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 금문교하면 떠오르는건 강한 바람입니다. 남들은 멋진 금문교의 아치를 생각할텐데 말이죠. 금문교도 멋있었지만 워낙 미친듯 불어대는 바람때문에 풍경도 제대로 감상하지도 못했죠. 그런 바람 때문에 다리 설계도 현재의 모양대로 하지 않았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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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형이랑 시애틀에서 출발해서 태평양 연안 따라 미국 종단여행을 할 때입니다. 금문교를 건너는데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나요. 금문교 지나기 전에 언덕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을까 했었죠. 마침 관광객을 위해 마련한 주차시설도 있어서 카메라 들고 뛰어 나갔습니다.

근데 태평양과 마주해서 그런가요?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엄청난 바람 때문에 서있기 조차 힘들더군요. 사진은 뭐 대충 찍긴 찍었지만, 표정은 거의 일그러지고, 옷은 펄럭거리고, 머리는 뽑아져라 산발이 되고, 몸은 이리저리 휘청거렸죠. 심할 때는 눈뜨기 조차 힘들어서 풍경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습니다. 덕분에 그 때 사진은 참 안습이었죠.

지금 구글 인공위성으로 본 금문교는 바람까지는 알 수 없지만 평온해 보이네요. 나중에 한번 바람이 잦을 때 한번 제대로 봤으면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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