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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인가 그랑데 아일랜드라는 섬에 가족 모두 간 적이 있습니다. 필리핀에 있는 섬인데, 위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정말 아담합니다. 차로 달리면 아마 10분이면 한바퀴 돌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구요. 리조트 하나가 섬 전체를 관리하다 보니 정말 깨끗한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위치는 그리 멀지 않아서 수빅만에서 배로 10분 정도 들어가면 닿을 수 있구요.

그랑데 아일랜드는 지금까지 여행했던 곳 중에서 가장 한가롭게 시간을 즐겼던 여행지가 아닌가 싶네요. 섬에는 해양스포츠 외에는 달리 할게 없습니다. 패러세일링이나, 스킨스쿠버, 바나나 보트타기 등이 있구요. 섬 가운데 큰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정도입니다. 해양스포츠 외에는 리조트에서 책을 읽거나 산책하고 경치를 감상하는게 전부일 정도로 나른한 섬입니다. 그래서 그야말로 시간이 더디 지나가는 슬로우 시티에 온 듯한 느낌이었죠.

하지만 복잡한 일상을 잊고 싶었던 저로서는 무..척.. 기억에 남습니다. 바쁘게 유적지를 돌아다니는 찍고 턴하는 여행과는 분명 차원이 다르거든요. 한번 쯤은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시간과 자연에 몸을 맡기는 것도 의미있지 않나 싶네요. 뭔가를 꼭 봐야 되고 뭔가를 꼭 해야 되는 강박관념이 쉬러가는 여행에서도 적용된다면 그건 일종의 노동일테니까요.

기회되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네요. 아님 비슷한 분위기의 무료한 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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