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네요. 좀 많이 허무합니다. 어제 패배로 V4의 꿈이 날라갔습니다. 어제 경기 TV로 보는데 한숨만 푸욱 푸욱 나오더군요.  아무 말도 하기 싫더이다. 그래서 그냥 조용히 논문쓰러 노트북을 열었죠. 희한하게 정말 잘 써지드만요. 아마 논문이라도 쓰지 않으면 정말 미칠 것 같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덕분에 논문초안은 마무리 지었습니다.^^

2000년 현대와의 코리안시리즈 때 3패 뒤에 3연승을 했었는데 마지막 7차전에서 퀸란에 무너지면서 준우승에 머문 적이 있었죠. 그때 정말 정말 아까웠는데 그래도 속은 후련했거든요. 막판까지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근데 이번에는 후련하다기 보다 가슴이 답답하네요.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상실감이 더욱 진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우리 두산선수들 안경현 공백을 메우면서 훌륭히 싸워줬습니다. 잘했다고 박수치고 싶네요. 내년에도 더 잘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선 리오스와 김동주를 잡아야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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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승리자 두산, 고개를 들어라!

기사 끝에 나오는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정열을 바쳐 열정을 다해 열심히 뛰어준 두산 베어스 고개를 들고 활짝 웃어라. 당신들은 그럴 자격이 있는, 박수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는 멋진 팀이다.



다음은 한국시리즈를 보는 동안 벌어지는 우모의 심경변화입니다. 현재는 외딴 사막에 홀로 남겨진 듯 막막한 심정이구요. 진도 7.0급의 지진과 맞먹는 충격파로 심신을 가누기 힘드네요. 그래도... 그래도... 끝까지 응원을 하렵니다. ㅠ.ㅠ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2:0 승
환호작약(歡呼雀躍)
: 기뻐서 소리치며 날뜀
허슬두의 기세는 막을 자가 없다. 이종욱은 국내 최고의 리드오프다. 음하하하~ 게다가 리오스는 언터쳐블이 아닌가. 역시 예상대로 SK의 노쇠한 김성근감독은 두산 영건의 창조적 플레이를 당하기 어렵다. 올해 우승은 이미 따논 당상이다.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6:3 승
득의양양(得意揚揚)
: 뜻을 이루어 우쭐거리며 뽐내는 모양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너희가 홈런치면 우리도 친다. 해볼테면 해봐라 어떻게 하든 역전은 우리 몫이다. 음하하하~ 적지에서의 2연승이라 우승컵이 눈앞에 다가오는구나. 2승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 역사가 없다고 하니 잠실에서 끝내겠구나.

한국시리즈 3차전 SK 9:1 승
분기탱천(憤氣衝天) : 분한 마음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구쳐 오름
SK 비겁하게 벤치 클리어링때 리오스와 이종욱을 때리다니...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이 왠지 불안하군. 게다가 리오스까지 급흥분모드였으니 내일 선발이 걱정되는구만. 하지만 리오스니까.. 음... 잘 하겠지 모... 그래 내일만 이기면 토요일 우승컵을 안을 수 있을꺼야..

한국시리즈 4차전 SK 4:0 승
혼비백산(魂飛魄散)
'몹시 놀라 어찌할 바를 모름'을 이르는 말.
헉... 리오스가... 리오스가... 무너질 줄이야. 김광현 얜 또 모야~~ 갑자기 크레이지 모드로 돌변한 이유는 뭐야? 신인에게 이렇게 무기력할 줄은 정말 정말 상상도 못했었는데...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내일이 걱정된다. 아니 시리즈가 걱정된다. 랜들 내일 제발 잘 버텨주렴~

한국시리즈 5차전 SK 4:0 승
급전직하(急轉直下)
사태나 정세 따위의 변화가 매우 빠름.
불안불안하더니 결국 오늘도 무너졌구나. 가장 든든했던 고영민의 에러는 정말 참혹하구나. 어흑... 이제 욕심을 비워야 하는건가? 아놔~ 자존심 무쟈게 상하네. 명문구단 두산이 족보도 없는 구단에 쩔쩔 매다니 너무 당황스러운걸~ 그동안 너무 자만했었나? 에휴~~~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응? 그게 허슬두의 진정한 모습이쟎니...


