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8년도 넘은것 같네요. 교토에 여행갔던게 2000년 쯤이었으니까... 배낭여행으로 오사카, 교토, 나라를 갔었는데요. 단체여행으로 간 것보다 훨씬 유익했던 것으로 기억이 남네요. 가장 일본적인 것을 보자는 목적에 충실한 여행지였습니다.

특히 교토는 어떤 곳보다 가장 일본적인 느낌이 짙었던 곳이었구요. 도시 전체가 아담하게 꾸며진 작은 일본같은 곳이었죠. 은각사, 금각사, 철학자의 길, 일본식 정원 등 도시 여기저기에 볼꺼리가 많아서 하루에 다 보기는 어렵고 2~3일 정도로 나누어서 감상하면 좋습니다.

만났던 일본사람들도 친절했습니다. 다다미방을 체험하기 위해 찾았던 DAIYA INN이라는 곳의 주인 아주머니는 너무 친절해서 다디미방이 아닌 그녀의 세칸도 하우스(second house)에서 지내기도 했었죠. 다다미방이 초라하다고 느껴서인지 같은 값에 기꺼이 자신의 아파트를 내주는... 무자비한 친절을 베풀기도 했습니다. (헉~)

일본어를 모르던 저로서는 다다미방이 더 좋다고 말하지도 못하고 마냥 어쩔 줄 모르고 웃으며 난처해했죠. 하지만 결국 주인 아주머니의 진심이 느껴졌기에, 또 이런 경험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기에,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덕분에 다다미방에서 지내지는 못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특이했던건 독일여행할 때 철학자의 길을 걸었었는데요. 교토에도 똑같이 철학자의 길이 있었다는 겁니다. 누가 먼저인지 어떻게 이런 길을 만든 것인지는 모르지만, 자그마한 길을 걸으면서 왠지 많은 생각을 할 것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철학자의 길은 은각사에서 서쪽으로 나오다 보면 남쪽으로 길게 나있는 구부정한 오솔길입니다. 위의 그림에서는 중간 아래쪽에 세로로 哲者の道라고 씌여 있습니다. 너무 희미한가요?

이 철학자의 길을 따라 가다 보면 국제기구가 하나 있는데요. 하도 오래되어서 이름도 까먹었네요. 그 기구에 학교 선배가 있어 차 한잔 얻어먹기도 했습니다. 타지에서 만나는 한국인, 특히 선배는 왠지 더 반갑죠. 그 이후로는 연락이 끊겼습니다만... (쿨럭~)

하여간 과거에 여행을 갔지만 또 가고 싶은 도시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교토는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DAIYA INN 아주머니도 보고 싶고, 자전거 타고 철학자의 길도 가보고 싶고, 예전의 흔적이 어떻게 변했나도 보고 싶네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