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구는 농구와 다릅니다. 농구는 마이클 조던만 있어도 우승하지만, 야구는 놀런 라이언이 있다고 우승하는건 아닙니다. 게다가 희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유일한 스포츠가 바로 야구입니다.

2.
야구는 4계절 중 3계절 동안 경기합니다. 7개월 내내 리그를 뛰는 동안 한명의 스타에 의존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변수가 생길 때마다 백업이 든든하게 메워줘야 진정한 강팀입니다. sk가 왜 강팀일까요? 그건 개인기가 아닌 조직력으로 야구하기 때문일겁니다.

3. 
두산은 5월만 2승 6패입니다. 지금은 명백한 위기상황입니다. 상대팀 에이스만 나오면 힘을 못쓴다는 것,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경기 외적인 문제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똘똘 뭉쳐 이겨내지 못한다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위기일수록 더 강한 응집력을 내는게 진정한 강팀 아니겠습니까? 이럴수록 선수들이 더 이를 악물어야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4. 
두산의 현재 모습은 실망스럽습니다. 선발은 큰 실점하며 물러나고 타자들은 찬스에서 병살만 날립니다. 게다가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까지 사라졌습니다. 어딘지 기가 꺾인 모습입니다. 지고 있어도 덕아웃에서 화이팅을 외치는 한화선수들이 부럽습니다.

5.
그러나 그다지 걱정하지 않습니다. 작년 5월에도 두산은 4할 승부했었습니다. 다만 밖에서 두산을 흔드는 사람들이 많아 기분이 안좋습니다. 인기팀이니 시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어쩔 수 없겠지만, 우리팬까지 흔들려서야 되겠습니까? 끝까지 믿어주고 든든하게 버텨줘야지요. 야구 한두해 보나요?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릴지언정 쓰러지진 않습니다.


기아와의 주말 3연전 2승 1패? 만족스럽습니다. 에이스 윤석민과 양현종을 완벽하게 무너뜨린 경기까지 합하면 기쁨은 좀 더 높아집니다. 하지만 써니가 출격했던 마지막 경기를 완봉패했다는걸 고려하면 위닝시리즈의 의미는 좀 반감되네요. 어쨌든 서서히 타격감은 찾는 것 같아 다행스럽고, 달세의 부진은 걱정스럽습니다. 반면 써니는 별 걱정 안합니다. 워낙 성실한 선수이기에...

1차전 : 10-6 니퍼트 승 최준석, 역전 그랜드슬램 폭발!
2차전 : 10-9 임태훈 승 '첫 승' 임태훈, "(이)용찬이 공백, 형들과 잘 막겠다"
3차전 : 0-8 김선우 패 `트레비스 완봉` KIA, 잠실 두산전 13연패 탈출

1차전은 최준석의 역전 만루홈런으로 단번에 승기를 잡았는데요. 양현종이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볼질을 하더니 만루를 만들어줬고, 최준석은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2차전에서는 달세가 큰 점수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내려간 이후 끝내 역전을 허용했는데요. 임태훈의 조기 등판 이후 추가실점을 막아 재역전을 이끌어냈습니다. 어느 상황에서나 우리 아기곰 태훈이는 늘 믿음을 안겨주죠. 두산의 10년을 짊어질 기둥입니다.

안타까운건 김재환의 부진입니다. 분명 배트 스피드나 타구질은 굉장히 좋은데 이상하게 안타가 터지지 않았죠. 그래도 마수걸이를 기아와의 3차전에서 내야안타로 기록했으니, 조만간 빨랫줄 홈런도 터뜨려주기 기대해봅니다. 김재환은 김현수와 함께 두산을 대표할 타자로 성장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으니 기회를 꾸준히 줘야하구요. 그 포텐셜이 터지기만 하면, 아마 잠실은 재환 아이돌을 보러 오는 관중들로 꽉 들어찰겁니다.

다음주는 영남정벌에 나섭니다. 상대는 롯데와 삼성이구요. 모두 위닝시리즈 예상 및 기대합니다.

덧글 1...
두산이 4경기만에 관중 1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홈경기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매진은 4차례였구요. 두산팬 증가하는 소리가 주변에서 정말 많이 들립니다. 원래 골수가 많은 팀이기도 했지만 최근 야구팬으로 유입된 젊은 층의 십중팔구는 거의 두산팬이라네요. 응원소리도 들어보면 남자보다 여자가 많다능...

