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 시즌은 이상하게 관심이 안가네요. 예전 같으면 벌써 흥분되고, 초조해지는 느낌에 빠지곤 했는데... 아무래도 3위로 떨어진 이후 우승 가능성이 옅어진 것과, 막판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실망을 했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기분은 그렇습니다. 예매는 아예 생각도 안했구요. 첫 경기인 수요일에도 첼로 레슨을 갈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두산을 응원하지 않는건 아니죠. 뼈속까지 곰의 기운이 서려있는데 어찌 우리 새끼들을 외면하겠습니까? 당연히 이기길 바랍니다. 희박하지만, 롯데, 삼성을 꺾고 숙적 SK도 작살내주기 간절히 원하구요. 그렇게만 된다면 참 기쁨의 눈물을 흘릴꺼 같은데... 다만, 이번 시즌에서 우리 선수단에 좀 실망한게 있어서... 마구 기다려지진 않네요. 쓰다보니 글이 갈팡질팡인데, 굳이 교정하지 않는건 마음상태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우모는 롯데가 이기리라 예상합니다. 이유는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다르기 때문이죠. 위기에 닥쳤을 때 선수단이 뭉치는거 보면 산술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힘이라는게 있거든요. 그게 지금 롯데는 하늘을 찌를 듯 한데, 두산은 그렇지 못합니다. 단편적인 예가 홍성흔이 부상으로 못나왔을 때 롯데는 연승하고, 이용찬이 시즌 아웃되었을때 두산은 그렇지 못했다는거죠. 팀 공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홍성흔이 빠졌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롯데가 쉽지 않을꺼라고 했었죠. 하지만 홍성흔 대신 무명 선수들이 나와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고 연승가도를 달렸습니다. 마치 과거 두산을 보는 듯 했네요. 게다가 덕아웃에서 붕대감고 선수들을 독려하는 홍지명을 보고는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홍지명이 두산에 있어야 했는데... 에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죠.
하지만 두산은 마운드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용찬이 빠진 이후에도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손캡틴을 중심으로 쫄병들이 뭉치고 두목곰과 타신이 뒷받침해주고, 투수쪽에는 써니가 이를 바득바득 갈고 밑에서 신예들이 치고 올라와주고 그래야 했는데... 그래서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전통을 이어줘야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롯데와 반대의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그때 우모는 올해는 우승이 힘들겠구나 포기했네요.
게다가 롯데는 로이스터의 연임이 포스트시즌 성적에 달려 있기에 선수들은 더욱 집중력을 발휘할겁니다. 기록은 단기전에서 그리 쓸모없다고 보면, 지금 상황에서 두산이 나은건 경험밖엔 없네요. 그나마 롯데도 3년 연속 가을야구하면서 큰 경기 경험을 나름 축적했기에... 휴우...
이렇게 부정적인 전망을 하기는 참 싫은데, 지금 솔직한 심정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고 늘 변수는 있으니까 힘껏 응원하렵니다. 혹시 아나요?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여자축구가 일본에 일방적으로 몰리는 와중에도 승부차기로 승리했던걸 우리가 해낼지...
두산 화이팅!
닥치고 V4!