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첫 3연전에서 거둔 수확 네가지. 첫째 거포 김재환의 발견, 둘째 니퍼트의 에이스 등극, 세째 이종욱의 컨디션 회복, 네째 김지토의 부활 등입니다. 의심할 수 없이 두산은 강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팩트들인데요. 개인적으로 김재환이 드디어 껍질을 깨고 나왔다는게 참 고맙습니다. 이제 상대투수들은 두산전에서 김현수만큼 조심해야 할 왼손거포가 하나 더 늘었구요. 잠실구장은 재환돌을 보러오는 여성팬들로 물결을 칠겁니다. 이참에 재환이 유니폼 하나 구입해야 되나요? 재환이가 지갑을 열게 만드는군요.

1차전 : 4-4 무 롯데-두산 4시간 16분 혈투, 결국 4대4 무승부
2차전 : 10-2 승 '니퍼트 3승투+18안타' 두산, 10-2로 롯데 대파
3차전 : 7-6 승 두산, 롯데에 재역전…원정 2연승

사실 김재환은 초기에 주어진 기회를 못살렸더랬죠. 계속 땅볼만 날렸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안했습니다. 스윙매커니즘이 참 이뻤거든요. 김재현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빠르고 간결한 스윙은 시원시원했구요. KBO에서 찾기 힘든 파워풀한 어퍼스윙은 분명 거포의 탄생을 알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안타 하나만 나오면 봇물터지듯 뽑아내리라 믿었죠. 그런 기대에 부응해준 김재환, 대견합니다. 사직구장에서 첫 홈런도 쳤고 알토란같은 타점도 기록했구요. 이제 경험만 차곡차곡 쌓아나가면 기계, 두목곰과 함께 KBO 최고의 클린업트리오를 이룰 수 있을겁니다.

니퍼트는 우승청부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벌써 3연승째구요. 홍성흔이 키큰 오승환이라 표현했듯이, 볼끝이 워낙 살아있어 맞추기 쉽지 않은 스타일이죠. 하지만 구위보다 더 맘에 드는건 야구를 대하는 그의 자세입니다. 겸손하게 한국야구를 배워나가는 모습이 듬직하구요. 위기에 닥쳐도 흥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참~ 착한 투수입니다. 한마디로 리오스의 재림이죠. 그런 마인드를 만약 시장에서 판다면 달세는 집을 팔아서라도 가져와야 할겁니다.

마지막으로 이종욱과 지토가 돌아왔다는게 두산에 큰 힘이 되어줬네요. 그간 이종욱은 컨디션이 안좋았는데, 사직경기를 계기로 허슬심장의 모습을 찾았구요. 지토도 오랜 부상공백에서 복귀해 승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폭포수 커브는 리그 정상급인데다 경험도 풍부해 위기시에 두산을 구해줄 적임자죠. 덕분에 KILL라인의 불펜진은 좀 여유를 찾을 수 있을겁니다.

경기는 모두 재밌었습니다. 홍성흔의 다이빙 캐치도 멋있었고, 전준우의 홈송구도 환상적이었죠. 다만 김현수에게 던졌다는 돌멩이는 옥의 티였습니다. 이 돌때문에 경기가 지연되었다고 하던데... 만약 사실이라면 이건 살인미수에 해당되는 중범죄죠. KBO의 강력한 제재조치가 있어야 할텐데 그냥 유야무야되는 분위기입니다. 누구 하나 다쳐야 정신차리려나... 에휴...

덧글 1...
대구 원정 첫 선발은 랜디민익입니다. 달세 차례였는데 달감독님이 무언가 메시지를 주는 것 같네요. 제대로 랜디민익이 될 찬스입니다.

댓글 2...
해설위원 김용희는 어떻게 짜를 수 없나요? 편파해설도 문제지만, 어눌한 말투에 해설이라곤 없이 그냥 보는대로 감탄만하는 멘트는 너무나 저렴합니다.


기아와의 주말 3연전 2승 1패? 만족스럽습니다. 에이스 윤석민과 양현종을 완벽하게 무너뜨린 경기까지 합하면 기쁨은 좀 더 높아집니다. 하지만 써니가 출격했던 마지막 경기를 완봉패했다는걸 고려하면 위닝시리즈의 의미는 좀 반감되네요. 어쨌든 서서히 타격감은 찾는 것 같아 다행스럽고, 달세의 부진은 걱정스럽습니다. 반면 써니는 별 걱정 안합니다. 워낙 성실한 선수이기에...