덧글 2...
베어스데이 유니폼이 새로 나왔더군요. 시구한 가희의 사진을 보면 컬러톤이 밀워키 브루어스와 비슷하긴 하네요. 지르고 싶은 아이템이 점점 늘어납니다.

덧글 3...
기아는 최근 몇년간 4월 출발이 좋지 않았죠. 올해도 잘 싸운 경기에 비해 성적은 신통치 않았구요. 하지만 결국엔 치고 올라올겁니다. 최강 선발진과 불꽃 클린업은 여전히 유효하기에... 기아의 올해 4강진출은 유력해 보입니다.

갤럽에서 매년 조사하는 프로야구 인기구단 조사 결과를 보니 간단하게나마 포스팅을 안할 수 없네요. 여론조사에 의하면 선호 프로야구단 1위는 롯데 15.5%, 2위는 기아 12.7%, 3위는 삼성 11.2%, 4위는 두산 8.5%로 나왔습니다. 솔직히 팬심으로는 4위를 인정하고 싶지 않고... 또 여론조사가 내포할 수 있는 여러 의도성 등을 감안하지 않을 수도 없지만... 어쨌든 현재 이런 수준으로 국민이 프로야구단을 선호하는구나 하고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갤럽 보도자료 보기
프로야구에 대한 국민선호도 조사
갤럽 여론조사 분석자료 보기

우선 지역기반의 프로야구단의 성격상 지역인구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특히 부산/경남의 800만 인구를 단일 구단이 차지하는 롯데는 국내 최대시장임에 틀림없습니다. 반면 삼성은 대구/경북의 500만 인구를, 기아는 500만 광주/호남 인구를 독식하고 있구요. 두산은 1천만을 3팀이 나눠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파이는 SK의 1,300만, 롯데의 800만, 삼성의 500만, 기아의 500만, 두산의 300만의 순서지만요. 수도권에 분포한 지방출신 인구를 감안하면 롯데, 기아, 삼성의 강세는 어쩔 수 없을 듯 보입니다.

그래서 중요한게 서울에서의 팀 선호도인데요. 서울에서는 두산이 17.6%로 1위, 기아가 16%로 2위, LG가 8.7%로 3위, 삼성이 8.2%로 4위를 차지했네요. 일단 근소하나마 두산이 1위라는게 의미가 있구요.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11.3%의 기아에 이어 두산이 10.5%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결국 수도권 최고 인기구단은 기아와 쌍벽을 이룬다고 보면 될 듯 하네요. 아울러 연도별 인기구단 선호도 추이인데요. 삼성은 2005년 21.9%로 최고 인기구단이었다가 2010년 11.2%로 하락을 했구요. 롯데와 기아, 두산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네요. 반면 한화, LG, 넥센은 하락세를 잇고 있습니다. 주위의 분위기를 봐도 대충 그러지 않나 싶네요.

참고로 어제 통닭집에서 TV를 보면서 술한잔했는데요.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산을 응원하더군요. 동행한 회사직원들중 3명은 두산팬, 2명은 기아팬, 1명은 LG팬, 1명은 무관심이었습니다. 새삼 높아가는 두산의 인기를 실감하게 되네요. 흠흠흠^^


드디어 야구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 두산야구를 이제사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네요.^^ 포스트시즌에서 계속 미끄러졌던 곰들이 올해는 기필코 우승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래서 케치프레이즈도 'All in V4 Hustle DOO!' 더군요. 유니폼 만큼이나 손발 오그라들게 하지만... 어쨌든 올해는 무조건 우승해야 합니다.  

올시즌 개막전 상대는 기아였구요. 작년 최고의 성적을 올린 로페즈와 신입용병 히메네스와의 맞대결입니다. 결과는 8-3 두산의 완승이구요. 전반적으로 전력이 상승한 느낌에 상큼한 기분을 갖게 해주네요. 기존의 철벽 계투진과 폭발적인 타선이 건재한데다 히메네스와 이현승의 원투펀치까지 지니고 있어 올시즌 정말 기대됩니다.

대략의 시청소감을 올리면...

오늘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히메네스였는데요. 합격점을 줄 만 하네요. 시범경기 때 본적이 없어 뭐라 말하긴 어려웠는데, 일단 부드러운 폼에서 던지는 공이 쉽게 칠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스피드도 그렇고 슬라이더도 극내 정상급 투수들과 견줘도 떨어지지 않더군요. 작년 로페즈와의 맞짱을 승리로 이끈 결과가 말해주네요. 아직 한게임이라 성급하게 결론내리기는 쑥스럽지만, 조심스럽게 드디어 리오스급의 에이스를 얻게 되는게 아닌가 흥분됩니다.

