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는 제가 유일하게 두번 방문했던 여행지입니다. 처음은 대학시절 배낭여행 갔을 때였구요. 두번째는 업무출장차 방문했을 때입니다. 사실 바르셀로나는 그렇게 인상적인 도시는 아니었지만 두번 가다보니 정이 들어버렸네요. 대충 바르셀로나 시내 지도를 보더라도 어디가 어딘지 감히 잡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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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갔을 땐 가우디와 플라멩고를 보기 위해서였었죠. 근데 가우디는 생각보다는 그리 감명적이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관련지식이 일천하다보니 얻는 수확도 그저 그랬구요. 위 이미지가 구엘공원입니다. 위에서 보니 그냥 그렇네요. 동화속에 나오는 듯한 건축물이 그래도 볼만 했는데...

플라멩고는 너무 좋아서 서울에 와서도 플라멩고 공연을 찾기도 했었죠. 혹시 바르셀로나를 가시는 분은 플라멩고는 꼭 보시기를 권합니다. 대개 조그만 레스토랑에서 술이나 밥을 팔면서 공연을 하는데, 작다고 무시하면 안되죠. 제가 갔던 곳은 미국, 영국, 프랑스 대통령들이 방문했던 유서깊은 곳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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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좀 비쌌던걸로 기억되네요. 배낭여행객으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었는데요. 그래도 언제 와서 보겠냐는 생각에 들어가서 과감하게 음료수 한잔만(?) 시켰었죠. 하도 돈없는 티를 내니까 지배인이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길래, 일본사람이라고 대답했던 것도 기억나구요. 근데 정작 공연이 시작되고 열광적으로 환호하자 플라멩고 춤추던 분이 우리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서 과감하게 한국인이라고 했었다는...

음... 그리고 기억나는건 바르셀로나의 해산물입니다. 항구도시여서 그런지 해산물이 정말 푸짐하구요. 요리법도 제 입맛에 딱이더군요. 위의 이미지에 오른쪽 상단에 있는 지역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했는데요. 꽤 고급 분위기이면서 양도 많았습니다. 대개 비싸면 양이 적었을텐데... 덕분에 정말 배터지게 먹었더랬습니다. 같이 먹던 독일 파트너도 좀 놀랬을껍니다.

사진 왼쪽에는 묵었던 호텔이 나오는군요. 눈앞에 선하네요. 아.. 좋긴한데 바르셀로나는 그만 가고 싶네요. ㅋ


시내에 나올 일이 있어 오랜만에 광화문에 갔습니다. 아침이었는데도 봄기운 정도가 아니라 뻘써 여름이 기승을 부리더군요. 혹시나 해서 긴팔을 입고 나온게 후회될 정도로요. 정말 봄, 가을이 실종된게 맞네요. 4월 중순인데 완전 여름입니다.

광화문 모임 후 점심먹고 집에 오는데 시간도 남고 해서 청계천에 한번 가봤습니다. 4.19 기념식이 있어서 그런지 분위기도 부산하고 사람들도 꽤 많더군요. 중국 관광객들도 깃발따라 시끄럽게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었구요. 도심 한가운데 시원한 물줄기와 졸졸졸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는게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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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직은 청계천이 그냥 시멘트 위에 수돗물 내려보내는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세느강이 유명한건 강이 아니라 강 주변을 둘러싼 독특한 문화, 뭐 그런건데요. 청계천 주변엔 여전히 콘크리트 숲만 사람들을 압도할 뿐 그냥 물소리 외에는 볼꺼리가 없습니다.

혹시나 화가나 음악가들이 연주하는게 있을까 싶어 걸어봤는데요. 화가는 두명 정도가 외롭게 앉아 손님을 기다리고 있고, 음악은 무슨 변두리 나이트에서 온 듯한 시끄러운 밴드가 쩌렁쩌렁 부르고 있더군요. 완전 소음이더이다. 노래도 '아름다운 서울'인가 였구요. 혹시 서울시에서 섭외했나 싶었죠. 게다가 빤짝이 옷을 입은 가수는 언발란스의 극치를 몸소 보여주더군요. 조용히 물소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은은한 음악을 연주하는게 센스있는 발상인데... 쩝 그냥 쓴웃음만 짓게 되더라구요.

아직 청계천은 전체적으로 낙제점 수준입니다. 뭔가 품격있으면서 잔잔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 어설픈 흉내만 내는 철학부재의 시멘트와 수돗물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예전에 여기가 고가도로였는데 이렇게 변했네'에서 한발자욱도 발전하지 못했네요. 좀 더 문화 컨텐츠가 숨쉬는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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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는 제겐 특별한 기억의 도시입니다. 어학연수 시절에 자형 선배를 통해 시카고 구경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한적한 시골 마을인 아이오와와는 달리 시카고는 높은 스카이라인이 장관을 이루는 메트로폴리탄이죠.

