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유없이 떠나고 싶을 때가 있죠. 일상의 짐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초연한 마음자세로 길을 나서고 싶은... 하지만 현실상, 마냥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죠. 직장에 가정에 왜 이렇게 의무조항은 널려만 있는지... 휘유~~~

그래서 대학시절을 누구나 그리워하나 봅니다. 무작정 여행을 떠나도 기회비용이 가장 적은 시기가 바로 대학시절이니까요. 그 시기에 나름 많이 여행을 했다고 하는데도 아쉬운거 보면, 여행은 떠나지 못하는 사람의 영원한 노스텔지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길이 나를 마구 불러제낄 때 들으면 좋은 노래가 있습니다. 김동률의 '출발'인데요. 잔잔한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 사자후보다 더 호소력 짙은 그런 좋은 음악이죠. 김동률만의 매력이라고 할까요. 그가 부르면 왠지 혼자 떠나는 여행마저 외롭지 않을꺼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합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김동률의 음반이 올해 처음으로 10만장을 돌파했죠. 데뷔 15주년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건 의미있는 일입니다. 꼭두각시처럼 기획사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뻐꾸기들보다는 자신만의 음악영역을 펼치는 김동률같은 가수가 전 더 좋습니다. ^^

 그나저나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휘뤼뤽 떠나고만 싶네요. 여름휴가가 언제더라..?? (달력 뒤적뒤적...)


어떤 가수는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노래를 부를꺼라는 기대치가 있죠. 김동률은 누구보다 그런 기대치가 한껏 높은 뮤지션입니다. 가사는 서정적이면서도 솔직하구요. 멜로디는 참 곱씹을수록 더 새록새록 향긋한 내음이 살아나오는 그런 음악이 김동률의 노래인거 같아요.

이번 5집의 신곡도 그런 기대치를 만족시켜주는군요. 지금 가장 주목받는 곡이 '다시 시작해보자'인데요. 잠정적으로 헤어진 연인에게 다시 손을 내미는 따뜻한 곡입니다. 누구나 화해의 전화를 하려고 망설였던 기억이 있을텐데요. 그런 고민을 해봤던 기억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노래네요.



헤어지자 요란할 것도 없었지
짧게 Good bye 7년의 세월을 털고
언제 만나도 보란 듯 씩씩하게 혼자 살면 되잖아

잘됐잖아 둘이어 할 수 없던 일
맘껏 뭐든 나를 위해 살아보자
주기만 했던 사랑에 지쳐서 꽤나 많은걸 목말라 했으니

그럼에도 가끔은 널 생각하게 됐어
좋은 영화를 보고 멋진 노래들을 때 보여주고 싶어서
들려주고 싶어 전화기를 들 뻔도 했어

함께 일때 당연해서 몰랐던 일
하나 둘씩 나를 번거롭게 했지
걸핏하면 툭 매사에 화를 내고 자꾸 웃음이 줄어만 갔지

내 친구들의 위로가 듣기 불편해서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었을때
휑한 방안 보다 더 내 마음이 더 싫어 좀 울기도 했어

그럴 때면 여전히 널 생각하게 됐어
매일 다툰다 해도 매번 속을 썩여도
그런게 참 그리워 좋았던 일보다 나를 울고 웃게 했던 날들

아무래도 나는 너여야 하는가봐
같은 반복이어도 나아질게 없대도 그냥 다시 해보자 한번 그래보자
지루했던 연습은 이제 그만하자 우리 다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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