계투진에서는 진야곱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특히 오랜 경험에서 오는 정재훈의 위기관리능력은 롱릴리프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는걸 보여줬네요. 임태훈도 컨디션이 정상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위력적인 공을 던졌구요. 고창성은 작년보다 한결 더 나아진 느낌이네요.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뱀처럼 휘는 공은 기아의 강타선을 꿈짝못하게 했습니다. 

타자중에서는 기계가 잘해줬죠. 뭐 워낙 잘하는 기계라 4안타의 성적도 그닥 감흥이 실리지 않네요. 이종욱도 멋진 수비와 더불어 3안타에 2타점을 기록했구요. 고영민은 뜬금포 한방으로 체면은 세워줬습니다. 근데 좀 성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공을 끝까지 안본다고나 할까...? 그리고 이성렬을 언급안할 수 없죠. 제2의 김상현으로 커주길 기대하는데, 역시 한방이 있더군요. 로페즈에게서 고영민에 이은 백투백홈런을 뺏었습니다. 이대로만 해줬음 하는데... 만약 뽕렬이도 터지면 엘쥐팬들은 뒷목을 잡지 않을까 싶네요. 두목곰도 안타 하나쳐서 체면은 유지했구요. 최준석도 안타 하나 신고했습니다. 유대인은 대량득점을 알리는 2루타를 쳐냈구요. 최승환은 비록 안타는 없지만 포수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해줬습니다. 손시헌은 찬스에 강한 모습 여전했네요.

백업으로 들어왔던 오재원, 이원석, 임재철, 용덕한, 김재호, 민병헌도 잘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아끼는 오재원은 좀더 분발해서 꼭 최준석의 자리를 뺏기 바랍니다. 충분히 재능이 있는 친구인지라... 기회만 주어지면 분명히 한몫을 할 선수인데... 두산 스타팅멤버에 들기가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라 말이죠. 아쉽습니다.

덧글...
다른 구장은 넥센, SK, LG가 승리했고 롯데, 한화, 삼성이 패했네요. 응원했던 팀중 한팀만 이겼습니다. 특히 박종훈감독의 LG, 금민철의 넥센이 승리한게 인상적이었네요. 우리 곰돌이들의 선전 축하합니다. 아울러 패한 팀들에게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군요. 이제 겨우 한경기 했을 뿐이다... 라고...


기아의 후덜덜한 V10, 축하합니다.
다른 팀들은 단자리 우승에서 아둥바둥대는데,
두자리 우승횟수라니 마냥 부러울 뿐이네요.

사실 여러모로 SK가 이기리라 봤었는데요. 우모의 예상을 깨고 기아가 정규리그 1위팀답게 우승했습니다. 그것도 9회말 끝내기 홈런이라니... 너무 부럽네요. 부러우면 지는건데... 저 자리에 우리 곰들이 있어야 하는데... 에혀... 하여간 잠실벌에 울려퍼진 무등산 호랑이들의 포효 쩌렁쩌렁했구요. 레젼드 종범神의 눈물도 멋있었네요. 종범神의 은퇴전이라 이번 우승이 더욱 의미가 깊어 보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 곰돌이같은 허슬두 최경환의 3루타도 반갑네요. 어디서나 멋진 선수생활 하기 바랍니다. 3루에서 손을 번쩍 든 모습 짠하네요.

그리고 아쉽게 준우승한 SK 선수들 팬들 수고하셨습니다. 님들 덕분에 야구를 보면서 전의라는 것도 느껴봤는데, 막상 한국시리즈에서 지는 모습 보니 측은해 보이기도 하네요. 야구팬으로서 특히 채병용 응원합니다. 안좋은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투혼 보여줬네요. 오늘만큼은 모든걸 잊고 푹 쉬시길...

내년엔 기필코 V4!
Hustle DOO!


한국시리즈에서 SK가 다시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2패로 지고 있다가 다시 2승 2패로 균형을 맞추는거 보면, 예삿팀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지금 분위기로는 SK가 훨씬 유리해 보이구요. 여차하면 두산에 이어 기아도 리버스 스윕 당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네요. 만약 이 기세로 SK가 3연속 우승을 한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80년대 해태에 이어 2000년대 왕조를 구축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겁니다. 정말 김성근 감독은 대단한 승부사네요. 인정합니다.