시카고는 1920년대인가 대화재가 난 이후에 다시 세워진 도시라고 하죠. 그래서 위에서 보면 정방형으로 잘 짜여진 계획도시 분위기입니다. 쟌행콕빌딩에서 야경을 보면 아주 극명하게 느낄 수 있죠. 미시건호를 제외한 나머지 구역은 모두 바둑판처럼 네온사인이 이어지는데요. 직접 보고 나서의 그 황홀한 느낌은 쉽게 비교하기가 어렵네요. 시카고만의 느낌이랄까...

바다를 곁에 두고 있는 요코하마와 느낌은 비슷하구요. 한강이 흐르는 서울과도 어찌 보면 비슷하다 할 수 있죠. 하지만 보는 이를 압도하는 스카이라인은 독보적입니다.

위의 이미지는 미시건호 바로 옆에 있는 어느 공원입니다. 서울로 치면 고수부지 정도가 되겠네요. 여기서 간만에 만났던 친구와 산책하면서 얘기를 나누었는데요. 아무래도 오래 전의 기억이라 정확한 장소인지는 가물가물하네요. 그 떄가 1996년이니까 10년도 더 넘었군요. 다만 구글어스로 기억을 더듬어 보니 가장 비슷한 곳이 이 장소인 듯 싶네요.^^

여전히 잘 지내나요,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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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배낭여행 중에 기억에 남는 여러 도시가 있습니다만, 그 중에 하나가 프라하입니다. 프라하는 중세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죠. 고풍스러운 건물도 그렇고, 사람들도 그렇고, 왠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현대적인 것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꼭 타임머신 타고 온 듯한 기분이랄까... 하여간 너무 좋았던 도시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까를교(Karluv most)는 배낭여행객들이 꼭 들르는 장소죠. 영어로는 Charles bridge네요. 여행 안내책자에도 빠지지 않구요. 주변 경관도 아름답지만 다리 위에서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볼꺼리들이 발길을 멈추게 하죠. 제가 갔을 때는 꼭두각시 인형으로 공연하는 하얀 수염의 아저씨가 꽤 유명했었습니다. 요즘도 계시나 모르겠네요.

까를교에는 그저 풍경을 구경하는 사람들,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들, 그림그리는 화가들, 앉아 있는 사람들 등이 한가롭게 자릴를 지킵니다. 차만 쌩쌩 달리는 한강의 다리와는 비교되죠.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위한 다리는 한국에선 찾기 힘든게 아쉽습니다.

까를교(Karluv most)는 원래 그냥 돌다리, 혹은 프라하 다리라고 불리우다가 체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인 까렐4세의 이름을 따서 개명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다리의 양 끝에는 탑이 서있는데요. 탑 사이의 통로부분에 교탑을 지키던 병사들이 칼을 갈던 흔적도 남아있다고 하는군요.

여행가기 전에 역사를 공부하고 가야 하는 이유가 이런데 있는거 같아요. 모르는 사람은 그저 건축물인 것도, 역사를 아는 사람에게는 유적으로 보이니까요. 관련 정보를 검색해 보니 다시 한번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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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구글 이미지 가운데 있는 y자 건물이 Univesity of Iowa의 Mayflower 기숙사입니다. 앞에는 강이 흐르고 뒤에는 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배산임수의 지형에 위치해 있죠. 제가 어학연수했을 때 머물렀던 곳입니다. 미국에 가서 처음 장기간 지냈던 집이라 기억에 많이 남네요. 심지어 고향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덕분에 Hawkeye 풋볼팀도 좋아라 하구요.

Iowa는 시골인지라 인구도 그리 많지 않고 쾌적합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매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배경이 아이오와죠.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옥수수밭으로 둘러쌓인 완전 시골로 나오구요. 그래서 비교적 치안이 안전한 동네이기도 하죠.

괌에 갔을 때 입국심사 하시던 분이 제 여권에 아이오와 주립대 I-20가 찍혀있는거 보고선, 자기는 졸업생이라며 무척 반가워했던 기억도 나네요. 미국도 동향(?) 출신은 챙겨주나 봅니다. 언제 한번 꼭 다시 방문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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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인가 그랑데 아일랜드라는 섬에 가족 모두 간 적이 있습니다. 필리핀에 있는 섬인데, 위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정말 아담합니다. 차로 달리면 아마 10분이면 한바퀴 돌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구요. 리조트 하나가 섬 전체를 관리하다 보니 정말 깨끗한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위치는 그리 멀지 않아서 수빅만에서 배로 10분 정도 들어가면 닿을 수 있구요.

