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11연승 질주를 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크레이지 모드' 네요. 도저히 지금으로선 롯데를 막을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미친 듯이 질주하는 코뿔소 같다고나 할까... 하여간 부산시민들 난리 났네요. 난리났어...

어제 롯데와 LG와의 경기는 내심 LG가 이기길 바랬습니다. 롯데가 한게임 차이로 바짝 따라 붙어서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었거든요. 또 예전에 LG가 두산을 위해 시즌 막판 SK인가를 잡아줘서 떙큐 했던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곰도우미로 나서주길 기대했었죠. 근데 경기는 무참히 깨졌네요.

LG를 응원하면서 경기를 보니 참 답답한 야구합디다.
LG팬들에게 측은지심이 발동될 정도로 한심하더라구요.

일단은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집니다. LG에서 대표팀 차출된 선수가 봉중근 외에 없다는게 딱 지금의 현실이더군요. 이대형은 타격폼에 심각한 약점이 있고, 박용택은 위압감이 전혀 없고, 선발 심수창은 결정구가 부족하고, 중간 류택현도 그냥 그렇고, 최동수는 노쇠했고, 안치용은 2% 부족하고, 박경수는 산만하고, 조인성만 홀로 분전하네요.

하지만 더욱 중요한건 LG에는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선수가 없다는게 가장 커보이네요. 혹시 홍성흔 선수 타격자세 보신적 있나 모르겠네요. 상대에게 칼을 겨누는 비장한 무사의 모습과 똑같습니다. 여기서 내가 죽든 네가 죽든 결판을 내겠다는 단호한 모습. (아.. 알흠다워라)

그래서 두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바로 홍성흔입니다. 실력도 외모도 빼어나지만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존경스럽기까지 하죠. 현재 타율 0.341로 타격 2위입니다. 팀을 위해 희생하고 항상 화이팅을 불어넣는 리더십도 최고구요. 언젠가 채상병이 홈런치고 들어오는데 덕아웃에서 활짝 안아주더라구요.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죠. 팀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기득권은 내던질 수 있다는 그 호탕한 배짱. 홍성흔이 진짜 남자입니다. 그래서 홍성흔 만큼 타팀팬들이 볼 때 얄미우면서도 호감가는 선수는 흔하지 않구요.

LG에는 홍성흔 같은 선수가 없습니다. 실력이 부족하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화이팅과 근성이 있어야 하는데, 남의 팀이라 뭐라 꼬집어 말하기 그렇지만 참 그냥 저냥 거시기 합니다. 사실 90년대 김동주와 홍성흔이 두산 오고 조인성과 김상태가 LG로 간 날부터 양팀의 10년 농사는 이미 다 지은 것이었죠.

어쨌든 롯데와의 3연전에서 최소한 한경기만이라도 잡아주길 기원해봅니다. LG가 두산에게는 1승을 했으니 롯데에게도 똑같이는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봉중근이 나오는 오늘이 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부산의 크레이지 폭풍을 잠재울 수 있을지 한편 걱정스럽기도 하네요. LG 화이팅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