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넥센한테 약한 징크스를 갖고 있다고 하죠. 이종욱도 물방망이질 많이 했구요. 하지만 징크스는 그냥 하는 말이고, 넥센이 원래 전통의 강팀입니다. 최근에 야구에 입문한 사람들의 기억엔 현대유니콘스가 없겠지만, 2000년대 초반 유니콘스는 현대왕조라는 소리까지 듣던 강자였죠. 구단주를 잘못 만나 지금에 이르렀지만, 투수진이 참 강했던 명문구단이었습니다. 지금 김시진감독, 정민태코치, 이숭용선수는 그 주인공들이었구요. 2000년 한국시리즈에서는 현대에게 3승 4패로 눈물로 패배했던 쓰라린 기억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늘 넥센의 유니폼이 노란색 유니콘스의 로고가 함께 겹쳐보입니다. 롯데가 살아야 한국 프로야구가 사는게 아니라 넥센이 살아야 한국 프로야구의 중흥기가 오고 있다고 믿고 있구요.
 
1차전 : 3-4 김선우 패 넥센, 두산 4대3으로 잡고 시즌 첫승
2차전 : 5-2 이현승 승 이현승 5.1이닝 1실점! 두산, 넥센 5-2 꺾고 연패탈출
 
그런 넥센의 홈 개막전을 두산이 함께 했습니다. 결과는 1승 1패. 한 경기는 방사능 우천으로 연기되었네요. 고마운건 이현승입니다. 라미레스의 퇴출로 땜방 선발로 자리매김한 첫 선발에서 준수한 성적을 올렸네요. 게다가 1차전 써니의 패배로 우울했었는데, 그나마 희망의 불꽃을 지켜줬습니다. 만약 이현승까지 패했다면, 아마 두산 선발진의 총체적 부실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르죠. 전에도 포스팅했지만, 이혜천보다는 이현승이 투수로서 훨씬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달세는 기복이 워낙 커서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인데요. 그런 이유 때문에 달세가 선발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중간계투진에게 롤로코스터는 2군행을 의미하니까요. 어쨌든 달세만큼 빠르진 않아도 안정감있는 공을 던진다는 이유로 이현승이 중간으로 내려간거 같은데, 그래서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번갈아가며 달릴텐데 모쪼록 아름다운 완주를 해주기 바랍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재미있었던건 오재원의 마수걸이 홈런이었네요. 그간 오재원의 홈런과 최준석의 3루 도루중 어떤게 먼저 나올 것인가 하는 얘기도 많았는데... 그만큼 본인에게도 의미있는 홈런이었을겁니다. 오재원 팬으로서도 기분 좋았구요. 근데 오재원의 스윙을 보면 좀처럼 홈런이 나오기는 쉽지 않은 궤적입니다. 위에서 약간 내려치는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자세히보면 내려치다가 끝에는 또 살짝 올라갑니다. 이런 스윙은... 글쎄요... 유사한 레퍼런스를 찾기 힘든 타법입니다. 오재원만의 타법인데, 어쨌든 깎아치는 스타일이다 보니 당연히 담장을 넘기기는 어렵죠. 좀더 파워풀한 타격 매커니즘을 찾았음 하네요.
 
덧글...
이대수의 끝내기 홈런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일명 이대수 방사능포... 한화의 끝내기였지만 두산못지않게 기뻤고, 특히 늘 짠한 모습의 이대수여서 더욱 남다르더군요. 한화에서 꼭 성공시대를 열기 기대&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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