그랑데 아일랜드는 지금까지 여행했던 곳 중에서 가장 한가롭게 시간을 즐겼던 여행지가 아닌가 싶네요. 섬에는 해양스포츠 외에는 달리 할게 없습니다. 패러세일링이나, 스킨스쿠버, 바나나 보트타기 등이 있구요. 섬 가운데 큰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정도입니다. 해양스포츠 외에는 리조트에서 책을 읽거나 산책하고 경치를 감상하는게 전부일 정도로 나른한 섬입니다. 그래서 그야말로 시간이 더디 지나가는 슬로우 시티에 온 듯한 느낌이었죠.

하지만 복잡한 일상을 잊고 싶었던 저로서는 무..척.. 기억에 남습니다. 바쁘게 유적지를 돌아다니는 찍고 턴하는 여행과는 분명 차원이 다르거든요. 한번 쯤은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시간과 자연에 몸을 맡기는 것도 의미있지 않나 싶네요. 뭔가를 꼭 봐야 되고 뭔가를 꼭 해야 되는 강박관념이 쉬러가는 여행에서도 적용된다면 그건 일종의 노동일테니까요.

기회되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네요. 아님 비슷한 분위기의 무료한 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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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구글어스 이미지는 런던에 있는 타워브릿지 모습입니다. 템즈강에 비친 그림자로 확인할 수 있겠네요. 런던은 대학시절 갔던 유럽배낭여행의 첫 도착지였죠. 그리고 처음 묵었던 호텔이 바로 타워호텔입니다. 타워호텔은 타워브릿지를 북쪽으로 건너 오른쪽에 위치해 있는데요. 사실 학생이 가기엔 비싼 곳입니다. 호텔팩으로 가다 보니 중간중간 비싼 호텔이 끼어 있었죠.

들뜬 마음에 짐 풀자마자 같은 비행기를 탔던 배낭여행객들과 한 밤중에 저 다리를 건너 배회했었는데요. 영국에서는 Pub를 가야 한다고 해서 허름한 술집을 찾았더랬죠. 하지만 초보 배낭여행자에게 호락호락 반겨주지는 않더군요. 아무도 본체 만체 하지 않고, 게다가 모두 백인들 뿐이고, 눈초리도 이상하고 해서리, 그냥 뻘쭘하게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흠.. 어서 들어오라는 말만 했어도 맥주 한잔 시켰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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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어스로 본 요코하마 모습입니다. 작년에 업무상 방문해서 나름 기억에 남을 만한 일들도 많았는데, 이젠 추억이 되었네요. 랜드마크를 지나 가운데 마찻길을 따라 가다 보면 왼쪽으로 커다란 대관람차(코스모클록21)가 나오구요. 가운데 뻥 뚫려있는 호텔을 지나면 아카렌가 소금창고가 나오지요. 위의 이미지에서는 오른쪽 창고라고 한문으로 써있는 곳이 되겠네요.

벌써 오래 전 일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불과 4개월 전의 일이었네요. 에혀... 시간은 이렇게 흘러 흘러 2008년의 봄이 되었습니다.

요코하마, 잘 있나요?


패키지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쇼핑이죠. 개인적으로는 제일 불만이구요. 원치 않는 코스로 인도해야 하는 가이드도 그렇고 여행객들도 그렇고 그닥 반갑지는 않은 그런 순서입니다. 하이난의 마지막 여행은 쇼핑입니다. 근데 밤비행기까지 시간이 워낙 많이 남아 중간에 애니월드쇼를 한번 보고 쇼핑하기로 했습니다.

애니월드쇼는 카메라를 가져가지 못해 찍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아쉽지 않은게 솔직히 그닥 볼꺼리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호랑이, 돼지, 코끼리, 악어쇼가 있지만 아직은 좀 더 가다듬어야 될 것 같더군요. 공연장도 시설이 한창 보수중이라 어수선했구요. 그래도 아이들은 상당히 좋아합니다. 특히 다른건 다 어느 동물농장에 가도 있는거지만 특이하게 돼지 달리기쇼는 처음 봤습니다. 트랙을 한바퀴 돌면 끝나는데 중간에 물에 뛰어드는 코스도 있어서 나름 신선합니다. 하지만 너무 빨리 끝나서 본 경기는 1분도 채 안걸리죠. "어라 이게 다야?" 하고 나오는게 돼지쇼...지요.

