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예상을 하기 전에 플레이오프 예상을 되짚어 보면요. 제가 포스팅에서 '잠실에서 두산이 2승하면 5차전 이내에 두산이 이기고, 한번이라도 지면 6차전 이상까지는 가지만 결국엔 두산이 올라갈 것이다' 라고 전망했었죠. 두산이 올라가는건 의심할 여지없고 다만 어떻게 올라가는가만 남았다고 예상했던건데요. 결과적으로 딱 들어맞았습니다. (흐믓~)

그럼 한국시리즈는 어떻게 될까요?
일단 주위의 야구팬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기아팬인 선배는 4승 2패로 SK가 우승하겠지만 두산을 응원하겠다고 하구요. 삼성팬인 동료는 SK가 4승 혹은 4승 1패로 우승할 것라고 하더군요. 롯데팬 후배는 두산이 4승 3패의 우승을 예상했습니다. 결국 대부분 SK가 이길 것이라고 보고 있고, 두산은 이기더라도 힘들게 우승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네요.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SK의 우승을 예견하고 있군요.

하지만 저는 조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일단 우승은 두산이 하구요. 그것도 오히려 상당히 쉽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굳이 수치로 표현하자면 4승 1패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두산팬이기에 다소 편파적일 수는 있겠지만,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내린 판단입니다. 

두산 우승의 근거는 바로 '하고자 하는 의지'입니다. 너무 엉뚱하죠? 타력이 강하거나 투수력이 낫다거나 하는 등의 유형의 수치가 아닌 의지라는 무형의 정신력을 우승근거로 내세웠으니까요. 사실 수치적인 걸로만 본다면 두산은 SK에게 우위를 보이는게 많지 않습니다. 일단 투수력이 딸리구요. 타력은 비슷한 수준이고, 기동력은 근소한 우세 정도라고 봐야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5.5 : 4.5 정도로 볼 수 있겠죠.

하지만 두산은 올해 꼭 우승을 해야 한다는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올 시즌이 끝나면 해외진출이 예상되는 김동주와 이혜천, FA를 앞두고 있는 홍성흔, 그리고 전반적으로 SK라면 이를 갈고 있는 선수들까지 이번에는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생각들이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그리고 김경문감독의 김성근감독에 대한 투지도 빼놓을 수 없겠죠.

반면에 SK는 우승에 대한 열망이 작년만 못합니다. 두산이 올라와서 덤비면 상대해주겠다는 식의 수동적인 자세에 가깝죠. 동기의식이 결여되면 플레이는 조금씩 쳐지게 마련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과거 해태는 그런 면에서 대단한 전력을 지녔다고 봐야겠죠. SK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왠지 이번에는 두산에게 안될 것 같습니다.

또 쉽게 우승을 하리라는 예상은 두산의 하늘을 찌르는 전투력 모드에 기반합니다. 삼성이라는 강팀과 실전 예비고사를 치렀구요. 날씨가 추워진 야간경기 경험도 쌓았습니다. 비록 체력은 데미지를 안고 가지만 충분히 상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경기 분위기를 망치는 흥분은 분명히 자제되어야 합니다. 작년에 두산이 2승 이후 4연패를 했던건 김동주의 급흥분이 컸죠.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두산은 팀의 기둥인 김동주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채병용에게 멱살을 잡힌 이후 평정심을 잃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김동주의 부진은 전체의 무기력으로 이어졌구요. 결국 준우승에 머물렀죠. 이번에는 그런 일이 나오면 안됩니다. SK가 또 도발을 하더라도 냉철한 인내심으로 평정심을 유지해야 합니다. 지난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는 잘 해주리라 믿습니다.

써놓고 보니 객관성을 유지하느라곤 했는데 미약한 부분도 보이네요. 하지만 수정하고 싶진 않습니다. 분명히 두산의 우승의지가 체력소모를 상쇄할테니까요. 이 포스팅에 대한 결과는 한국시리즈 종료 이후 또 포스팅으로 평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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