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문화를 사랑했던 분으로 기억됩니다. 흔히들 민주화의 투사로 많이 묘사하지만, 그분이 진정 되고 싶었던건 문화 대통령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가 원하는 나라는 군사강국도 아니요, 경제강국도 아닌 문화대국이다' 라는 김구 선생의 말씀에 가장 근접한 분이 바로 김대중 대통령이었구요. 정치노선과 철학이 김구 선생을 연상케 하는 정치인 또한 김대중 대통령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재임 기간중 최초로 예산의 1%를 문화분야에 지출했었죠. 문화의 중요성을 말로만 뇌까리는 정치꾼이 아닌 진정으로 실천에 옮긴 분이었습니다. 서편제라는 영화를 좋아해서 스스로 홍보도 많이 했고, 그래서 서편제가 실제 대박나기도 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이 어떤 영화를 보느냐가 영화 홍보담당자들에게는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되기도 했죠. 대개 정치인이라면 홍보차 VIP석에서 보긴 하지만, 중간에 일정을 핑계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 일쑤였는데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진정으로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진정성으로 느껴지는 지도자였습니다. 문화라는게 결국 삶을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점에서 소탈한 대통령의 문화사랑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가 보네요.

그런 두분을 몇달 사이에 모두 잃고 나니 황망한 마음 그지 없습니다. 누가 그랬듯이 이제 하느님이 대한민국을 버리는 일만 남지 않았나 싶네요. 부디 지역감정 없는 좋은 곳으로 가서 편안히 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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