북경올림픽이 빨리 열려야 할 것 같더군요. 도시 전체가 온통 올림픽 준비로 공사판이라 제대로 보려면 차라리 올림픽 끝나고 오는게 낫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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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코스는 쇼핑입니다. 전통차, 라텍스, 짝퉁시장, 선물가게, 진주상점 등을 차례대로 돌아다녔습니다. 저는 주로 차안에서 시간을 보냈구요. 저녁에는 명동 같은 곳에 갔는데 싼야의 중심가에 있었습니다. 몰은 비록 작았지만 그래도 활기찬 모습이 발전하는 중국의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태어나서 두번째로 한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았습니다. 전에 미국종단여행 할 때 샌프란시스코에서 맞은 이후 하이난이 두번째죠. 솔직히 크리스마스는 눈오는 겨울이어야 제맛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이색적인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도 괜챦네요. 이런 동남아 사람들을 위해 눈오는 크리스마스 여행상품을 출시하면 잘 팔리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TV에서는 온통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외치는데 정작 이 사람들은 보지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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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보이는 상점에서 탈을 하나 샀습니다. 탈이라기 보다는 목각제품인데 상상의 동물을 깍아 만들었다고 하네요. 가이드가 가격을 흥정해서 4달러에 샀습니다. 가격대비 만족도 좋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오자 마자 집에 걸었는데요. 나름 운치있게 벽을 꾸며주네요.

이번 하이난 여행은 잊기 위해 떠났습니다. 무얼 잊으려는지 조차 잊어버리고 싶었는데... 다행히 일정이 빡빡해서인지 많이 버리고 왔습니다. 가슴도 조금은 홀가분해졌구요. 재충전의 시간도 챙긴 것 같네요. 앞으로 다시 우울한 기분에 젖어들지는 모르지만, 또 그 때마다 일상탈출을 꿈꾸겠지만, 이번 여행의 기억이 많이 도움되었으면 싶네요.

평소에 아침을 먹지는 않지만, 호텔투숙비용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으니까 아침마다 습관적으로 뷔페로 발길이 가더군요. 호텔 메뉴는 서양식과 동양식의 퓨전인데요. 딱히 맛없지도 그렇다고 맛있지도 않은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다른 여행객들도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았구요. 특히 중국에서 만든 김치는 참 오묘한 모방의 맛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역시 김치는 한국이 최고... 입니다.

이번 여행팀은 중년부부, 신혼여행커플, 연인커플 등 포함 모두 11명이었죠. 가이드는 연변총각인데 생각보다는 많이 어렸구요. 81년인가 82년생인가로 소개하더군요. 그래도 연변에서 돈 벌기 위해 하이난까지 와서 고생하는거 보니 동생같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발음이 서툴기는 해도 열심히 가이드하는 모습이 역시 한민족은 무얼 해도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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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의 투어는 해양스포츠입니다. 제주도의 우도처럼 하이난에 오지주도라는 섬이 볼만 하다고 하길래 여행팀은 오지주도를 선택했죠. 가서 보니 딱히 가이드 말처럼 우도처럼 아름답지는 않았습니다. 우도는 정말 해변색깔이 옥빛으로 참 예뻤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구요. 해양스포츠 하기에도 적당한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전동차로 섬 한바퀴 돌았는데요. 여행은 관광지는 별로 볼게 없다는걸 확인하러 간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특이한 점은 없었습니다. 중간중간에 기암절벽이 있긴 했지만서도... 오히려 산책을 하면서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농담도 하고 개인적인 얘기도 하는 수준이 되었죠. 특히 두 커플은 지난 밤에 술자리를 가졌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한 명은 숙취로 내내 고생했구요.

오지주도에서 아기곰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입 안이 헐어서 계속 짜증이 나는데다 주위환경이 낯설어서인지 무척 힘들어했죠. 역시 좀 더 커야 해외여행을 갈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게다가 내가 고집 피워 온 여행이라 미안한 마음은 더했구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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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녹회두(鹿回頭) 공원으로 갔습니다. 싼야시 전경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공원이라네요. 해발 120미터 정도이니 산이라고 하기도 뭐한 산책하기에 딱 적당한 높이입니다. 녹회두는 어떤 리족이 사슴 한마리를 쫓다가 고개를 넘고 해변 벼랑끝에 다다르자 사슴이 어여쁜 소녀로 변해서 부부가 되었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사진의 동상처럼 사슴과 남여 한쌍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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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은 요코하마만큼은 아니어도 괜챦았습니다. 여행가는 어느 도시를 가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을 먼저 간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녹회두 공원은 싼야에 온 이상 꼭 한번은 와야 할 곳이죠. 가이드가 저기는 어디고, 여기는 어디라고 설명은 열심히 하는데 솔직히 귀에는 잘 안들어왔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찍었던 곳이 어디라고 얘기하는데 드라마를 안 보니 그닥 실감도 안나더군요. 셋째날은 이렇게 마감하고 호텔에 들어와 좀 일찍 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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