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는 정재훈이 두명 있습니다. 한 때 정작가로 불리우다 지금은 원투펀치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선발투수 정재훈. 그리고 주로 중간계투로 나왔던 작은 정재훈. 초등학교 때 이름이 같은 친구들을 큰 홍길동 작은 홍길동으로 구분했던 것처럼, 두산팬들은 이 두명을 그렇게 불렀죠. 백넘버도 41번과 40번이었던듯... 제 기억에 40번의 작은 정재훈은 구위가 뛰어나진 않지만, 제법 제구도 잘 잡히고, 가끔씩 떨어지는 포크볼인가요? 슬라이더인가요? 그런 볼도 잘 던졌던 걸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잠실보다는 이천에서 주로 생활했던 탓에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작은 정재훈이 은퇴하고 미국으로 간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보고, 이제 야구계를 떠나 제2의 삶을 사는구나 싶었죠. 야구밖에 모르고 나이만 먹은 선수들이 겪는 고생을 하겠지만, 그래도 잘 적응하길 바라는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관심권의 선수는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기사에 작은 정재훈이 미국에서 야구를 한다고 하네요. 확인해보니 미국의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고, 포트워스 캐츠(Fort Worth Cats)라는 구단 소속이네요. 캣츠에서의 정재훈 백넘버는 33번이구요

오랜만에 정재훈 선수 관련 기사 참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부럽더라구요. 대개 나이를 먹으면서 얻는게 고집이라면, 잃는게 꿈인데요. 나이에 반비례하는 꿈의 크기가 당연시되는 현실에서 그래도 꿈을 쫓아 노력하는 모습은 참 아름다워 보이네요. 성공여부를 떠나서 말이죠. 사실 성공이란게 자신이 만족하느냐가 더 중요한거라고 보면 남들의 시선은 그닥 중요한게 아닐 수 있습니다.

작은 정재훈이 독립리그를 벗어나 마이너, 메이저로 진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지만... 어쨌든 야구의 본고장에서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또 그로 인해서 꿈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모에게는 좋은 자극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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