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이유로 첼로연습을 게을리 한지 꽤~ 되었네요. 2월에는 레슨도 한번 밖에 못받았구요. 어쩌다 잡으면 왜 이렇게 생소한지요. 첼로에 익숙해질만 하면 손을 놔서 그런가 싶네요. 애꿎은 첼로만 주인을 잘못 만난 탓에 케이스에 쳐박혀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디 가서 악기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자연스레 첼로 얘기를 꺼내는 내 모습이 우습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첼로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첼로를 연주한다는 이미지를 사랑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ㅡㅡ;;

어쨌든 반성이 필요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참 어렵다는거 알지만, 그래도 첼로를 처음 잡았을 때의 희열을 다시 되새김질 해얄꺼 같아요. 어제도 레슨이 있었지만, 후배가 회사 그만둔다는 말에 레슨을 포기하고 후배에게 달려갔거든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죠. 하지만 솔직히 레슨을 빠질 수 있는 합리적 명분이 생겨서 한편 기쁘기도 했답니다. 모두 첼로에 대한 애정이 식어간다는 증거겠지요. 누가 같이 배우고 함께 연주하면 훨씬 재밌긴 할텐데...

작년에는 없는 실력에 정기 연주회에 참가하겠다는 열정으로 첼로를 디립따 파기도 했는데, 올해는 그 열정마저 그닥 샘솟진 않네요. 그냥 취미로만 즐기겠다는 포지셔닝으로 자체 타협(?)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취미라고 하기에도 너무 열정이 식었다는거거든요. 올봄에는 다시 마음을 추스려서 첼로와 사랑을 나눠야겠습니다. 권태기에 빠져있기에는 아직 사귄 기간이 얼마 안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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