1차전 : 10-6 니퍼트 승 최준석, 역전 그랜드슬램 폭발!
2차전 : 10-9 임태훈 승 '첫 승' 임태훈, "(이)용찬이 공백, 형들과 잘 막겠다"
3차전 : 0-8 김선우 패 `트레비스 완봉` KIA, 잠실 두산전 13연패 탈출

1차전은 최준석의 역전 만루홈런으로 단번에 승기를 잡았는데요. 양현종이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볼질을 하더니 만루를 만들어줬고, 최준석은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2차전에서는 달세가 큰 점수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내려간 이후 끝내 역전을 허용했는데요. 임태훈의 조기 등판 이후 추가실점을 막아 재역전을 이끌어냈습니다. 어느 상황에서나 우리 아기곰 태훈이는 늘 믿음을 안겨주죠. 두산의 10년을 짊어질 기둥입니다.

안타까운건 김재환의 부진입니다. 분명 배트 스피드나 타구질은 굉장히 좋은데 이상하게 안타가 터지지 않았죠. 그래도 마수걸이를 기아와의 3차전에서 내야안타로 기록했으니, 조만간 빨랫줄 홈런도 터뜨려주기 기대해봅니다. 김재환은 김현수와 함께 두산을 대표할 타자로 성장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으니 기회를 꾸준히 줘야하구요. 그 포텐셜이 터지기만 하면, 아마 잠실은 재환 아이돌을 보러 오는 관중들로 꽉 들어찰겁니다.

다음주는 영남정벌에 나섭니다. 상대는 롯데와 삼성이구요. 모두 위닝시리즈 예상 및 기대합니다.

덧글 1...
두산이 4경기만에 관중 1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홈경기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매진은 4차례였구요. 두산팬 증가하는 소리가 주변에서 정말 많이 들립니다. 원래 골수가 많은 팀이기도 했지만 최근 야구팬으로 유입된 젊은 층의 십중팔구는 거의 두산팬이라네요. 응원소리도 들어보면 남자보다 여자가 많다능...

덧글 2...
베어스데이 유니폼이 새로 나왔더군요. 시구한 가희의 사진을 보면 컬러톤이 밀워키 브루어스와 비슷하긴 하네요. 지르고 싶은 아이템이 점점 늘어납니다.

덧글 3...
기아는 최근 몇년간 4월 출발이 좋지 않았죠. 올해도 잘 싸운 경기에 비해 성적은 신통치 않았구요. 하지만 결국엔 치고 올라올겁니다. 최강 선발진과 불꽃 클린업은 여전히 유효하기에... 기아의 올해 4강진출은 유력해 보입니다.

두산의 2011년 시범경기를 지켜보니 기대와 우려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비빔밥 같네요. 가슴 설레게 하는 선수도 있고 한숨 나오게 하는 선수도 있긴한데... 전반적으로는 컨디션이 바닥에 있을 뿐, 기본적인 전력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비록 승보다 패가 많은 성적이지만요. 아쉬운건 투수진이 여전히 물음표가 많다는 점인데, 좀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미소 1. 임태훈
임태훈은 두산팬들에게 원초적인 모성본능을 느끼게 하는 친구죠. 작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터프 세이브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링위에 올라 피투성이 끝에 승리를 따내는 가장의 모습과 흡사했는데... 그 투지와 경험 때문에 올해는 소방수 임무를 맡았습니다. 본인의 희망을 살린다면 선발이어야 하는데... 이렇게 팀을 위해 늘 희생하는 모습때문에 두산팬들은 임태훈에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SK전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니 한결 더 성숙해진 모습이더군요. 묵직한 직구도 낙차큰 커브도 충분히 리그 정상급이었구요. 운영능력도 좋네요. 임태훈이 제2의 진필중이 되어준다면 한국시리즈 마지막 공은 그의 손에서 결정될겁니다. 