어제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이 졌네요. 단순한 1패가 아니라 자칫 시리즈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는 패배였죠. 꼭 잡았어야 할 경기를 리오스가 나오고도 졌네요. 어흑...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예전에 대학 떨어졌을때 받았던 충격과 거의 동급이군요. 인터넷에 들어오기 싫어지더라구요. 에휴,,, 오늘은 잘하겠죠?

우리 선수들 지금까지 너무 잘해줬는데, 그래서 더 3차전 벤치 클리어링이 아쉽네요. SK는 평정심을 유지한 반면 두산은 급흥분모드로 자멸했죠. 김경문감독님도 최악의 경기였다고 하실 정도로... 참... 답답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미러클 두산이쟎아요. 위기에서 더욱 강해지는 모습이 진정한 허슬두였구요. 초심으로 돌아가서 SK가 아닌 자신과의 야구에 전념하는게 승리의 열쇠가 아닐까 싶네요.

특히 김동주선수 지금까지 무안타인데요. 맘 편하게 먹고 방망이 잡았음 합니다. 못치면 어때요? 서있는 자체라도 충분히 위압감 주고 있구요. 랜들선수, 오늘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 보여주세요. 최강의 컨트롤 피처 믿습니다! 이대수선수, 다리가 많이 불편하죠? 지금까지 잘 해왔습니다. 그냥 하던대로 해주심 됩니다. 부담 더시구요. 이종욱선수, 리드오프로서 팬들의 기대가 부담되죠? 허슬심장인만큼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언제나 감동이에요. 고영민선수, 언제나 그 자리에 든든하게 지켜줘서 고맙습니다.

모두 화이팅!
臨戰無退



제목이 좀 그런가요? 어제 한국시리즈 3차전 벤치 클리어링 때문에 다들 민감해져 있는데요. 언론이 지나치게 패싸움에만 포커싱하길래 좀 다른 면도 포스팅 해봅니다.

최근 김동주는 채병용의 데드볼 때문에 기분이 상당히 더러운 상태였죠. 물론 채병용의 공이 빈볼이 아니었다는데 저도 공감합니다. 김동주도 알꺼구요. 다만 선배한테 데드볼 던졌으면 모자를 벗어 미안하다 라고 해야 하는거 아니냐는게 김동주의 주장이었죠.

지극히 한국적인 선후배 문화의 소산입니다. 참고로 김동주는 빠른 76년생, 채병용은 82년생이라네요. 하지만 어쨌든 채병룡은 모자 벗지 않았구요.

둘 사이에 쌓인 감정이 어제 드디어 폭발했습니다. 김동주를 둘러싸고 있는 SK선수들 틈에 누군가 감히 김동주에게 헤드락을 걸고 있죠. 맞습니다. 채병용입니다. 헤비급 타이틀매치 전초전이 벌어진거죠. 여기서는 채병용이 복잡한 틈을 타 어리버리 판정승한 듯 보입니다. 글러브를 발로 차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등 본노가 극에 달한 김동주 모습이 결과를 말해주죠.

사태가 수습되고 나서도 김동주는 분이 안풀린듯 여러 차례 채병용을 향해 손짓했구요. 뒤로 나오라는 메시지 같더군요. 2차전을 다이다이로 붙자 뭐 이런건데요. 아래 관련 글 클릭해 보면 적나라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걸 본 채병용의 표정도 사진에 찍혔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그 표정은 없네요. 근데 갑자기 타이슨한테 도발하던 최홍만이 떠오르는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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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달리는 김동주

어제 벤치 클리어링 때 리오스도 맞고 이종욱도 맞았다는 기사도 있더군요. 진위 여부를 떠나서요. 벤치 클리어링은 벤치 클리어링으로 그쳤으면 합니다. 단지 볼거리로 팬들에게 선물해야지 싸움의 기술을 가르쳐줄 필욘 없으니까요.