그러기에 두산팬들중 상당수가 기아를 응원하는 것 같더군요. 대신 복수해달라는 뭐 그런 심리인 것 같은데... SK가 밉긴 하지만, 그렇다고 또 기아를 응원하고 싶진 않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설사 SK를 기아가 제압한들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까요? 오히려 SK가 우승해서 그 아성을 두산이 무너뜨리고 싶은 욕망만 커지지 않나요? 물론 그렇다고 SK가 3연속 우승하길 바라는건 아니고... 그럼 대체 뭐냐..? 사실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입니다만... 어쨌든 누가 우승하든 한국시리즈가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두산이 없는 한국시리즈가 그저 괴로울 뿐...

또 한가지 두산을 세컨팀으로 생각하는 야구팬들이 꽤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전통적으로 유순해서 미움을 덜 사는 것 같은데... 이 역시도 그리 반갑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라이벌이 많은 팀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한화를 세컨팀으로 생각하는 우모로서도 두산과 한화의 매치는 마치 청백전같은 느낌이어서 긴장감이 떨어지죠. 그만큼 재미는 없는겁니다. 반면 뉴욕양키스는 보스톤과 앙숙이고, 메츠하고도 지역 라이벌이고, 다저스와도 과거 연고지 라이벌이죠. 그래서 매 경기 긴장도가 높습니다. 안티도 많지만, 그만큼 상품성은 높아지는거죠. 수원삼성도 마찬가지구요. FC서울과 라이벌이고, 성남과도 라이벌이고, 대전과도 라이벌 관계거든요.

이렇게 두산도 앞으로 많은 앙숙을 만들어야 더욱 관심을 모을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SK와 이미 앙숙이 되었구요. LG와는 한지붕 견원지간, 삼성과는 전통의 라이벌인데, 다른 팀과는 이렇다 할 갈등관계가 없네요. 되려 롯데와는 롯산 곰매기니 뭐니 그런 관계고, 기아와도 특별히 나쁜 관계가 아니고, 삼성마저 사이좋은 싸대기 동맹이 되어버렸죠.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나는 사이여야 되는데... 쩝... 

이번에 한국시리즈에서 기아와 혈투를 벌여 철천지 앙숙이 되길 바랬는데... 아쉽게도 그러진 못했구요. 더불어 기아가 우승하기를 기원하는 것도 영 마뜩챦네요. 반 SK 동맹으로 기아와 도원결의하는 것도 그래서 반갑지 않구요. 그냥 두산은 두산이면 되고... 기아는 기아 갈 길 가면 되고... 누가 우승하든 뭐... 그저 SK를 직접 끌어내리고 싶을 뿐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기아가 과거 해태왕조가 영광을 부활시킬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8월 성적으로 보면 정말 무서운 질주를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러다 말겠지...', '그래봐야 몇경기야...', '두산만 만나면 깨질꺼야...' 라고 무시하기도 했었죠. 근데 SK를 스윕하더니, 두산까지 스윕하면서 기아는 저멀리 달아나 버렸습니다.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게 이런 심정일까요...? 하여간 이제 순위싸움에서 기아는 제쳐두고 나머지 팀들끼리 주판알 튕기는 신세가 되었네요.

지난 금요일 직접 기아전을 관람하고서 느낀건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특히 김상현의 홈런 두방은 거의 패닉상태로 몰고 갔죠. 찬스상황에서 거침없이 초구를 휘둘러 담장을 넘겨버린 그 장면은 오랫동안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네요. 어떻게 저런 선수가 LG에서 후보나 2군 신세를 면치 못했는지... 이런거 보면 참 인생은 알 수 없고, 야구도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기아의 어거스트 러쉬(August Rush)는 농담같이만 들립니다. 관련 기사에 의하면요. 8월에만 20승을 따냈구요, 20승 4패로 83.3%의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했다네요. 윤석민은 8월 5경기에 나와 전승, 마무리 유동훈은 0점대 방여율을 기록했구요. 김상현은 한술 더 뜨죠. 8월에만 0.409의 타율과 15홈런 38타점입니다. 이 정도면 왠만한 선수 한 시즌 기록과 맞먹는 수준을 한달 동안 거둬들인 셈이네요.