미소 2. 김재환
방송에서 캐스터가 그러더군요. 조만간 김현수의 인기를 뛰어넘을 선수가 김재환이라고.. 얼굴이 콩알만해서 '얼콩'이라 불린다는 얘기도 처음 들었습니다. 인천고 시절에 밀어때려 홈런치는 장면보고 반했었는데, 이제 서서히 그 진가를 드러내는 것 같네요. 김재환의 장점은 빠른 스윙입니다. 전성기의 김재현을 보는 듯한 배트 스피드를 가진데다, 안정감있는 스윙 매커니즘으로 타구의 질이 참 좋죠. 왠만하면 빨랫줄입니다. 2루수 살짝 넘겼는데 그게 홈런이 되었다는 얘기가 현실감있게 느껴지더군요. 문제는 포지션입니다. 가급적 최준석 군대간 이후 1루수로 정착해줬음 하구요. 올 시즌은 지명타자로 출전합니다. 달감독님은 2번타자로 넣겠다고 하셨는데... 참고로 김현수가 처음 1군에서 뛸 때 2번이었다능...  

한숨 1. 라미레즈
기대가 너무 컸나요? 실망스러웠습니다. 공의 위력이 평범하더군요. 직구 스피드도 제구력도 평균수준으로만 보였습니다. 기교파 투수라면 운영능력이 필수인데 그런 것도 안보이고... 과거 세데뇨처럼 산업연수생으로 받은게 아닌가 싶네요. 한경기만 봤기에 아직은 판단 유보지만,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메이저리거나 적어도 메이저와 마이너의 스플릿 계약을 맺는 선수들은 몸을 늦게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곤 하죠. 하지만 라미레즈는 마이너리거이기에 봄에도 몸을 만들어놔야 합니다. 그래야 시장에서 제값을 받으니까요. 그래서 아직 몸이 덜 풀렸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한숨 2. 김성배
달감독님이 믿는 투수니 좀더 시간을 주긴 하겠지만, 5선발이라고 하기엔 중량감이 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죠. 좌타자에게 약했던 모습을 고쳤다고는 하나 아직은 모르겠구요. 이현승이 훨씬 나은데 하는 생각만 맴돌더군요. 달감독님이 5선발 우선권은 김성배, 다음은 홍상삼, 그 다음으로 이현승을 점찍으신 것 같은데, 불펜에 쓸만한 왼손이 없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만... 우모는 이현승의 선발능력을 높게 평가하는지라 아쉽기만 하네요. 어쨌든 달감독님이 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수 있다는걸 김성배는 유념해야 할겁니다. 올해는 우승 외에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을테니까요.


어제 두산이 히어로즈를 대파하면서 2위를 확정지었기에 오늘 경기는 부담없는 승부였습니다. 그래서 김동주, 홍성흔, 이종욱, 고영민, 이대수, 채상병 등을 모두 빼고 백업 멤버들 위주로 라인업을 짰더랬죠. 대개 이런 경기는 맥빠지기 쉬운데 저는 오히려 이번 경기가 기대가 되더군요. 그동안 못봤던 선수들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니까요. 특히 김재환선수의 선발출장 여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두산광팬이지만 회사일로 바빠 경기장에 잘 못오는 선배'와 같이 오래간만에 야구장에서 만났습니다. 물론 저는 자전거타고 목동야구장에 갔구요. '두산광팬이지만 회사일로 바빠 경기장에 잘 못오는 선배'는 집이 목동인지라 먼저 표를 사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두산광팬이지만 회사일로 바빠 경기장에 잘 못오는 선배'는 집이 아닌 회사에서 온 것이라더군요. 개천절까지도 출근을 한거 보면 바쁘긴 정말 바쁜 모양입니다.

목동야구장은 처음 왔는데요. 조금은 어설프긴 해도 야구장이 아담해서 경기 관전하기에는 잠실보다 낫지 싶습니다. 특히 선수와의 거리가 가까워서 종합운동장에서 축구보다 전용경기장에서 축구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경기장에 들어서자 포수 뒤쪽 중앙석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한게 참 반가웠습니다. 잠실은 기자들의 전용석이 되어서 왠지 심통이 났었거든요.


