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시즌 첫 스윕을 했습니다. 야구에서 스윕은 사막에서 발견하는 오아시스와 같죠. 말할 수 없는 기쁨과 달콤한 여유를 제공해줍니다. 하지만 상대가 넥센이었기에 기분이 마냥 날라기만 하진 않네요. 넥센에 대한 안쓰러움이 마음 한편에 있는건 어쩔 수 없군요. 어쨌든 프로에서 승부는 냉혹한 법. 기분 좋은 결과는 결과대로 만끽하렵니다.
 
1차전 : 2-0 승 두산, 넥센 수비 실책에 2-0 영봉승
2차전 : 7-3 승 '첫 QS 승' 김성배, "피홈런 때 불효하는 줄 알았다"
3차전 : 8-1 승 김선우, "와이프에게 좋은 생일 선물 해줬다"
 
이번 3경기 승리가 더 기쁜건 모두 선발이 제 역할을 해줬다는겁니다. 니퍼트, 김성배, 김선우 모두 모범답안을 보여줬구요. 성배와 써니는 QS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김성배처럼 5선발이 이렇게 QS를 끊어주면 더없이 고마운 법이죠. 덕분에 불펜진은 배터리 충전을 했습니다. 앞으로 김성배의 바람대로 10승에 3점대 방어율 이루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타격도 매끄럽게 이어진 덕에 긴장감없는 스윕을 가져왔습니다. 애초에 이번주에 5승 1패면 만족 4승 2패면 불만족이라고 했는데, 목표에 가까운 성과를 보여줘 주말 대전 3연전도 한결 여유있게 되었네요. 잘만 하면 더블 스윕도 가능하지 않으려나...? 음... 다음주 상대가 사자와 비룡인만큼 승수를 챙겨놓는게 편하긴 합니다.
 
이번 넥센 3연전 중에는 직관도 한번 했는데요. 잠실구장에서 구입한 점퍼도 조만간 인증샷으로 올리겠습니다. 생각보다는 이쁘네요. 다음엔 아기곰과 함께 가서 커플룩으로 구입할까 합니다.
 
덧글...
여전히 스크는 1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1위할 만한 강팀이란건 알지만 우야둥둥 얄밉네요. 1.5게임차 유지하다가 다음주 주말 인천 3연전에서 뒤집었음 합니다.

지난 넥센전에 올 시즌 첫 직관갔습니다. 결과는 바람대로 김성배의 QS에 힘입어 깔끔하게 1승 챙겼구요. 덕분에 편안하게 지켜본 직관이었네요. 첫 잠실출격은 알렉스와 같이 했는데, 간만에 봐서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가끔씩 야구장에서...^^
 
선발이 안정되고 클린업이 터지니 경기의 긴장감은 상당히 떨어지더군요. 이런 야구만 보면 아마 장수할 수 있을 듯... 대신 넥센선수와 관중을 유심히 지켜봤는데, 적군이라기보다 안쓰러운 마음이 컸습니다. 예전 명문구단의 위용은 어디 가고 조금은 초라한 모습이 짠해지더군요. 특히 손꼽을 수 있을 만큼의 관중과 소박한 응원소리는 착잡하기까지 하더이다. 정말 롯데가 달해야 한국 프로야구가 사는게 아니라, 넥센이 잘해야 비로소 한국 프로야구가 중흥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부디 좋은 구단주만나서 꼭 현대시절의 영광을 되찾기 바랍니다.
 
이날 경기는 김성배가 당연히 잘해줬고, 두목곰의 3점홈런 포함 4타점, 오재원의 멀티히트, 최준석의 결승타점 등 흠잡을데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김성배가 이렇게만 해준다면 우리도 선발야구를 할 희망이 생길 것 같구요. 불펜도 쉬엄쉬엄 체력관리 할 수 있겠네요. 이번주 5승 1패면 만족, 4승 2패면 불만이라고 했는데, 일단 2승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덧글 1...
져지를 구입하려다 점퍼같은 트레이닝복으로 바꿨습니다. 27번, 53번 져지가 없기도 했지만, 왠지 이뻐보이더군요.색깔은 군청색과 빨간색의 조합입니다. 집 근처에서 입고다녀도 무난할 것 같네요. 그나저나 왜 이렇게 멋있는 져지가 많은겁니까? 잠실 갈 때마다 하나씩 구입...할 것 같네요.
 