그렇다고 풀이 죽으면 두산팬, 두산선수라 할 수 없죠. 8월의 주인공이 기아였다면, 9월은 두산이 될 수 있도록 모두 집중해야 할 겁니다. 지난 1995년 9월에 역전의 드라마를 기록했던 전례도 있으니, 너무 상심말고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꺼구요. 맘 같아서는 고참중 한명이 삭발해서 분위기 일신했으면 하는데... 두목곰이 해주려나...?

어쨌든 아무리 생각해도 기아에 3연패한건 자존심이 무지 상합니다. 잠실구장을 기아팬들에게 점령당한 것도 억울하고... 힘찬 응원 못보내줘서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패배의 순간을 잠실에서 같이 해주지 못한게 아쉽고... 하여간 우울한 8월은 뒤로 하고 9월엔 곰들의 셉템버 러쉬(September Rush)가 되었으면 하네요.

닥치고 V4!


기아와 운명의 첫 대결이었던 금요일 경기 다녀왔습니다. 그간 폭풍질주를 해온 기아를 맞아 힘든 경기가 예상되었지만, 그래도 두산의 저력이 있기에 호락호락 무너지진 않으리라 믿었죠. 결과적으로 멋진 경기를 펼쳤고, 끝까지 물고 늘어졌지만 패했습니다. 정말 기아 무섭더군요. 특히 김상현... 지금까지 봐온 어느 선수보다 금요일의 김싱현은 위력적이었습니다. 쳐줘야 할 때 홈런으로 연결시켜주는 모습, 그것도 초구에 날리는 포스가 정말 베리 본즈가 따로 없네요.

금요일의 패배로 사실상 올시즌 1위는 힘들어졌습니다. 1위는 커녕 2위 자리도 담보할 수 없게 되었네요. SK에게마저 밀려 3위니까요. 잠실구장을 나서는 길이 참 착잡하더이다. 달도 왜 그리 처량해 보이는지... 발걸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아마 남은 두경기도 쉽지 않아 보이네요. 스윕의 예감이 짙게 깔리는데, 그래도 우리 곰돌이들 투혼을 발휘해주기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면 뭐... 그것으로도 만족하구요.

참고로 금요일 관중은 만원이었습니다. 평일 관중으로 잠실구장이 꽉 차기는 12년만이라고 하네요. 최근 기아의 무서운 연승행진을 반영하듯 기아팬들이 3루측은 물론 1루측 일부, 우익수 외야쪽 일부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구름처럼 몰려드는 기아 관중을 본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그간 성적이 안좋아서 원정관중석이 다소 쓸쓸했거든요. 역시 전통의 명문 타이거즈의 부활이 반갑기는 합니다.


2009년 최고의 빅매치가 두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중 SK와의 원정 3연전, 그리고 주말 기아와의 잠실 3연전. 아마 이 6연전에서 올시즌의 향방이 얼추 완성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3팀 중 어느 한 팀이 삐꺽하다가는 1, 2위 싸움이 아닌 3위... 아니면 4위싸움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죠. 그야말로 절대반지를 차지하기 위한 처절한 승부가 펼쳐질겁니다. 그 승자가 두산이 되었으면 하는데... 흠... 벌써부터 흥분이 되는군요.

The winner takes it all...
The loser standing small...

지난 광주 3연전에서 SK가 기아와 대등 혹은 위닝시리즈를 가져가길 바랬는데, 기아의 벽이 너무나 높네요. 오심으로 인해 약간 얼룩이 진 것도 사실이지만, 어쨌든 기아는 현재 최강의 전력을 갖고 있구요. SK를 가볍게 스윕했습니다. 도대체 구톰슨, 로페즈, 윤석민, 양현종, 서재응 등의 선발이랑 맞대결하는 팀은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가요? 산넘어 산이 아니라 아예 넘사벽같은 친구들입니다. 선발이 약한 곰돌이네로서는 심히 걱정되는 부분이네요. 

그렇다고 SK가 호락호락하냐? 절대 그렇지 않죠. 4강에서 멀어질 팀으로 우모는 SK를 지목했습니다만, 솔직히 희망사항이구요.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가는데 망하지도 않은 부자야 뭐... 모르긴해도 최소 김성근 감독이 SK에 남아있는 한 악으로 깡으로 버티며 4강 혹은 우승을 넘볼겁니다. 내일은 글로버와 니코스키가 붙는데요. 니코스키의 친정을 향한 분노의 위닝샷 기원합니다. 현재 분위기로는 분명 두산이 앞서지만, 야구는 정말 모르는게 악재가 겹치면 선수들을 응집하게 해서 평소에 없던 힘을 발휘하기도 하죠. 그래서 늘 야구를 보면서 느끼는건... 겸손하라... 입니다. 어쨌든 삼성에게 신승했던 모드를 유지해서 SK전에 2승 1패 기대하네요.