'두산광팬이지만 회사일로 바빠 경기장에 잘 못오는 선배'와 같이 자리를 잡고 전광판을 살펴보니 김재환이 선발출장했더군요. 기뻤습니다. 인천고 시절의 포스를 한번 확인해보고 싶었구요. 내년부터 상무 입대한다니 한동안 못본다는게 아쉬워서 더욱 그랬죠.

선발 라인업도 무척 생소하네요. 김재호, 오재원의 테이블 세터진에 유재웅, 최준석, 이성열의 클린업 트리오, 그리고 정원석, 김재환, 최승환, 전상렬로 이어지는 하위타선. 마치 시범경기를 보는 듯하더군요. 특히 김재환이 지명타자로 출전한게 이색적이었습니다. 김경문감독이 홍성흔의 대를 잇는 차세대 공격형 포수로 키우고 싶은 의중이 반영된게 아닌가 싶네요.

목동야구장이 특이한건 외야석이 없다는건데요. 그래서 그런지 불펜이 외야에 있어 선수들이 옹기종기 모여 담장 너머로 구경하는 모습이 좀 웃겼습니다. 마치 단오에 처녀들의 널뛰기를 구경하는 동네 총각들처럼 보이더군요.

경기는 예상 외로 히어로즈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어제의 대패를 복수하는 듯 히어로즈 타자들은 신들린 방망이를 선보였구요. 선발 김선우는 5이닝 동안 8점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두산광팬이지만 회사일로 바빠 경기장에 잘 못오는 선배'는 김선우가 잘해야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보는데 하면서 연신 불안해했구요. 덩달아 저도 우울해지더군요.


주위를 둘러보니 어떤 꼬마가 즉석에서 격문을 작성해서 계속 들고 있던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이쁘장하게 생긴 꼬마가 김선우를 열렬히 응원하더군요. 아쉽게도 김선우가 오늘 영 아니어서 꼬마의 표정은 어두웠습니다. 대신 꼬마의 격문은 '김선우 괜챦아' 였구요.

5이닝 마치고 '두산광팬이지만 회사일로 바빠 경기장에 잘 못오는 선배'와 저녁을 먹을겸 매점으로 갔습니다. 잠실 먹거리와 비교해서 목동은 어떤지 궁금했는데요.단연 인기품목은 구워먹는 닭한마리 입니다. 줄이 가장 길어서 맛있으리라 생각하고 얼른 줄섰죠. 한마리에 11,000원인데요. 사장님도 친절하고 맛도 그런대로 괜챦았습니다. '두산광팬이지만 회사일로 바빠 경기장에 잘 못오는 선배'가 워낙 소식가라 거의 혼자 다 먹느라 좀 부담스럽긴 했지만서두...

점수가 너무 벌어져서 이제 김재환의 활약으로 관심사를 포커싱했습니다. 김재환은 계속 잘 맞혔지만 외야수 정면으로 날아가고, 삼진당하더니, 마지막 타석에서 깨끗한 좌전안타를 뽑아내더군요. 오늘의 유일한 위안꺼리였습니다. 홈으로 쇄도하던 주자가 아웃되어서 타점까지는 올리지 못했지만, 어쨌든 김재환의 안타는 처음 봤으니 본전은 뽑은 셈이네요. 


목동야구장의 명물은 단연 턱돌이입니다. 적이지만 왠지 친근한 이미지 때문인지 관중석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 호응이 괜챦더군요. 사진을 찍는 팬들도 많고 응원을 유도하는데 두산팬들도 적극적으로 호응해줬습니다. 오히려 열심히 춤추고 있는 두산 치어리더들이 뻘쭘해 보였다는...

턱돌이는 바쁩니다. 경기장을 고르기도 하고, 의상을 차려입고 선보이기도 하고, 투수의 투구모습도 봐주기도 하고, 관중석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양팀 응원을 혼자 주도하기도 하고... 하여간 히어로즈 최고의 히트상품입니다. 언론에서 하도 띄워주니 이젠 연예인 같은 필마저 느껴지더군요.

경기 끝나고 '두산광팬이지만 회사일로 바빠 경기장에 잘 못오는 선배'와 가까운 곳에서 맥주한잔 마셨습니다. 맥주집에 들어갈 땐 몰랐는데 화장실 가면서 확인해 보니 41층에 '스카이뷰'가 있는 현대41타워더군요. '스카이뷰'라면 걸쭉한 추억이 서려있는 곳 아니겠습니까. 화장실 나오면서 쓰윽 웃어줬습니다. 그 때 마시던 앱솔루트 정말 맛있었는데 말이죠. 