덧글 2...
2군에서 윤석민이 본즈놀이 하고 있습니다. 한번 올려서 키웠으면 하네요. 그나저나 알렉스와도 얘기했지만, 투수 유망주들은 왜 이리 더디게 성장하는건가요? 홍삼이, 노갱이, 원재, 강률이, 야곱이, 승수, 능금이, 민석이, 현진이, 현호... 잠실에서 보고 싶네요.

두산의 2011년 시범경기를 지켜보니 기대와 우려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비빔밥 같네요. 가슴 설레게 하는 선수도 있고 한숨 나오게 하는 선수도 있긴한데... 전반적으로는 컨디션이 바닥에 있을 뿐, 기본적인 전력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비록 승보다 패가 많은 성적이지만요. 아쉬운건 투수진이 여전히 물음표가 많다는 점인데, 좀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미소 1. 임태훈
임태훈은 두산팬들에게 원초적인 모성본능을 느끼게 하는 친구죠. 작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터프 세이브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링위에 올라 피투성이 끝에 승리를 따내는 가장의 모습과 흡사했는데... 그 투지와 경험 때문에 올해는 소방수 임무를 맡았습니다. 본인의 희망을 살린다면 선발이어야 하는데... 이렇게 팀을 위해 늘 희생하는 모습때문에 두산팬들은 임태훈에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SK전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니 한결 더 성숙해진 모습이더군요. 묵직한 직구도 낙차큰 커브도 충분히 리그 정상급이었구요. 운영능력도 좋네요. 임태훈이 제2의 진필중이 되어준다면 한국시리즈 마지막 공은 그의 손에서 결정될겁니다. 

미소 2. 김재환
방송에서 캐스터가 그러더군요. 조만간 김현수의 인기를 뛰어넘을 선수가 김재환이라고.. 얼굴이 콩알만해서 '얼콩'이라 불린다는 얘기도 처음 들었습니다. 인천고 시절에 밀어때려 홈런치는 장면보고 반했었는데, 이제 서서히 그 진가를 드러내는 것 같네요. 김재환의 장점은 빠른 스윙입니다. 전성기의 김재현을 보는 듯한 배트 스피드를 가진데다, 안정감있는 스윙 매커니즘으로 타구의 질이 참 좋죠. 왠만하면 빨랫줄입니다. 2루수 살짝 넘겼는데 그게 홈런이 되었다는 얘기가 현실감있게 느껴지더군요. 문제는 포지션입니다. 가급적 최준석 군대간 이후 1루수로 정착해줬음 하구요. 올 시즌은 지명타자로 출전합니다. 달감독님은 2번타자로 넣겠다고 하셨는데... 참고로 김현수가 처음 1군에서 뛸 때 2번이었다능...  

한숨 1. 라미레즈
기대가 너무 컸나요? 실망스러웠습니다. 공의 위력이 평범하더군요. 직구 스피드도 제구력도 평균수준으로만 보였습니다. 기교파 투수라면 운영능력이 필수인데 그런 것도 안보이고... 과거 세데뇨처럼 산업연수생으로 받은게 아닌가 싶네요. 한경기만 봤기에 아직은 판단 유보지만,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메이저리거나 적어도 메이저와 마이너의 스플릿 계약을 맺는 선수들은 몸을 늦게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곤 하죠. 하지만 라미레즈는 마이너리거이기에 봄에도 몸을 만들어놔야 합니다. 그래야 시장에서 제값을 받으니까요. 그래서 아직 몸이 덜 풀렸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한숨 2. 김성배
달감독님이 믿는 투수니 좀더 시간을 주긴 하겠지만, 5선발이라고 하기엔 중량감이 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죠. 좌타자에게 약했던 모습을 고쳤다고는 하나 아직은 모르겠구요. 이현승이 훨씬 나은데 하는 생각만 맴돌더군요. 달감독님이 5선발 우선권은 김성배, 다음은 홍상삼, 그 다음으로 이현승을 점찍으신 것 같은데, 불펜에 쓸만한 왼손이 없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만... 우모는 이현승의 선발능력을 높게 평가하는지라 아쉽기만 하네요. 어쨌든 달감독님이 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수 있다는걸 김성배는 유념해야 할겁니다. 올해는 우승 외에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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