그리고 기아... 금토일 주말 3연전의 티켓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예약은 안했지만 현장판매분으로 어떻게든 가볼까 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잠실벌의 함성이 귓가에 왱왱 거리네요. 기아는 주루실력으로 마운드를 흔들지 않으면 점수내기 힘들죠. 최강의 선발진을 연타로 무너뜨리기는 기대하기 어렵구요.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임재철 등의 발빠른 주자들이 감행하는 도루와 센스 플레이로 투수에게 심리적 타격을 가하는게 주요 포인트입니다. 이를 위해선 극강의 선구안으로 볼넷을 얻거나 투구수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겠죠. 투수진은 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막겠다는 각오로 덤벼서 2승 1패 희망합니다.
 
6연전에서 4승 2패만 거둔다면 남은 일정에서 역전시키는 것도 꿈꿔볼만 하죠. 과거 두산은 마지막 경기에서 8연승인가를 거두고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던 경험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더 스토리를 극적으로 만들어주려면 한화가 기아에 고춧가루 뿌리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죠. 내일 류현진과 서재응이 맞붙는데요. 최근 투지를 불태우고 있는 한화고 선발이 대한민국 대표왼손인 만큼 청양고추의 매운 맛을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곰들의 곡갱이질에 곁들여진 꼴찌의 반란이라면... 시청률 상승은 따논 당상입니다.


오늘은 두산이 한화와, 기아가 롯데와 경기했습니다. 두산경기를 보면서도 관심은 광주로 향했는데요. 두팀 모두 이겨서 2.5게임차를 유지했습니다. 두산, 롯데가 이기기 바랬건만... 인생이 뭐 생각되로 되나요? 현실에서 생각대로 안되니까 CF에서 생각대로 한다고 떠드는거겠죠?

두산은 선발 김선우가 6.1이닝 5실점으로 그런대로 막아줬습니다. 5회까지 잘 막다가 6회에 꽃범호에게 쓰리런을 맞아 한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했구요. 이후 점수차를 더 벌려서 승리를 지켰습니다. 김선우는 그간 정상급의 구위를 갖고도 그닥 미더운 승리를 따내지 못했는데요. 최근에 스플리터를 장착한 이후에 쉽게 쉽게 타자와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어쨌든 아직은 에이스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용덕한...! 칭찬이 전혀 아깝지 않네요. 투수 리드도 훌륭했지만, 2안타로 5타점 올리는 맹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최승환보다 나은게 블로킹 솜씨였는데, 그 외에도 타격도 무시못하겠네요. 풋워크도 좋구요. 곧 상무에서 김재환까지 돌아오면 정말 볼 만 하겠네요. 홍포, 채포 다 나가도 포수 풍년이 들다니 참 알다가도 모르는 세상입니다.

기아는 윤석민의 7이닝, 손영민의 1이닝, 곽정철의 0.2이닝, 유동훈 0.1이닝으로 팀 완봉승을 거뒀네요. 완벽에 가까운 마운드 높이로 11연승을 달렸구요. 김상현의 투런홈런이 결승타가 되었네요. 롯데는 4위싸움도 장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과연 누가 무한질주 기아차를 세울 수 있을지 시즌 후반기에 쓰나미로 등장했군요. 흠냘~

기아와의 승차를 좁히면 좋지만, 굳이 따라잡겠다고 지금 오버페이스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라톤에서도 선두보다는 선두 뒤에 바짝 붙어서 따라가는 쉐도우 체이서(Shadow chaser)가 바람도 피할 수 있고, 시야를 넓게 가질 수 있어 좋으니까요. 다만 선두와의 간격을 놓치면 안되겠죠. 전에도 포스팅했지만, 두산은 그저 두산의 경기 스타일만 유지하면 되구요. 계속 2~3경기차를 유지하다 8월말 기아와의 진검승부에서 뒤집으면 됩니다.

다만 이용찬의 무릎이 안좋다는게 마음에 걸리네요. 마무리는 시즌전 두산의 아킬레스건이었는데, 그나마 이용찬이 잘 막아줬거든요. 김경문감독이 투구수 조절해주면서 관리하고 있었는데...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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