'두산광팬이지만 회사일로 바빠 경기장에 잘 못오는 선배'와 오랫동안 얘기하고 술마시고 다시 자전거에 올라 탔습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 같이 가기로 했는데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네요. '두산광팬이지만 회사일로 바빠 경기장에 잘 못오는 선배'가 워낙 바빠서... 쩝...

참고로 오늘 뛴 자전거 거리는 약 52km 입니다.
 
삼거리 갈림길 20분(20분)
마의 언덕       20분(40분)
광명대교        20분(60분)
목동야구장     20분(80분)


두산팬들이 김재환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타고난 파워에 포수로서의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스타성까지... 홍성흔의 뒤를 이을만한 충분한 능력이 있어 보입니다.


애궂은건 홍성흔 트레이드 파동으로 팬들의 시선을 받고 있는 채상병인것 같네요. 아직 채상병은 리그 상위권이 아닌지라 팬들의 신망이 그닥 두터운건 아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김재환이 출현했으니 채상병으로서는 좌불안석일껍니다. 덩달아 상무에 있는 용덕한까지 조바심내지 않을까 싶구요. 기쁘기도 하면서 아쉽기도 하네요.

어쨌든 김재환으로 두산베어스의 안방은 더욱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포수왕국의 면모를 계속 이어가길 바라겠습니다. 근데 동영상에서 보듯 왼손으로 밀어쳐 홈런을 만드는거 보면 김재환의 파워 하나는 대단하네요. 컨택능력도 있고, 공격력은 만족스럽습니다. 앞으로 경기 경험을 많이 쌓는다면 충분히 국가대표급 포수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재환 화이팅~


오늘 SK와의 경기는 정말 최악이네요. 아무래도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역전패한 이후 징크스에 걸린 것 같습니다. 무려 5:0으로 이기고 있다가 8, 9회에 5점을 내줘서 연장에 들어갔네요. 후덜덜... 올해 유난히 두산의 중간과 마무리가 이유없이 약합니다. 어휴.. 속이 부글부글... 끓습니다.

솔직히 김재호가 2루 슬라이딩으로 나주환의 무릎을 강타할 때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김성근감독의 항의는 그렇다치고 들어오면서 김광수코치와 언쟁을 벌이는건 참 짜증스럽더군요. 그 일로 김경문감독까지 나왔구요. 두 감독이 직접 부딪치진 않았지만 감독끼리 싸우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뻔 했죠. 올시즌이 끝나기 전에 양김씨의 육박전 한번 볼 수도 있겠군요. 헐헐헐~

그리고 SK는 보복으로 유재웅에게 빈볼을 던집니다. 투수 김준은 퇴장당했구요. 다행히 유재웅이 선수단을 자제시켜 벤치 클리어링까지 가진 않았지만, 두 팀 역시 라이벌답습니다. 완전히 원수끼리 싸우는 기분이네요. 저도 인터넷으로 보면서 무지 흥분되었구요.
 
근데 9회초에 정재훈이 3점을 주고 연장에 끌려간건 수치스럽습니다. 마무리가 믿음직스럽지 못한건 두산으로서 재앙이죠. 임태훈이나 이재우로 돌리는 것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나마 위안꺼리는 이재우의 재기 가능성과 김재환의 스타성을 직접 확인했다는 겁니다. 이재우는 150km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졌고, 변화구도 낙차가 꽤 크더군요. 위기 관리능력까지 전성기 시절을 회복한것 같네요. 그리고 김재환은 포수면서 우투좌타라는 강점이 있고, 잘생긴데다 파워까지 겸비해서 앞으로 제2의 홍성흔이 확실해 보입니다. 보기만 해도 흐믓하네요. 김재환이 포수왕국의 명성을 이어가길 바랍니다.

글을 쓰고 있는 동안 두산이 전상렬의 끝내기 결승타로 6:5로 이겼네요. 다행입니다. 어쨌든 SK전은 이제 전쟁이네요. 불끈~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