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라졌지만, 초창기 한국 아이스하키 리그에는  동원드림스, 현대오일뱅커스 등 여러 팀이 있었는데요. 모두 해체하고 현재는 안양한라가 유일합니다. 하이원은 이후에 창단된 팀이구요. 그래서1994년에 창단되어 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안양한라는 충분히 박수받을만 합니다. 척박한 동계스포츠에서 별 이득도 없어 보이는 구단을 15년간 운영해왔다는 자체가 아이스하키에 대한 애정없이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작년에는 아시아리그 정규시즌 1위까지 했구요. 이런 이유만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클럽이자 희망인 안양한라의 창단 15주년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아낌없이 축하하구요. 더 많은 팀들이 생겨서 저변이 확대되었으면 하네요.

오늘 있었던 차이나 드래곤과의 경기는 15주년 기념경기였습니다. 홈3연전에서 이미 2연승을 거둔데다, 팀 차이나가 최약체이기 때문에 경기에 진다는건 생각도 하지 않았죠. 당연히 이겨야 할 팀이기에 경기장을 향하면서 긴장도 되지 않았더랬죠. 하지만 1피리어드 끝나자마자 도착한 빙상장의 전광판엔 스코어 1-1이라 적혀있더군요. 조금 의아했습니다. 마지막 경기인만큼 팀 차이나가 힘을 내나보다 했었죠. 하지만 2피리어드부터 보여준 경기력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우선 퍽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져 있더군요. 아마 약팀이기에 방심하기도 했겠지만, 3-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연이은 수비실수는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었습니다. 한번은 수비수가 어이없이 넘어지는 통에 우리쪽 파워플레이 상황인데도 골을 먹었구요. 또 한번은 퍽 컨트롤이 안되어 실점을 했죠. 손호성 골리도 성질났는지 스틱으로 골대를 치더군요. 전반적으로 들떠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3-4로 역전당했구요. 누군가 분위기 쇄신용으로 강력한 보디체크했음 했는데, 강력하진 않았지만 끈질기게 상대 공격을 괴롭히긴 하더군요. 혹시나 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했나 봅니다.

결국 경기는 꾸역꾸역 송동환, 김우재, 김원중의 골로 다시 뒤집어 6-5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막판 팀 차이나에 골을 허용해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까지 갔구요. 아시아리그 제패를 노리는 팀답지 않은 경기였네요. 사자가 토끼를 잡을 때도 신중을 기하는데 말이죠. 아쉬웠습니다.

경기장엔 많은 관중들이 왔구요. SBS에서 중계까지 하더군요. 생중계였는지는 모르지만, 참 고마웠습니다. 미디어가 역할을 해준다면 저변확대에 큰 도움이 될테니까요. 로비에는 안양한라의 역사를 보여주는 동영상과 그간 받은 트로피 등을 전시했더군요. 예전 코리아 아이스하키 리그 동원과의 경기를 보여주는데 그때도 수준이 꽤 높았네요.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여전하더군요.

덧글 1...
자는 아기곰을 깨워 갔는데 다행히 아이스하키 보는걸 너무 좋아하네요. 빙상장 안에선 연신 웃음가득 얼굴입니다.

덧글 2...
창단 15주년 기념으로 선수 팬사인회가 있었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선수는 김원중이더군요. 조각미남은 아니지만 꽤 잘생겼더라구요. 경기장에 김원중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괜히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역시 인기는 잘생기고 봐야 한다능...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