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영화제목부터 시비 걸어봅니다. 바람피기 좋은날이 맞나요? 바람피우기 좋은날 아닌가요? 바람 피우다의 '피우다'와 꽃이 피다에서의 '피다'는 엄연히 다른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렇게 공개적으로 철자법을 틀리게 적어도 되는건지 모르겠네요.
하여간 이 영화는 유부녀의 일탈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김혜수와 윤진서는 대조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죠. 김혜수는 노골적이면서 적극적인, 윤진서는 순진하면서도 귀여운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런만큼 일탈을 범하는 스타일도 다르구요. 하지만 두 사람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만큼 자연스럽게 친구가 됩니다.
두 사람이 친구가 된 이후 남자는 액세서리일 뿐, 유부녀의 우정이 영화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두 유부녀는 애정없는 결혼생활에 지친 영혼을 다른 남자에게 위로받으려 했지만 그것도 한 순간일 뿐, 공허한 마음을 우정으로 메우게 되거든요. 흡사 델마와 루이스처럼 여자끼리 통하는 그 무엇을 찾게 됩니다. 물론 코믹하게 말입니다.
그래서 영화 마지막은 여자들만 있는, 여자들에 의한, 여자들의 노래공연으로 끝납니다. 노래는 '바람아 멈추어 다오'구요. 흠.. 스포일러인가요? 하여간 이 영화는 이런 의미에서 여성영화입니다. 그래서 극장에 유부녀들이 많았다는 감상평이 있었군요. 곁들여서 김혜수와 윤진서가 나누는 대화 중에 하나 옮겨봅니다.
윤진서 : 이 사람이 내 남편인지 저 컴퓨터 속에 남자가 내 남편인지 착각했다니까...
김혜수 : 어차피 사랑은 다 착각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