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번 들었는데 느낌이 강렬하게 남는 그런 노래가 있죠?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이라는 노래가 그렇더군요. 잔잔하면서도 왠지 강한 울림이 느껴지는 기분인데, 이별의 감정을 가사로도, 멜로디로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특히 애잔한 목소리가 절제되게 표현되어 있어서 느낌이 더 강하네요.


다음의 가사를 음미해보면 느낌이 와닿지 않나요?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그래서 제목이 '기억을 걷는 시간'이구나 싶습니다. 이런 가사를 쓴 작사가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아름다운 시 한편을 떠올리게 하네요.

길을 지나는 어떤 낯선 이의 모습 속에도
바람을 타고 쓸쓸히 춤추는 저 낙엽 위에도
뺨을 스치는 어느 저녁에 그 공기 속에도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 니가 있어 그래

어떤가요 그댄 어떤가요 그댄
당신도 나와 같나요 어떤가요 그댄

길가에 덩그러니 놓여진 저 의자위에도
물을 마시려 무심코 집어든 유리잔 안에도
나를 바라보기 위해 마주한 그 거울 속에도
귓가에 살며시 내려앉은 음악 속에도 니가 있어

어떡하죠 이젠 어떡하죠 이젠
그대는 지웠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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