아울러 김동주와 채병용 프라이드 식으로 한판 붙으면 김동주가 마운트 파운딩으로 이긴다에 만원 겁니다. 싸울 일도 없겠지만요.^^



한국시리즈 3차전도 그냥은 안끝났네요. 어제의 벤치클리어링은 이혜천의 빈볼(공식적으로는 퇴장당했으니 빈볼이겠죠?)에 김재현이 마운드로 걸어나간 일이 발단이 되었죠. 하지만 이건 그냥 도화선일 뿐이구요. 그동안 두산과 SK의 해묵은 감정이 뒤엉켜서 폭발한 사태였죠.

참고로 저는 두산팬이므로 본능적으로 두산의 입장에서 쓸껍니다. 뭐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 유지를 시도해보겠지만요.^^
 
그동안 두산과 SK는 시즌중에도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죠. 김성근감독의 리오스 관련 발언(투구폼에 문제있다, 리오스 정상이 아니다 등), 나주환 관련 발언(사용설명서를 보내줘야 하는거 아니냐 등) 등으로 참 신경을 많이 건드렸죠. 김경문감독도 지지 않았구요. 만약 존경하는 김인식감독의 얘기였다면 찍소리 못했을껍니다. 하여간 김경문감독도 최근에 와서 대놓고 적개심을 드러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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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두산과 SK의 싸움입니다. 뭐 있을 수 있는 언쟁이라고 봐줄만도 하구요. 하지만 SK가 비매너 플레이를 하면서 전선은 SK Vs 기타 구단으로 확대되었죠. SK는 빈볼시비가 유달리 많았구요. 출첵야구 논란도 있었군요. 특히 정근우선수가 대표적인데요. 슬라이딩할 때 발들기, 도루하는 선수에게 스파이크로 맞이하기 등으로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을 빚어왔거든요. 인터넷에는 발치우라는 문구를 쓴 롯데팬들 사진도 돌고 있죠.

근데 이번에 이종욱선수의 다리잡기는 지상파 생방송으로 전국에 방영된 탓에 걷잡을 수 없는 공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정근우선수가 그야말로 전국구 스타(?)가 된 순간입니다. 두산팬이건 아니건 야구로 글좀 쓴다는 사람들은 거의 비난글을 써대고 있죠. 심지어 LG팬들도 정근우 때문에 두산을 응원한다고 하니 말 다한거죠. 덕분에 테러 대상이 된 정근우선수 미니홈피는 쓰기 기능이 모두 막혀 있다네요.  

하지만 SK선수단은 약간 온도차가 느껴집니다. 우리가 왜 가해자냐? 하도 빈볼 빈볼해서 투수들이 몸쪽공을 던지기 어려워 한다, 두산의 오버액션이 너무 심하다 등입니다. 야구계의 분위기가 무척 억울하다는 표정이구요, SK팬들도 마찬가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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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종류의 논란은 끝이 안납니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게 야구기 때문이죠. 몸족 컨트롤이 안된 데드볼이다, 아니다 고의다 라는건 사실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하지 않는한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명제들입니다. 그래서 팬들은 자기팀에 유리하게끔 해석을 하려고 노력하죠.

하지만 중요한건 가해자가 경기에서 졌다는겁니다. 1, 2차전에서는 가해자였던 SK가 졌구요. 3차전은 두산이 졌거든요. 그래서 스포츠는 페어플레이가 중요시 되는가 봅니다. 과정이 깨끗하면 결과도 아름답구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결국은 승자로 기억되는게 바로 페어플레이입니다.

