통해 보고 있는 현상들도 사실은 뇌의 끊임없는 편집의 결과라는 것도 무척 신기했구요.

근데 이런 모든 현상이 뇌속에 분비되는 호르몬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 그리고 그 차이가 상당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기사를 보니 새삼 뇌를 다시 보게 되네요. 결국 뇌를 정복하면 인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정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진화생태학자들의 의견을 요약하면, 5천종이 넘는 포유류 중에서 97%가 정조관념이 없으며 비버와 수달, 늑대, 여우 등만이 예외라고 하네요. 그리고 일부일처제에도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일부일처 습관'을 일정 시간대에 한 짝과만 짝짓기하는 성적 일부일처제와 암수가 짝짓기를 한 뒤 새끼를 함께 키우지만 바람도 피우는 사회적 일부일처제, 그리고 한 암컷이 평생 한 수컷의 알만 낳는 유전적 일부일처제로 분류합니다. 물론 사람의 경우 사회적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있구요.

기사에서는 한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제시했는데요.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초원에서 사는 들쥐와 지키지 않는 산에서 사는 암수 들쥐에게 각각 호르몬을 투여하니까 원래와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고 하네요. 그 호르몬이 바로 바소프레신과 옥시토신인데요. 바소프레신은 수컷에게 옥시토신은 암컷에게, 배우자에 대한 애정을 느끼도록 하는 호르몬이라네요.

결국 같은 종이라 하더라도 호르몬의 유무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이쯤되면 부부클리닉에서 호르몬을 뇌에 투여하는 일도 머지 않은 일이 되지 않을까요? 인간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뇌, 그 뇌를 움직일 수 있는 호르몬, 그리고 그 호르몬을 또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인간... 그야말로 돌고 도는 물레방아네요.

복잡하지만 재밌는 뇌의 세계 무한한 영역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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