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호감을 느끼는 감독은 봉준호, 박찬욱, 원신연 등이다. 그중에서도 봉준호는 늘 첫 손에 꼽는다. 그는 좋은 감독 이전에 뛰어난 시나리오 작가다. 영화 '괴물'은 보면 알 수 있다. 아마 다른 사람이 만졌다면 어쩌면 유치할 수도 있는 시나리오를 뛰어난 영화적 완성도로 이끌어내는거 보면 분명 특별한 감독이다. 그런 그가 '설국열차'라는 새로운 영화로 충격파를 준비하고 있다. 시나리오 작업만 해도 몇년 걸렸다는 봉준호 감독 인터뷰로 볼 때 기대를 안할 수 없다.
아직 개봉 전이지만 이미 원작 만화와 몇몇 인터뷰를 통해 대강의 스토리는 노출되어 있다. 얼어붙은 지구, 1년에 지구를 한바퀴 도는 기차, 그 안에 칸마다 구분되어 있는 계급, 그리고 계급 간 투쟁. 봉준호를 좋아하는건 이런 문제의식 때문이다. 웰메이드 영화에 그치는게 아니라 비수처럼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괴물'에 담겨있는 미국에 대한 시각도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설국열차'는 계급이라는 문제의식을 던진다. 이게 어떤 결말로 끝날지는 모르겠으나, 어쩌면 상당히 허무할 수도 있다는 예감이 든다. 열차의 앞칸을 향해 돌파하지만 결국 그 끝엔 아무 것도 없을 수도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신'과 같은 결말을 연상케 하지 않을까?
이 모든 기대는 곧 개봉과 함께 풀린다. 영화 개봉 전에 리뷰 카테고리에 글을 쓰기는 처음이지 싶다. 영화를 본 후엔 또 어떤 느낌일지 벌써부터 흥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