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와이프랑 조카들이랑 영화를 봤는데요. 무슨 영화인지도 모르고 가자는 말에 그냥 길을 나섰습니다. 영화 시작할 때까지 제목도 모르고 본 영화는 처음이네요. 블라인드 테스트 하는 느낌이었는데, 뭐 기대가 커서인가요? 영화 본 느낌은 그냥 그렇더군요. 완전히 미국의 10대들을 위한 영화여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능....

영화는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조카들은 이미 세번째 보는지라 누나와 자형도 이미 본 영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를 보낸거였구나 싶었습니다. 그럼 그렇지...ㅡㅡ;; 영화 제목은 '하이스쿨 뮤지컬 : 졸업반'이었구요.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적 재미보다는 미국 교육제도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주목했습니다. 보면 볼수록 연신 부러러워지더군요. 우리는 언제나 저런 창의적인 교육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영화는 미국 고등학생들의 진로결정이 주된 스토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들은 꼭 공부를 해서 대학을 가야 한다는 강요를 받지도 않고, 명문대를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더군요. 물론 스탠포드 같은 명문대를 가면 좋지만 그게 절대적인 필요조건은 아니죠. 그냥 선택할 수 있는 원 오브 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과외도 없구요. 자유로운 학습 분위기에서 자신이 어떤 길을 선택할지가 가장 중요한 화두였습니다. 주위환경도 본인의 결정을 서포팅하는 수준이었구요.

우리는 그에 비하면 완전 꼭두각시 키우는 수준이죠. 그저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자율권없이 오로지 시험만을 위해 점수 높이는 전략에만 몰두하고 있거든요. 그러려면 당연히 원리보다는 암기가 주를 이뤄야 되구요. 창의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전근대적인 교육시스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그저 대학만 일단 가고보자는 분위기입니다. 모든건 대학입학하고나서 고민하자는건데... 게다가 자신의 진로가 대학과 별 상관없는 아이들은 5~6년을 그냥 허비하고 마는 셈이죠. 얼마나 비효율적인 제도인지... 게다가 이명박정권은 한술 더떠 전국 일제고사를 추진한다고 하네요. 좋아하는건 학원원장들 뿐이고, 불쌍한건 사교육의 쓰나미에 쓸려가는 우리 아이들뿐입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주를 이루는 시대는 이젠 지났습니다. 그 시대에는 단기간에 효율을 높이는 인재가 필요했고 그런 식으로 교육을 했더랬죠. 하지만 이제 물량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가고 창의적인 시대가 왔습니다. 그에 맞는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윗분들이 70년대 포크레인 개념에서 벗어나질 않으니... 쩝...

덧글...
영화중에 졸업식 댄스파티라는 의미로 prom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더라구요. 영어 잘하는 조카에게 물어보니 그냥 prom이라고 하는데 느낌에 promnade의 준말이 아닌가 싶었죠. 물어봤더니 조카들은 잘 모르겠다고 하던데, 찾아보니 promnade의 준말이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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