어제 김경문감독이 실력으로 이기겠다고 했는데요. 정말 적절한 발언이라고 봐집니다. 두산선수들 페어플레이로 정정당당하게 싸워주세요. 지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더럽게 이기느니 깨끗하게 지는게 결국 이기는거거든요. SK선수들도 마찬가지구요~



어제 경기에서 최고의 수훈자는 김경문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홍성흔선수입니다. 잘 쳤냐구요? 잘 뛰었냐구요? 잘 막아냈냐구요? 아닙니다. 홍포는 음지에서 묵묵히 자기의 역할 이상을 해냈죠.

6회 1사 1, 2루에서 쓰리번트를 감행한건 작전이 아닌 홍캡틴의 희생정신이었다고 하네요. 게다가 성공시키고 난 후 벤치로 들어오는 홍캡틴의 모습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마치 홈런치고 들어온 타자처럼 포효를 하더라구요. 가슴이 뭉클~ 하드만요. 부상으로 안방마님 자리를 채상병에게 내줘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건만, 천하의 홍포는 오로지 팀 승리만을 위해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켰습니다. 홍포의 존재감이 빛났던 순간이죠.

벤치에서도 쉴 새 없이 선수들을 독려하구요. 채상병이 홈론치고 들어올 때도 누구보다 더 격렬한 몸짓으로 환영했습니다. 이런 홍포가 있기에 두산의 이타적인 팀 분위기가 형성된게 아닌가 싶네요. 정말 자랑스러운 우리 홍포입니다.^^

더불어 이대수의 날이었죠. 멋진 다이빙캐치로 3루주자를 묶어두고 타자를 아웃시키는 장면은 이 시리즈가 왜 '이대수의 난'인지 확인해줍니다. ㅋㅋ 친정에 제대로 복수한 셈입니다. 김성근감독과 사이가 무척 안좋았다죠. 잘 온겁니다, 이대수선수^^

두산이 2차전도 승리했습니다.이제 잠실 3, 4, 5차전에서 챔피언에 오를꺼라 확신합니다.^^ 두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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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왼 무릎에 난 핏자국 보이시나요?
저 선수가 바로 허슬심장 이종욱입니다.
온 몸을 던져 야구하는 남자 이종욱입니다.

두산베어스 허슬심장 이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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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두산베어스 곰들의 대화 csno님]


이 사진 한방에 오늘의 모든걸 말해주네요. 그야말로 허슬의 심장 이종욱입니다. 눈에 불을 켜고 치고 달린다는 표현이 딱 맞을꺼 같은데요. 오늘 리오스와 이종욱의 날입니다. 특히나 이종욱은 정근우와 리드오프 대결을 펼쳤는데 완벽한 KO승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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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 정말 더티한 플레이를 일삼는거 코칭스텝이 말려야 하는거 아닌가 생각되네요. 도루할 때 아예 길목을 막고 있는거라든가 2루에서 3루로 뛰는 주자를 교묘하게 잡는 모습까지 오늘 딱 걸렸습니다. 화면에 정확히 잡혔죠. 거의 오노급입니다. 앞으로 오노 정근우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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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스도 오늘 더할 나위없는 멋진 구위를 보여줬습니다. 한국시리즈 첫판을 완봉으로 장식했으니 올해 두산 필히 우승합니다. 아자 아자 화이팅!!

덧붙여 기록을 하면 오늘 회식 중간중간 DMB 보느라 힘들었습니다. ^_^




야구보면서 상대편이 이렇게 불쌍하게 보였던 적이 없었던 경기.
미친듯이 휘둘러대는 방망이. 정말 만화같은 일이 실제 일어났다.

한국시리즈 한 이닝 최다점수 뽑아냈던 가공할 곰들의 방망이질 앞에 삼성 투수들은 무기력하게 입맛만 다셨을 뿐. 이 경기는 회사에서 퇴근하기 전에 봤었는데 연신 웃음만 짓던 일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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